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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칼 테러 언급' 황상무 "심려 끼쳐 사과"

황상무 수석 "국민과 언론인, 피해자 유족께 사과…언행 각별히 조심할 것"

등록|2024.03.16 10:41 수정|2024.03.16 10:41
 

▲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 연합뉴스


"MBC는 잘 들으라"면서 이른바 '정보사 테러 사건'을 언급했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16일 사과했다.

황 수석은 이날 대외협력비서관실을 통해 '사과 말씀 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입장문에서 황 수석은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했다.

앞서 황 수석은 지난 1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와 가진 점심 식사 자리에서 MBC 기자에게 "MBC는 잘 들어"라며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1988년 8월 6일 <중앙일보> 자매지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에게 정보사 요원들이 회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당시 출근 중이었던 오 기자는 군인이 휘두른 칼에 왼쪽 허벅지가 34cm나 찢어졌다.

황 수석은 해당 사건을 거론하며 정부 비판적 논조로 기사를 썼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자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하자 황 수석은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MBC는 전했다.

황 수석은 또 5·18 광주민주화항쟁과 관련해서도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수석 발언이 보도된 이후 고 오홍근 기자 유족 측이 황 수석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밝혔고, 언론·시민단체와 야당도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며 황 수석 경질과 윤석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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