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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대가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마을 이장들을 소개합니다] 경남 함양 마천면

등록|2024.03.18 15:25 수정|2024.03.18 15:25
경남 함양군은 총 262마을로 구성돼 있다. 주간함양은 '우리 마을이장들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연재해 마을지킴이 이장들을 매주 소개하고자 한다. 각 이장으로부터 마을 현황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본다.[편집자말]

▲ 매암마을 윤동수 이장 ⓒ 주간함양


매암마을(덕전리) 윤동수 이장(72)

매산바우라고 불리던 매암(梅岩)마을은 지형상으로 안마천과 외마천의 소를 매어 놓은 곳이라 한다.

마을 뒤에는 소꼬뱅이 몬당이라는 지명이 있고 매암마을 가운데 큰 바위가 있는데 장군바위라고 부른다.

장군바위만큼 매암마을을 13년째 든든히 지키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윤동수 이장이다. 바위로 비유해도 어색할 일이 없는 것이 윤 이장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쭉 매암마을에서 살아온 매암 토박이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험과 경륜으로 32가구 48명의 주민들이 화합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윤 이장은 고령화 과속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매암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매번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마을도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매암마을 역시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죠. 젊은 사람들이 매암마을로 들어오게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세대가 마을 안에서 제대로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실덕마을(덕전리) 박식문 이장(74)
   

▲ 실덕마을 박식문 이장 ⓒ 주간함양


마천면 이장들 중 가장 고령에 속하는 박식문 이장은 실덕마을을 8년째 지켜오고 있다. 실덕마을은 열매를 얻어 온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실덕마을에서 뇌전마을로 가는 중간 도로변 마을은 꽃밭말(花田村)이라고 하는데 꽃밭에서 결실을 보아 열매를 얻어 오는 곳이라는 뜻이다. 현재 52가구에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아름다운 유래를 가진 이 마을에는 한때 150가구에 가까운 많은 주민들이 살았다고 한다. 마을 곳곳 주민들이 여기저기 앉아 노래를 불러 마을이 꽃밭으로 비유되기도 했다고.

"옛날에 이 마을에는 주막이 엄청 많았고 주민들이 마을 곳곳에서 노래도 부르면서 항상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지금과 달리 살고 있는 주민들도 참 많았죠."

경기도 수원에서 40여 년을 살고 다시 돌아온 고향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빈집도 많고 물 문제도 평생의 숙제로 남아있다. 박 이장은 예전의 풍성했던 마을의 풍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을의 많은 부분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차근차근 불편한 부분들을 주민들과 화합하면서 개선해나가겠습니다."

뇌전마을(덕전리) 박영태 이장(62)
 

▲ 뇌전마을 박영태 이장 ⓒ 주간함양


땅이 말라버린 밭이라 하여 말발마을로도 불려 왔던 뇌전마을. 전망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한 이 마을에는 현재 20여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3개월차 새내기 박영태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다.

3개월차이지만 새내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박 이장은 마을에 거주하며 공사 감독 등 여러 많은 일들을 담당해왔다. 마을 베테랑 일꾼이라 불러도 어색할 것이 없다.

뇌전마을이 고향이기도 한 박 이장은 과거와 비교해 최근 이루어진 여러 정비 사업들로 마을의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예전에 열악했던 마을환경이 현재는 많이 개선되었고 풍경도 바뀌었죠. 마천안에서는 화려한 전망과 함께 가장 반듯한 형태를 갖고 있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박 이장은 새로운 이장이 등장할 때까지 맡은 기간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전했다.

"우리 마을은 2년마다 이장을 바꾸기로 했고 올해는 제가 첫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이장을 해야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합니다. 또 다른 새로운 이장이 나타날 때까지 이장으로서 마을 일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양정마을(삼정리) 최인환 이장(71)
 

▲ 양정마을 최인환 이장 ⓒ 주간함양

  
양지말이라고 부르는 양정(陽丁)마을은 양지정쟁(陽地停莊)이라고도 부른다. 통일신라시대부터 부자절이 있어 절의 혜택을 입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았다고해 그 집단촌을 양지정쟁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현재 이 마을에는 40여가구 5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고 최인한 이장이 5년째 마을 심부름을 떠맡고 있다.

울산에서 20여 년의 세월을 보내고 10여 년 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최 이장은 워낙 고령화된 마을이다 보니 비교적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더 연로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마을이 유래와는 달리 현재 많이 낙후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분들도 나이가 상당하시고요. 지난 5년 동안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만큼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주민들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자 합니다."

음정마을(삼정리) 김성옥 이장(69)
  

▲ 음정마을 김성옥 이장 ⓒ 주간함양


음지에 위치한 집단촌으로 취락을 이루고 살아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음정마을. 이 어두운 땅을 밝게 비추기 위해 약 15년전 서울에서 내려온 김성옥 이장은 마을 건너편에 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3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김 이장의 고향은 전남 여수로 어릴 적 서울로 올라가 쭉 생활하다 함양에 자리잡아 현재 70여가구의 100여 명의 주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 마을의 자랑거리를 하나 꼽으면 정말 공기가 좋아요. 그 공기를 바탕으로 휴양림도 잘 조성돼 있고요. 좋은 자연환경에서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신앙심 만큼 주민들을 위한 마을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그다.

"휴양림 산책 코스 정비나 수도 문제 등 때문에 매년 해야 할 숙제들이 누적되고 있고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어요. 주민 생활불편을 해소하는 데 이장으로서 앞으로도 노력해나가겠습니다."

하정마을(강청리) 김동열 이장(48)
 

▲ 하정마을 김동열 이장 ⓒ 주간함양


아랫말이라고 하는 하정(下丁)마을은 아래정쟁이라고도 부른다, 세 마을중 아랫쪽에 위치하는 장(莊)이라는 뜻이다.

35가구 주민 60여 명이 살고 있는 하정마을에는 젊은 이장 김동열 이장이 마을 심부름꾼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젊은 이장이 활동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 하정마을의 청년회는 남다른 끈끈함이 있어 마을 자랑거리로 꼽히고 있다.

"하정마을 사람은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외부에 있는 향우들도 마을을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물론 이 마을에서의 청년의 기준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의 나이보다 훨씬 높지만 마을의 자랑거리죠."

하정마을 토박이이자 4년째 이장일을 맡고 있는 김 이장.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 젊음을 무기로 마을 일에 힘쓰겠다는 김 이장이다.

"주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귀농·귀촌해 오시는 분들도 생겨나는 등 마을에 많은 변화가 생겼죠. 마을 토박이로서 주민 어르신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젊음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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