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초 동점 상황에 송출 중단이라니... '티빙' 정신 못 차렸나
[리뷰]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운영 등은 다소 개선...'육성형 OTT' 오명 언제쯤 벗어날까
▲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화면. 24일 롯데 대 SSG 경기 중계 9회초 극적인 6대6 동점을 이룬 상황에서 송출이 중단되어 물의를 빚었다. ⓒ 티빙
시범경기부터 야구팬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던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가 정규시즌 개막부터 송출 중단 사고로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24일 거행된 '2024 신한 SOL Bank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대 SSG의 경기 9회초 도중 방송 중계가 1분여 이상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필이면 0대6 패배 일보직전에 몰렸던 롯데가 1이닝 6득점을 올리며 극적인 동점을 만든 순간이었다. 해당 경기를 시청하던 구독자들은 영문도 모른채 황급히 TV를 찾거나 네이버 문자 중계로 발길을 돌리는 등 대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이후 중계는 재개되었고 9회 말 에레디아의 시즌 1호 끝내기 홈런으로 SSG의 7대6, 한 점차 짜릿한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티빙으로 야구 경기를 관전했던 양팀 팬들의 불만은 경기 종료 후에도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표출됐다. 엉성한 시범경기 운영으로 비난을 자초했던 티빙은 황급히 사과문을 올리는 등 대처에 나섰다.
▲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화면. 하이라이트 영상 운영 부분은 시범 경기 대비 다소 개선되었다. ⓒ 티빙
엉성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운영 등으로 인해 "이게 유료냐?"라는 쓴소리를 들었던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운영은 지난주 들어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일련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운영 대행을 맡았던 그룹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해까지 네이버 야구 서비스 운영을 맡았던 외주 대행업체를 급히 섭외, 대처에 나섰기 때문.
이와 같은 움직임 덕분에 경기 종료 후 4-5시간 이후에나 올라왔던 경기 요약, 중요 장면 영상이 티빙 스포츠 유튜브 채널 및 티빙을 통해 제 시간에 소개되는 등 어느 정도 정돈된 모습을 보였다.
모바일 앱 및 PC 버전 웹 화면에서의 UI 메뉴 구성 또한 일정 부분 재정비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까지 네이버에서 볼 수 있었던 메뉴 배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낯선 환경을 접하게 된 야구팬들의 이용 습관을 고려한 시도로 추측된다.
시즌 개막 전날부터 방송사고
▲ 티빙 프로야구 중계 ⓒ 티빙
그런데 시즌 개막 하루 전날, 엉뚱한 곳에서 발생한 사고로 야구팬들이 다시 한번 분노했다.
지난 22일 10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진행된 미디어데이 생중계가 5분 정도 먹통이 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유튜브를 이용해 해당 행사를 전달한 타 방송사 채널은 정상적으로 중계가 이뤄진 탓에 "개막전도 아닌데 이걸 감당 못하냐?" , "시즌 1호 방송 사고" 등의 성토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티빙 측은 자사 장비 문제가 아니라 방송 신호를 제공하는 송출사(현장 중계사)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여전히 이해 안 되는 티빙의 운영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다수의 접속자가 몰리지 않는 미디어데이 중계에서조차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티빙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고 야구팬들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육성형 OTT" 오명 언제끔 씻어낼까?
▲ 티빙의 스마트TV 영상 화면. 모바일 앱 및 PC 화면 대비 메뉴 구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 티빙
상당수 이용자들이 접속하는 모바일, PC 환경 UI는 재정비가 이뤄진 데 반해 스마트TV 어플에선 여전히 날짜별 경기 분류가 아닌, 일반 드라마 마냥 '5화', '6화' 식으로 경기가 분류되고 있다. 이는 다시 보기이용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주에는 케이블 스포츠 채널의 사정(배구 포스트시즌 생중계)으로 인해 총 5경기는 TV생중계가 이뤄지지 않고 오직 티빙을 통해서만 시청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필이면 송출 중단 사태를 빚은 직후에 편성된 경기라는 점에서 새롭게 티빙을 구독한 야구팬들은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티빙의 중계권 확보는 서비스 이용자 확대 측면에선 성공적인 시도임은 분명하다. 야구 중계가 이뤄진 주말 오후 티빙의 라이브 채널 점유율 1~5위는 모두 KBO 야구 경기가 차지한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불안한 운영이 지속된다면 "돈 쓰고도 욕만 먹는" 최악의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티빙 측의 각별한 분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구독자들이 일일이 개선 방향을 댓글로 지적하는 "육성형 OTT"라는 오명 만큼은 벗어야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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