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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한 이종섭, 질문 받지 않고 입장

'국내 체류 일정', '공수처 수사 촉구 의향' 질문에도 묵묵부답

등록|2024.03.28 12:38 수정|2024.03.28 12:39

공관장회의 참석한 이종섭 대사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공개석상에 나타났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20분께 외교부 청사로 들어섰다. 그가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21일 귀국한 지 8일만이다.

이 대사에게 기자들이 '국내 체류 일정이 어떻게 되나', '외교부 기자단과 간담회 하실 계획이 있는가', '공수처에 다시 수사를 촉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 대사는 지난 2023년 7월 경북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한 해병대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으로 공수처의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 대사는 7일 공수처에서 약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10일 오후 호주로 출국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말 이 대사에게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지만, 법무부는 지난 5일 이 대사의 이의신청을 받고 사흘 뒤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호주에 부임한 이 대사는 '수사 회피' 여론이 일자, 지난 21일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다. 이 대사는 귀국 당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다음날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각각 면담했다.

하지만 부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대사가 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 자체도 이 대사 귀국에 명분을 주기 위해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는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회의라고 설명했지만, 4월에 개최되는 재외공관장 회의를 앞두고 따로 6개국 대사만 불러들어 별도의 회의를 여는 것은 여러모로 자연스럽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사는 지난 21일 귀국길에 취재진들과 만나 "체류기간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공수처는 당분간 소환조사가 어렵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과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았다"면서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사건 관계인에 대한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조태열 외교부·신원식 국방부·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이 대사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주재 대사가 참석했다.

외교부는 전날(27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불가피한 일정상 뒤늦게 합류한다고 출입기자단에 공지했다. 이에 따라 회의 시작 때는 차관들이 장관을 대리해 참석했다.

외교부는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방산시장 현황과 우리 방산 수출 관련 현안, 정책 과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앞서 이 대사를 비롯한 6개국 대사는 국방부, 산업부, 외교부 장관 등을 따로 만나고 방산 업체를 현장 방문했다.

이 대사는 29일 방산 정책금융지원 협의를 위해 수출입은행 등을 방문하고, 오는 5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호주 외교 국방장관 회의를 관련 협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국 일정은 아직 공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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