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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확인' 우리은행, 두 시즌 연속 우승

[여자프로농구] 30일 KB 78-72로 꺾고 13번째 우승 달성, 김단비 MVP

등록|2024.03.31 09:50 수정|2024.03.31 09:50
우리은행이 안방에서 '숙적' KB를 연파하고 두 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KB스타즈를 78-72로 꺾고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1패 뒤 3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오른 우리은행은 챔프전에서도 청주에서 KB와 1승1패를 기록한 후 아산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통산 열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리은행은 4차전에서 김단비가 24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4스틸 5블록슛으로 맹활약하며 2년 연속 챔프전 MVP에 선정됐고 박지현이 25득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박혜진이 14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박면에 KB는 박지수가 23득점 15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포인트가드 허예은이 3쿼터 6분 10초를 남겨두고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우리은행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건강한 박지수'가 활약한 KB를 꺾고 더욱 값진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정규리그 열세 뒤집은 짜릿한 우승

매년 비 시즌마다 주력선수들의 이탈로 선수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 없이 비 시즌 동안 주전 선수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바로 팀 내 맏언니인 김정은이 6년 만에 '친정' 하나원큐로 복귀한 것이다. 물론 전성기 때의 기량은 아니지만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면서 팀에 기여했던 김정은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김정은의 이탈은 우리은행 전력에 커다란 악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은행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던 가드 유승희가 BNK 썸과의 개막전에서 우측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다. 주전가드 박혜진마저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가드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셈이다. 우리은행은 이적생 이명관과 지난 시즌에 비해 부쩍 성장한 나윤정이 분전했지만 박지수가 건강하게 복귀한 KB와의 선두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았다.

결국 KB에게 4경기 뒤진 2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젊은 선수들이 많은 삼성생명을 만나 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고전하다가 3승1패로 승리하며 챔프전에 진출했다. KB가 플레이오프에서 하나원큐를 상대로 매 경기 10점 이상의 점수 차를 벌리며 가볍게 승리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힘들게 챔프전에 오른 셈이다. 많은 농구팬들이 챔프전에서 KB의 우위를 전망한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큰 경기를 치른 경험이 풍부한 우리은행 선수들은 챔프전에서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 1차전에서 나윤정의 '깜짝 활약'으로 KB의 '청주불패'를 막아낸 우리은행은 2차전에서 박지수에게 37득점을 헌납하며 1승1패의 전적으로 장소를 아산으로 옮겼다. 3차전에서 2쿼터까지 23-35로 뒤져 있던 우리은행은 3,4쿼터에서 39-22로 앞서는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쓰면서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우리은행은 4차전에서도 김단비와 박지현을 앞세워 KB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가다가 60-62로 뒤지던 4쿼터 5분을 남기고 최이샘의 3점슛이 터지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1분39초를 남기고 터진 박혜진의 장거리 3점슛이 꽂히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우리은행은 4차전에서도 후반에만 47점을 올리는 '화력쇼'를 펼친 끝에 허예은이 조기에 5반칙으로 물러난 KB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챔프전 평균 21.75점에 빛나는 '퀸'단비
 

▲ 김단비는 챔프전 4경기에서 평균 21.75득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 생애 첫 챔프전 MVP에 선정됐던 김단비는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18.38득점(2위) 9.03리바운드(5위) 5.03어시스트(4위) 1.72스틸(3위) 1.21블록슛(3위)을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김단비는 챔프전에서도 흔들림 없는 활약으로 4경기에서 평균 21.75득점 6.5리바운드 6.5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기자단 투표에서 총 59표 중 58표를 얻으면서 2년 연속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우리은행의 '젊은 에이스' 박지현도 16득점 6.5리바운드 3.25어시스트로 챔프전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박지현은 정통 센터 자원이 없는 우리은행에서 공격할 때는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비 시에는 최이샘과 함께 번갈아 가면서 박지수를 막는 등 체력부담이 많은 언니들 대신 힘든 일을 도맡아 했다. 박지현은 그 와중에도 뛰어난 파울관리로 파울트러블에 걸린 경기가 한 번(3차전 4파울) 밖에 없었다.

봄 농구를 위해 출전 경기와 시간을 관리 받았던 '또치'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의 기대대로 챔프전에서 모든 힘을 쏟아 부으며 자신과 위성우 감독의 여덟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3차전에서 앞서 가는 3점슛 2방과 4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장거리 3점슛은 왜 박혜진이 2010년대 WKBL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챔프전을 통해 여전히 풀타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체력을 확인한 것도 박혜진의 또 다른 수확이었다.

반면에 KB는 정규리그에서 27승3패로 구단 역사상 최고승률(.900)을 기록하고도 챔프전에서 노련한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승컵 탈환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박지수-강이슬-허예은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거느리고도 우승에 실패한 것은 상당히 뼈 아픈 결과다. 이로써 KB는 최근 5번의 시즌 동안 챔프전에 3번 진출해 한 번 밖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는 '챔프전 징크스'에 시달리게 됐다(2019-2020 시즌은 코로나19로 시즌 조기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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