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10년 넘게 공들였는데... 완주군 떠나는 문화 콘텐츠, 이유는?

전환기술은 장흥군으로 흙건축은 공주시로 옮겨

등록|2024.04.02 09:10 수정|2024.04.02 09:10
 

▲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에서 만든 난방시설이 유적처럼 완주군청 뒷편에 남아있다. ⓒ 완주신문


10년 넘게 공들여 키운 전북 완주군 문화 콘텐츠 사업들이 완주를 떠나고 있다.

먼저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은 민선 8기 유희태 군수 취임 후 장소를 완주미래행복센터로 옮기고, 위탁사업 등이 종료돼 올해 하반기 전남 장흥군으로 이전할 전망이다.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은 그간 '나는 난로다'라는 적정기술을 이용해 만든 난로들의 경연을 펼치는 행사를 완주군에서 개최했다. 이 단체는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는 시대에 대안을 마련하고자 환경을 해치지 않는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서 결성됐다. 지난 2022년까지 보조금을 통해 '나는 난로다' 행사 외 교육 및 공구대여 사업을 해왔다.

유네스코 흙건축석좌프로그램 교육기관인 흙건축학교 또한 2013년 완주군에 자리를 잡았으나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충남 공주시로 떠났다. 흙건축학교도 교육 외 경로당 보수공사 등을 통해 지역 내 입지를 다졌다.

이처럼 애써 만든 완주군의 소중한 자산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귀농귀촌인들에게 이러한 문화 콘텐츠는 완주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 완주군청 뒷편에 위치한 흙건축학교 교육생들이 만든 흙집 ⓒ 완주신문



이근석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지역에서 일궈낸 자산이 아무런 평가 없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며, "평가에 따라 지속 여부를 결정하자고 행정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완주군 관계자는 "완주군민들이 십여년동안 해당 교육을 많이 받았고 관련 기술을 적용해 경로당 등도 다 갖췄다"며, "기존 것만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외에도 군청사가 좁아 해당 시설을 이전해야 했고 완주군에 더 시급한 산업이나 문화 육성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완주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뽑은 지자체장의 의지를 정책에 반영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옛것만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완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