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사진] 부리에 꽃가루... 동백꽃 덕에 화사해진 직박구리

등록|2024.04.02 14:26 수정|2024.04.02 14:26
툭! 갑자기 하늘에서 동백꽃이 제 자전거 옆으로 떨어졌습니다. 아파트 정문을 화사하게 밝혀준 동백꽃이 벌써 작별인사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파다닥! 동백꽃 사이에서 소리가납니다. 새가 있는 걸까요? 혹시 동백꽃을 좋아한다는 연둣빛 동박새일까요?
 

동백나무에서 노는 직박구리동백꽃 가득한 동백나무에서 신난 직박구리 ⓒ 이아현


그 속에 새가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직박구리,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수다떨기를 좋아하는 직박구리였습니다. 산새였지만 도시에 완벽히 적응해서 비둘기보다 더 자주 보이는 새입니다. 도시새, 시티 버드라고 불러주면 더 세련되어 보일까요?

오늘은 정말이지 미모가 더욱 돋보입니다. 오렌지빛 볼터치와 세운 듯 만 듯, 꾸안꾸 머리 스타일로 유명한 직박구리가 노란 립스틱을 발랐거든요!
 

노란 립스틱 바른 직박구리동백꽃 꿀을 먹고 입에 노란 꽃가루가 잔뜩 묻어있다. ⓒ 이아현


동백꽃 수 십개가 직박구리에겐 꿀단지입니다. 꿀단지 하나 하나 맛보느라 부리가 노랗게 된 줄도 모르는 직박구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오늘 오후는 동백나무에서 실컷 놀다가려나 봅니다.

동백꽃 꿀과 꽃가루에 푹 빠진 나머지 부리에 노란 꽃가루를 듬뿍 묻히고 있었어요. 이 나무의 모든 꽃을 다 한 번씩 맛보는 듯 바쁜 직박구리의 모습이 꼭 신나게 노는 아이들 모습 같았습니다.
 

동백나무 놀이터에서 신난 직박구리(2024.4.2) ⓒ 이아현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