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안 냈어도 작가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의미있게 만드는 글쓰기의 힘... 동료들과 함께 쓰니 더 즐겁다
나는 작가다. 아직 책을 내지 못한 무명의 작가.
작가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다 다르겠지만, 작가의 기준이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나도 이미 작가가 아닐까?
요즘의 나는 매일 매일 무언가를 쓴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매일매일의 삶을 기록 중이다. 대단한 이야기를 쓰지는 못하지만, 소소하게 겪는 삶의 에피소드들은 모두 글이 되어준다. 이런 삶의 기록은 일차적으로 나 자신에게 큰 힘이 된다. 내가 겪은 일을 객관적으로 보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넘어 어떻게 책이 되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2023년 가족상담 석사를 졸업했다. 이를 위해 2022년 <남녀 노인의 사별 후 정서 비교>라는 논문을 쓴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작성해야 할 거다.
매일 글쓰기로 갈고닦은 필력이라면, 주제를 정하고 목차만 짠다면 나는 책을 쓸 수 있을 거다. 책을 써내고도 싶고, 언젠가 작가로도 데뷔하고 싶은 부담 앞에서 나는 더더욱 성실하게 매일 쓰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어떤 이야기를 주되게 써야 할지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수다쟁이였던 어린 시절
나는 어린 시절부터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수다쟁이였다. 이런 나의 기질은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 글쓰기 상을 처음으로 탄 것을 계기로 글쓰기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도 꾸준히 읽고 썼고, 자연스럽게 대학도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도 민간의 글쓰기 학교와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주야장천 읽고 썼다. 그러면서 글쓰기와 친해졌고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백지를 앞에 두고 수다를 떤다.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어떤 얘기든 풀려나온다. 그런 식으로 글쓰기를 할 때 자기 효능감이 꽤 높아진다. 즉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나는, 이미 예비 작가로의 소양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제 데뷔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쓰기를 넘어 내 책 한 권 나오는 소망은 내가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던 바다. 언젠가 '작가 차현정'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을 독자들이 읽어준다면, 힘들었던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 될 거다.
'함께 쓰는 것'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현재 나는 '같이 써요, 책' 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이 챌린지는 6명의 출간을 앞둔 작가들이 연 챌린지로 한 달에 5만 원을 내고 밴드에 모여 같이 글을 쓴다. 한 달에 10개의 글을 쓰면 2만 원 환급을 받을 수도 있다.
별 것 아닌 듯 보일 수 있지만 이 챌린지의 효과는 내게는 매우 크다. 일단 나 같은 예비 작가가 글쓰기를 할 장을 마련해 준다. 참여하는 챌린지 동료들은 서로에게 고정된 독자층이 되어준다. 그들이 댓글도 달아준다.
나 역시 내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챌린지 동료들의 글을 읽으면서 댓글을 달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돼 주는데, 이 힘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세다. 내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챌린지를 이어가는 이유다. 한 달에 10편만 쓰면 되는데, 3월부터 나는 여전히 '매일 쓰기'에 도전 중이다.
글을 매일 쓰다 보니 모든 글이 지면에 실리지는 않지만, 이미 오마이뉴스에 보낸 글 중 두 편의 글이 기사로 채택되어 실렸다. 내 글이 많은 타인에게 가 닿았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우리 챌린지 멤버들은 개개인의 글을 모아, 최근 '아무것도 괜찮다'라는 이름의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내가 첫 발행자였는데, 한 편의 글을 합평과 퇴고 후 뉴스레터로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일상의 글들이 작품이 되고 다양한 지면에 실리고 있다. 쓰고, 읽히고, 가닿고... 그러다보니 글쓰기 실력이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직은 책을 내지 못했다는 열등감은 있지만, 그래도 세상에 외치고 싶다. "나는 꾸준히 글을 써온 작가다"라고. 앞으론 좀 더 본격적인 작가로서 세상에 내 글을 선보일 거다.
매일 글 쓰는 즐거움을 안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내 글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가 닿는 작업도 부지런히 하고 싶다. 좀 더 많은 독자에게 내 글이 가 닿으면 나도 작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 꿈을 써내라는 장래 희망란에, 어려서 즐겨 책을 읽던 나는 아동 문학가라고 써내곤 했었다. 선생님,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들 사이에서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그 어린 시절에도 말했던 거다.
장래희망을 아동문학가로 써낸 이후로 학창 시절 내내 글쓰기 상을 탔고, 대학 전공을 국어국문학을 한 것에 이어 졸업 후에도 오랜 글쓰기를 향한 관심과 긴 수련이 이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A4 한 장을 어떤 내용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채워낼 수 있다. 꽤 완성도 있게.
지금 나는 대학교 학생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꿈처럼 아동문학가나 정식 작가로 데뷔하진 못했지만, 오랜 글쓰기 수련은 가족상담 석사 과정에서도 그 빛을 발했다.
빠르고 밀도 있는 글쓰기는 쪽글이라는 과제 제출 등 대학원 공부를 도와주었고, 2022년 논문 완성에도 큰 기여를 했다. 지금도 직장에서 보고서를 쓰거나 상담 슈퍼비전 문서를 만들 때도 어김없이 나의 글쓰기 실력은 큰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를 향한 나의 사랑은 짝사랑이 아닌 거다.
일과 생업을 병행하며 글을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나는 꾸준히 써보려고 한다. 좀 더 한 주제를 정해서 퀄리티 높은 글을 쓰고 최종적으로는 책을 출간하려고 계획 중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매일 쓰기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비록 등단은 하지 못했지만, 작가를 두고 글을 쓰라는 사람이라 한다면, 나도 이미 작가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계속 읽으며 쓰고 있다면, 당신도 작가가 아닐까.
작가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다 다르겠지만, 작가의 기준이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나도 이미 작가가 아닐까?
글쓰기를 넘어 어떻게 책이 되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2023년 가족상담 석사를 졸업했다. 이를 위해 2022년 <남녀 노인의 사별 후 정서 비교>라는 논문을 쓴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작성해야 할 거다.
매일 글쓰기로 갈고닦은 필력이라면, 주제를 정하고 목차만 짠다면 나는 책을 쓸 수 있을 거다. 책을 써내고도 싶고, 언젠가 작가로도 데뷔하고 싶은 부담 앞에서 나는 더더욱 성실하게 매일 쓰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어떤 이야기를 주되게 써야 할지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수다쟁이였던 어린 시절
▲ 같이써요 책 챌린지 ⓒ 오찬이
나는 어린 시절부터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수다쟁이였다. 이런 나의 기질은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 글쓰기 상을 처음으로 탄 것을 계기로 글쓰기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도 꾸준히 읽고 썼고, 자연스럽게 대학도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도 민간의 글쓰기 학교와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주야장천 읽고 썼다. 그러면서 글쓰기와 친해졌고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백지를 앞에 두고 수다를 떤다.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어떤 얘기든 풀려나온다. 그런 식으로 글쓰기를 할 때 자기 효능감이 꽤 높아진다. 즉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나는, 이미 예비 작가로의 소양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제 데뷔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쓰기를 넘어 내 책 한 권 나오는 소망은 내가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던 바다. 언젠가 '작가 차현정'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을 독자들이 읽어준다면, 힘들었던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 될 거다.
'함께 쓰는 것'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현재 나는 '같이 써요, 책' 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이 챌린지는 6명의 출간을 앞둔 작가들이 연 챌린지로 한 달에 5만 원을 내고 밴드에 모여 같이 글을 쓴다. 한 달에 10개의 글을 쓰면 2만 원 환급을 받을 수도 있다.
별 것 아닌 듯 보일 수 있지만 이 챌린지의 효과는 내게는 매우 크다. 일단 나 같은 예비 작가가 글쓰기를 할 장을 마련해 준다. 참여하는 챌린지 동료들은 서로에게 고정된 독자층이 되어준다. 그들이 댓글도 달아준다.
나 역시 내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챌린지 동료들의 글을 읽으면서 댓글을 달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돼 주는데, 이 힘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세다. 내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챌린지를 이어가는 이유다. 한 달에 10편만 쓰면 되는데, 3월부터 나는 여전히 '매일 쓰기'에 도전 중이다.
글을 매일 쓰다 보니 모든 글이 지면에 실리지는 않지만, 이미 오마이뉴스에 보낸 글 중 두 편의 글이 기사로 채택되어 실렸다. 내 글이 많은 타인에게 가 닿았다고 할 수 있겠다.
▲ 뉴스레터 사진 ⓒ 오찬이
게다가 우리 챌린지 멤버들은 개개인의 글을 모아, 최근 '아무것도 괜찮다'라는 이름의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내가 첫 발행자였는데, 한 편의 글을 합평과 퇴고 후 뉴스레터로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일상의 글들이 작품이 되고 다양한 지면에 실리고 있다. 쓰고, 읽히고, 가닿고... 그러다보니 글쓰기 실력이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직은 책을 내지 못했다는 열등감은 있지만, 그래도 세상에 외치고 싶다. "나는 꾸준히 글을 써온 작가다"라고. 앞으론 좀 더 본격적인 작가로서 세상에 내 글을 선보일 거다.
매일 글 쓰는 즐거움을 안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내 글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가 닿는 작업도 부지런히 하고 싶다. 좀 더 많은 독자에게 내 글이 가 닿으면 나도 작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혼자 쓰는 것보다 함께 쓸 때 글을 쓸 동력이 커진다(자료사진). ⓒ 픽사베이
어린 시절 꿈을 써내라는 장래 희망란에, 어려서 즐겨 책을 읽던 나는 아동 문학가라고 써내곤 했었다. 선생님,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들 사이에서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그 어린 시절에도 말했던 거다.
장래희망을 아동문학가로 써낸 이후로 학창 시절 내내 글쓰기 상을 탔고, 대학 전공을 국어국문학을 한 것에 이어 졸업 후에도 오랜 글쓰기를 향한 관심과 긴 수련이 이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A4 한 장을 어떤 내용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채워낼 수 있다. 꽤 완성도 있게.
지금 나는 대학교 학생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꿈처럼 아동문학가나 정식 작가로 데뷔하진 못했지만, 오랜 글쓰기 수련은 가족상담 석사 과정에서도 그 빛을 발했다.
빠르고 밀도 있는 글쓰기는 쪽글이라는 과제 제출 등 대학원 공부를 도와주었고, 2022년 논문 완성에도 큰 기여를 했다. 지금도 직장에서 보고서를 쓰거나 상담 슈퍼비전 문서를 만들 때도 어김없이 나의 글쓰기 실력은 큰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를 향한 나의 사랑은 짝사랑이 아닌 거다.
일과 생업을 병행하며 글을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나는 꾸준히 써보려고 한다. 좀 더 한 주제를 정해서 퀄리티 높은 글을 쓰고 최종적으로는 책을 출간하려고 계획 중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매일 쓰기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비록 등단은 하지 못했지만, 작가를 두고 글을 쓰라는 사람이라 한다면, 나도 이미 작가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계속 읽으며 쓰고 있다면, 당신도 작가가 아닐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