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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출입금지'된 대파... 조국 "'대파'당할 것"

선관위,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해 논란... 조국혁신당 "그럼 사과나 양배추는 괜찮나" 비판

등록|2024.04.05 14:51 수정|2024.04.05 15:27

▲ 3월 30일 창원 성산구 한 전통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한 묶음 3000원짜리 대파. ⓒ 윤성효


고물가의 상징이 되어버린 대파가 '정치적 표현물'이라며 '투표소 출입금지'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사전선거 예상사례 안내사항'을 배포하며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할 수 있으니 만일 투표소 내에 대파를 들고 입장하려고 한다면 외부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했다. 실제로 인터넷에선 '대파 장바구니가 (투표소 밖) 복도에 있는 걸 봤다'는 글이나 대파를 투표소 밖에 두고 '대파 발렛(주차)'이란 이름을 붙인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기가 차다"고 일갈했다.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파'를 두려워하는 세력, '대파' 당할 것"이라고도 썼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입틀막'에 빗대어 '파틀막'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논평에서 "(유권자가 대파를 들고 오는 게) '의도가 있는 정치적 행위'인지를 선관위 직원이 어떻게 알아보는가"라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직원들이 관심법이라도 익혀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대변인은 또 "대파는 들고 못 들어가면, 요즘 문제가 되는 사과나 양배추는 들고 들어가면 되는가"라며 "혹시 디올백은 괜찮나? 대파 모양을 붙인 모자나 브로치, 가방도 못 들고 가나? 만일 선거 과정에서 신발 가격이 문제가 됐다면 투표할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할 건가"라고 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라며 "대파 가격을 갖고 정부와 여당이 국민 눈을 속이려고 해도 좋지만, 선관위까지 '파틀막' 해서야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선관위는 국민의 축제를 코미디로 만들려고 하는가"라며 "대파가 무슨 죄인가? 죄가 있다면 '대파 가격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대통령이 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동창을 사무총장에 내리꽂을 때 예상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선관위 본연의 책무는 내팽개치고 대통령 심기 경호에 뛰어든 선관위의 행태가 볼썽사납다. 선관위는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코미디 같은 대파 금지령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나라가 왜 이렇게 됐나"라며 "장본 김에 대파 들고 투표소도 못 가는 세상, 여기가 대한민국 맞는가"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오롯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반성해야지, 선관위를 앞세워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이라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라며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이라는 역대급 안내사항을 배포해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만들어버린 중앙선관위도 반성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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