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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듯이, 우리도 아쉬움 없이 화양연화를 살자

놓치면 아쉬울, 꽃처럼 아름다운 지금 이 시절

등록|2024.04.05 17:30 수정|2024.04.05 17:47
인생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화양연화(花樣年華)라 한다.

계절로 치면 아마도 벚꽃이 피는 이맘때가 아닐까. 지금 내 인생도 가장 행복한 때 화양연화다. 퇴직하고 아직 손주 돌볼 시간은 아니라서 자유로울 때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니 배우고 싶은 거 배우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니 감사한 시간이다.

며칠 전 비에 젖어 함초롬하던 벚꽃이 앞다투어 꽃봉오리를 터트렸다. 팝콘처럼 점점 터지더니 이제 남쪽 지방에는 만개한 꽃송이들이 꽃비로 나리고 있다.
 

▲ 창원소하천 벚꽃거리 ⓒ 김성례


한 나무에 수천 송이로 멀리서 보면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벚꽃. 이 꽃도 화무십일홍일 텐데 하면서 며칠째 벚꽃을 찾아다니며 걷고 있다. 다행히 우리 동네는 이전부터 심어둔 벚꽃길이 있다.

창원 소하천 벚꽃 거리는 백 년 전에 심어둔 벚나무들로 진해 못지않은 명소 거리다. 비 오는 날은 우산을 쓰고 걷고 맑은 날도 3.15 해양누리공원을 돌아 만보 걷기하고 오면서 그곳을 걸었다. 근처 서원곡에 갔다가 그곳의 벚꽃도 만나고 오랜만에 지인들과 다시 인근 민속주점에서 뭉쳤다.
 

소하천거리벚꽃산책 ⓒ 김성례


다들 비 오는 밤 벚꽃을 보러 나왔는지 앞뒤 등 대고 빼곡히 앉은 방에는 빈자리가 없다. 고갈비에 도토리묵에 동동주 한잔 하며 함께 봄밤을 누린다.

벚꽃이 피는 이 좋은 계절에 무엇을 마다하며 무엇을 미루며 무엇 때문에 꽃을 못 보고 지나가랴?

다들 가는 시간이 못내 아쉬워 밤에도 달려와 벚꽃을 보고 있는 걸까? 친구가 보낸 카톡사진에는 공원의 밤 벚꽃 놀이가 한창이다. 하루에도 몇 번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아파트 주차장의 벚꽃 나무 아래에도 꽃비가 가득 내렸다.

하루살이에게는 하루가 전 인생이듯 꽃도 피었다 지는 시간이 한 사이클이다. 일일 일생 우리의 하루도 저 꽃봉오리처럼 피어나서 아쉬움 없이 살다 가야 하지 않을까?
 

서원곡마산 서원곡 벚꽃 ⓒ 김성례


오늘 하루 피었다 질지라도 나도 오늘 꽃처럼 가장 따뜻하게 가장 아름답게 가장 찬란하게 피어나련다.

꽃이 질 때를 걱정하지 않고 피어나는 순간에만 열중하는 것처럼, 나도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서 오늘 하루 일상의 행복을 오롯이 누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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