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돈에는 이념이 없습니다"

[22대 총선 군소정당·후보 인터뷰] 금융개혁당 신미숙 대표

등록|2024.04.07 19:39 수정|2024.04.08 10:06
단일쟁점정당. 하나의 특정한 정책, 이슈에 초첨을 맞춘 정당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브렉시트당(현 개혁 UK), 일본의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현 모두가 만드는 당)이 있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22대 총선에도 '금융개혁'을 목표로 하는 단일쟁점정당 금융개혁당이 참여하였습니다. 당사에서 신미숙 금융개혁당 대표 겸 비례대표 후보를 직접 만나 창당 경위, 선거 전략, 당의 정견 및 정책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음은 신미숙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 금융개혁당 신미숙 대표 ⓒ 이호인


금융개혁당 비례대표 후보 신미숙
출생 : 1968년 8월 15일
학력 : 숙명여자대학교 영문과 졸
경력 : (전)퀸영어전문학원 원장(분당 ·용인), (전)금융개혁당 창당준비 위원회 위원장
(현)금융개혁당 대표


- 금융개혁당은 어떤 정당인가요?

"금융개혁당은 이념, 정견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금융개혁'만을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금융 약자들을 위한 그릇을 만들고, 국회에 들어가 개혁을 실행하기 위해 결성되었죠.

처음에는 카페 회원들과 함께 활동했어요. 국회의원들에게 제보도하고, 금감원 및 감사원에 여러번 민원도 넣어봤고, 5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청원을 무려 네 번이나 했습니다. 1년 내내 금감원, 금융위원회, 각 정당 당사 앞에서 시위도 해봤고요.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요. 누구도 제대로 된 응답을 준 사람이 없었죠. 그래서 '직접 국회에 들어가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카르텔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금융개혁당 창당을 결심했습니다. 2월 초부터 본격적인 창당 작업이 진행되었고, 3월 18일 창당 대회를 열었죠."
  

금융개혁당 중앙당사로고의 보라색은 ‘중도’와 ‘탈이념’을, 주식의 우상향에서 영감을 받은 물결 모양은 ‘모든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의미한다. ⓒ 이호인


- 당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물론 어려웠죠. 창당을 위해서는 먼저 5000명 이상을 모아야 하고, 시도당 5곳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해요. 그런데 저희가 무슨 조직이 있는게 아니잖아요. 전국의 카페 회원들이 직접 발로뛰면서 시민들에게 금융개혁당을 홍보하고 입당 원서를 돌렸죠. 그렇게 서울, 경기, 부산, 경남, 인천에 지역당을 만들고, 1만 명에 가까운 당원들을 모았습니다."

- 금융개혁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먼저, 공매도 제도개선입니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와 매도를 하는 행위'입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고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죠.

간단히 말해서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겁니다. 순기능도 있어요.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주가 거품을 뺄 수 있죠. 그런데 한국 주식시장에는 '불법공매도'가 만연합니다. 있는 주식을 빌려와서 팔아야 하는데 없는 주식을 빌려온 것 처럼해서 파는 거에요. 그리고 '업틱률 위반'도 있어요. 반드시 현재 거래가 위에서 매도를 걸어놔야 하는데 밑에서 매도 주문을 행사하는겁니다. 이러면 주가가 엉망진창이 되죠.

저희는 공매도 자체를 반대하는게 아니라 '불법 공매도'를 반대하는 거에요. 헌데 이 공매도가 수기작성 되고 있습니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공매도만 수기작성돼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요? 공매도 관련 토론회에서 어떤 분은 '공매도 전산화가 안 되는 종목이 있기 때문에 전산화가 안된다', 이런 주장을 하시는데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다. 전산화가 안되는 종목이 있으면 그 종목은 공매도를 금지시키고 나머지 종목들만 전산화를 하면 되잖아요? 이러니까 제대로 단속이 안 되는 거죠."

- 법률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이 있지 않나요?

"우리나라의 증권거래법은 정말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굉장히 타이트하죠.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금감원과 증권사 사이의 커넥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금융감독원에서 퇴직을 한 후 증권사로 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고위 간부들이 나중에 자기들이 갈 곳이니까 느슨하게 감시하는 거죠.

다음으로 '국민연금 수익률 향상',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비중만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면 국내시장이 엉망이 되고,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악화되는 거예요.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우량주를 장기투자집단으로 바꿔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금투세 폐지', 금투세는 금융투자협회에서 만든 거에요. 그런데 금융투자협회는 공공기관이 아닌 증권사를 대변하는 업체입니다. 증권가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에서 만들었는데 과연 이것이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세금일까요? 일단, 외국인은 금투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관은 다양한 방법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만 독박을 쓰는 거죠. 우리는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내도 공정하게 내자, 외국인/기관/개인 모두 공정하게 세금을 내자는 것입니다.

게다가 금투세가 도입이 되면 거래세가 인하되는데, 이러면 주로 단타 매매를 하는 외국인/기관들이 혜택을 보고, 장기 투자는 줄어들 겁니다. 금투세를 없애고 거래세를 올려 장기투자를 장려하고 이를 통해 국내 주식 시장이 안정되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불법 사금융 척결', 불법 사금융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시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100만 원을 빌렸는데 1년 동안 눈덩이처럼 이자가 늘어나서 1억 원을 갚아야 하는 사례도 있죠. 이를 해결하기위해 '순자산제도 도입', '최고 이자율 인하', '이자 총액 제한'등의 법안을 도입해야 합니다."

- 선거운동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앞에서도 말했듯 저희는 3월 18일에 창당을 했어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보니 지역구 후보를 내지못했죠. 비례정당으로서 유세를 진행 중인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요. 마이크, 플랜카드, 유세차 모두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치 '비례정당 만들지 마!'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민의가 반영되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군소정당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선거법이 소수정당, 신생정당들에게 너무 불리해요. 또 가짜 당원으로 만든 가짜 정당이 총선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속상했어요. 저희는 금융개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진짜 정당인데... 같은취급 당하고 표도 손해보고...

자금도 많이 부족하죠. 메이저 정당들은 선거 보조금을 받고, 같은 비례정당이어도 조국혁신당이나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같은 경우는 펀드를 통해 선거 자금을 받아요. 3%가 넘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확률이 낮으니 그런식으로 돈을 모을수도 없죠. 주식이라도 많이 오르면 몰라도(웃음).

언론에 노출되기도 너무 어려워요 얼마 전 방송3사에서 생방송으로 2시간동안 초청 외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했었어요. 그런데 9시 뉴스에 이걸 다룬곳이 하나도 없어요. 자기네들이 중계해놓고 2~3분가량도 비중을 안 주더군요. 그래도 JTBC에서 개성정당 중 하나로 절 다루기는 했습니다(웃음). 금융개혁당과 금융개혁에 대한 우리 당의 의지를 알리는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선거 공보물은 제출했나요? 

"못했죠. 메이저 정당은 보조금이 나오고 선거 비용도 보존받을 가능성이 크니까 무조건 찍어서 보내지만 저희같은 소수정당은 선거 비용을 보존받기 어렵고 보조금도 받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득표율에 관계없이 선거비용을 보존받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 공보물과 재외국민투표를 위한 PDF파일은 제출했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마당에는 업로드되지 않았습니다. 정당 공보물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마당에 기재가 되려면 일반 공보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들이 무공약 정당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아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마당에 공약이 없으니까.신문기사에는 공보물이나 정책 및 공약을 못냈다는것만 나오고...

점자형 공보물 관련 해프닝도 있었죠. 규정상 공보물이 3월 29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 도착해야 해요. 그 이후에 도착하면 과태료가 나오죠. 3월 29일 오전까지 찍어 전국으로 보냈는데 계약한 세 군데 업체중 한곳이 미스가 나가지고 6시 30분 쯤에 도착을 했어요. 결국 과태료를 내야만했죠.

거대정당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까 거기는 무조건 오후 3시까지 배송을 하게 업체하고 계약을 한대요. 근데 저희같은 소수정당, 군소정당들은 선거법 전반에 대해 잘 모르고 법률 전문가도 없어서 과태료 같은 불이익을 계속 받아요."

- 그럼 정당 정책은?

"정당 정책은 환경, 노동, 교육, 정치 등의 다양한 분야 중 10개를 골라 공약을 내야합니다. 그런데 금융개혁당은 금융개혁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단일쟁점정당이잖아요. 재정경제정책만 내겠다 하니까 안된다는거에요. 계속 항의한 끝에 결국 낼수는 있었지만, 먼저 심사를 거쳐야하니 업로드가 언제될지는 모르죠."

- 고충이 상당하군요. 그럼 유세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주로 자원봉사자분들이 선거복을입고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저는 직접 명함을 나눠주고요. 비례후보인 저만 명함을 돌릴 수 있으니까 전국을 다 돌아다녀야 해요. 시도당에서도 당사에 현수막 거는 거 외엔 할 수 있는게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SNS 유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가장 돈도 안들고 가장 효율적이니까요. 주로 유튜브하고 인스타를 이용해 당의 정견과 공약들을 홍보하죠."
 

▲ 선거 유세중인 신미숙 대표와 선거운동원들 ⓒ 금융개혁당


- 마지막으로 말씀하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현재 주식같은 경제지표들이 계속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금융제도들이 정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 관련 다양한 문제들을 우리 금융개혁당이 해결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열도록 하겠습니다.

나라가 좌우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러나 돈에는 이념이 없습니다. 저희는 오로지 '금융개혁'만 지지합니다. 국민의 재산을 지켜주는 '보험'이 될 수 있는 정당 금융개혁당에 한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신미숙 대표의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현 상황에서 단일쟁점정당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정당에 관계없이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규정, 비례정당의 국회 진입을 가로막는 비례위성정당, 정책보다는 이념 및 네거티브가 주가되는 선거 운동으로인해 금융개혁당같은 군소정당, 정책정당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어 보입니다.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선거법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만큼 빠른 게재 부탁드립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