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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인 제게 글쓰기의 값어치는 정말 큽니다

학교와 교실 다니며 느끼는 글쓰기의 기쁨... 삶이 무료한 당신이라면 종이 앞에 앉아보시길

등록|2024.04.09 11:42 수정|2024.04.09 11:42
나는 쓰는 사람이다. 오래전부터 '쓰는 사람'이었지만 요즘은 특히 매일 쓴다. 나는 1인 가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로 혼자 생활한다. 그런 내게 글쓰기는 좋은 친구이자 타인과의 교류를 돕는다.

하얀 백지는 오래된 내 친구로 나의 모든 말을 들어준다. 어찌나 친절한 경청자인지, 내 얘기를 거절하는 법이 없다. 하얀 백지를 상대로 마음에 있는 말을 하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정신도 맑아진다.

내 글쓰기의 역사를 돌아보면, 아주 멀리는 초등학교 6학년 일기 쓰기로부터 시작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매일의 일기를 하루 한 바닥 쓰도록 했다. 6학년 아동에게 하루 한 바닥은 꽤나 큰 미션이었고, 나는 한 바닥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 당시 하루 한 바닥 채우기는 내게 어떤 말로라도 글쓰기의 양을 채우는 기초 훈련이 되어주었다. 나쁘게 말하면 '아무 말 대잔치'였지만, 어떻든 글쓰기의 기본 양을 채우는 것은 글쓰기의 기초 체력이 되어준다.

학창 시절 글쓰기 상을 꾸준히 탔다. 선생님들이 내 글을 알아봐 주고, 많은 아이들 틈에서 내 글이 채택되는 것이 기뻤다. 일종의 명예욕을 충족시켜 줬다. 대학 시절 학교 신문사에 내 서평이 당선되었다. 상금까지 받았다. 글쓰기가 돈이 되어준 최초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이후로 내내 어떤 형태로든 쓰는 사람으로 존재했다.

대학 졸업 후 개신교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학교를 통해 매주 A4한편 분량의 글을 썼다. 주야장천 읽고 쓰면서 내 글쓰기는 정리되었다. 이 시기에 글쓰기가 많이 늘었고, 글쓰기의 치유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치유하는 글쓰기에 관심이 간 나는, 부산대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때 본격적으로 독서치료에 대해 배우고 치유하는 글들을 써 나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작가 박총의 글쓰기 교실에 6개월 정도 참여하면서 문학적인 글쓰기에 대한 감을 익혔고, '같이 써요' 책 챌린지에 3월부터 참여하며 매일 쓰려고 하고 있다.
 

▲ 글쓰기(자료사진). ⓒ 픽사베이


혼자 사는 내게 글쓰기는 치유하며 소통하는 기능을 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에 머무르며, 미래를 계획한다. 거기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송고하기도 하는데, 기사로 채택되면 기쁨이 배가 된다.

나는 글쓰기를 오래도록 해왔고, 지금은 글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오래된 글쓰기의 훈련은 빠르게 한 편의 글을 완성하게 해 준다. 이런 글쓰기의 속도감 역시도 내게 글쓰기 훈련의 효능감을 느끼게 한다.

역시 무엇이든 잘하려면 시간 투자가 있어야 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오래도록 써온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일단 써야 한다. 쓰는 것이 가장 먼저고, 그 세월이 쌓인다면 누구나 일정 수준의 글은 쓸 수 있다.

1인 가구로서 다소 삭막하고 반복되는 내 일상에서 글쓰기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조잘조잘 수다 떠는 재미에 더해 타인에게 내 글이 읽히고 인정까지 받는 기쁨은 매우 크다.

더불어 나는 앞으로 더 큰 목표가 있다. 내 이름의 책이 한 권 나오는 것이다. 삼다 과정을 졸업하며 졸업 문집이 한 권 나오게 되는데, 이런 공저의 글을 시작으로 단독 저서도 한 권 내고 싶다.

나는 오래도록 방황해 온 사람이고, 그래서 내 안에 여러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다. 아니다. 어쩌면 내 인생 40년이 다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나의 상처받은 과거와 성장 스토리는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어떤 말이든 거절하지 않는 백지에 과거의 내 아픔을 쏟아 놓는다면, 그것은 상처로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가서 치유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희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치유 방법으로서도, 기록으로서도 어떤 의미에서든 글쓰기는 활용해 볼 만한 좋은 방법이다. 먼저 오래도록 써온 사람으로서, 당신도 글쓰기의 기쁨을 알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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