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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놓치면 후회할 겁니다, 향긋한 도다리쑥국

바야흐로 쑥이 제철... 자연산 쑥과 도다리로 끓여 먹으니 가히 예술입니다

등록|2024.04.08 16:49 수정|2024.04.0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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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쑥국 ⓒ 소준섭


어제 주말을 맞아 강화도 지인 집에 갔습니다. 섬이라서 그런지 진달래며 개나리들이 다른 곳보다는 늦게 피어나 절정을 이루고 있더군요. 생강나무 꽃도 이제 피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반가웠던 것은 바로 쑥들이 지천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맡아본 쑥향이었지요. 집 주변 마트에서 사는 '재배' 쑥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산 천연 쑥향이었습니다.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향이었니다. 비록 아직 많이 자라지는 못해 작았지만, 그만큼 더 연하고 부드러움이 배가되었지요. 금방 한 봉지나 캐었습니다.

이제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던 도다리쑥국 

처음엔 그냥 된장으로 쑥국이나 끓여 먹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강화도에 간 김에 근처 외포항에서 도다리를 사서 도다리쑥국을 해 먹어야겠단 즐거운 생각이 갑자기 들었지요. 어느 정도 쑥을 캐고 난 뒤, 곧장 외포항에 가서 도다리를 샀습니다. 무려 자연산이었답니다. 항구 직판장이라 그리 비싸지도 않았습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얼른 쑥을 다듬고 무도 넣어 도다리쑥국을 끓였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한 숟가락 맛을 봤는데, 정말이지 이제까지 먹어본 도다리쑥국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산 도다리에 자연산 천연 쑥으로 끓인 요리였으니까요. 도다리살도 너무 부드러웠고, 쑥향은 가히 예술이었습니다. 맛을 결정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재료 그리고 제철음식이 가장 중요하단 점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실은 얼마 전 도다리쑥국이 먹고 싶어 동네 식당에서 먹은 적이 있었는데, 도다리도 싱싱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리 맛있지 않았고 특히 쑥향이 거의 나지 않았었지요. 이날 쑥을 캐다가 덤으로 캔 달래 나물로는 달래장을 했답니다. 역시 기가 막힌 밥도둑, 그리웠던 그 맛이었지요.

저절로 나른해지는 요즘 같은 날, 동네 뒷산에 산책 나가 쑥을 캐셔서 도다리쑥국을 드셔보면 어떨까요? 지금을 놓치면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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