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갑] 4년만의 재도전-TV조선 출신 신인... 모두 주목한 잠실4동 아파트
32년 민주당 당선 못한 보수 텃밭... 조재희 "또 정치 신인이냐" -박정훈 "힘있는 여당 후보"
▲ 양당 송파갑 후보들이 모두 스윙 지역으로 꼽은 잠실4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양쪽 유세차가 교차하고 있다. ⓒ 김성욱
2020년 총선 미래통합당 김웅 51.20% - 민주당 조재희 48.02%
2016년 총선 새누리당 박인숙 43.98% - 민주당 박성수 41.66%
2012년 총선 새누리당 박인숙 52.75% - 민주당 박성수 43.80%
2008년 총선 한나라당 박영아 61.61% - 민주당 정직 35.77%
2004년 총선 한나라당 맹형규 54.06% - 열린우리당 조민 38.88%
서울 송파갑은 무려 32년 동안 국민의힘 계열이 국회의원을 독식한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다.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 간격이 크게 좁혀지긴 했지만(2016년 2.32%p·2371표차 - 2020년 3.18%p·3614표차), 잠실4동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보수색 짙은 주민들이 밖으로 떠난 영향이 컸다는 게 지역 정계의 중론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는 송파갑 현역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0선'인 민주당 조재희 후보와 국민의힘 박정훈 후보가 맞붙게 됐다. 민주당은 공천 파동이 불거진 지난 2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송파갑 출마를 공개 요청하기도 했지만,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 귀환을 바란 임 전 실장의 거부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총선 때 검사 출신 정치신인 김웅 의원을 배치했던 데 이어 이번엔 TV조선 출신 정치 신인 박정훈 후보를 양지에 꽂았다.
4년만의 재도전 vs. TV조선 출신 신인… 모두 주목한 잠실4동의 아파트
▲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갑 후보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4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정문 입구에서 유세차에 올라 유세를 벌이고 있다. ⓒ 김성욱
조재희 민주당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삶의질향상 기획단 기조실장·노무현 대통령 국정과제비서관·문재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등을 지낸 인사로, 4년 만에 송파갑 재도전에 나섰다. 조 후보는 지난번 총선에서 48.02%·5만4704표를 얻어 김웅 국민의힘 의원(51.20%·5만8318표)에게 3.18%p·3614표차로 석패했다. 개표 중반 한때 조 후보가 앞서가기도 했지만, 당시에도 승부처였던 잠실4동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서 개표 후반 결과가 뒤집혔다.
조 후보는 본투표를 이틀 앞둔 8일에도 서울 송파구 잠실4동의 A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유세를 펼쳤다. 조 후보는 유세 뒤 <오마이뉴스>와 만나 "A아파트는 근래 민주당에 6대 4로 유리한 쪽이었는데, 지난 총선 때 종부세 해당 아파트가 되면서 오히려 4대 6으로 졌다"라며 "A아파트에서 진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고 했다. 조 후보는 이날도 A아파트 주변에 부족한 중학교를 유럽형 첨단학습공간으로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주된 내용으로 캠페인을 펼쳤다.
조 후보는 "최근 정권 심판론으로 이곳도 4년 전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조 후보는 "30년 송파 주민이자 총선 재수로 내가 지역 사정에 더 밝다"라며 "국민의힘은 '송파갑은 아무나 공천해도 이긴다'는 생각으로 지역에서 고작 한두달 활동한 신인들을 연속해서 공천하고 있다"고 했다.
▲ 박정훈 국민의힘 송파갑 후보가 8일 서울 송파구 풍납1동의 한 아파트에서 유세차에 올라 유세를 벌이고 있다. ⓒ 김성욱
조 후보의 지적은 상대 측인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 이력과 관계가 깊다. 박 후보는 TV조선에서 2023년 12월 21일까지 자신의 이름을 딴 <박정훈의 정치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27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으로, 언론을 떠난 지 불과 한 달도 안된 지난 1월 12일 송파갑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후 지난 2월 14일 당으로부터 단수공천을 따냈다.
박 후보는 이날 풍납1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 문화재인 풍납토성과 삼표레미콘 공장으로 막힌 지역 개발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야당 후보로는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없다"라며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대통령과 소통해 상권과 부동산을 살리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 과정에서 "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오랫동안 정치부 기자로 인연을 맺어왔기에, 제가 오 시장에게 빚을 받을 게 많이 있다"라면서 "오 시장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개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박 후보 역시 조 후보와 마찬가지로 잠실4동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유세 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송파에 온 지 얼마 안됐어도, 지역 현안은 제가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라며 "잠실4동의 A아파트는 6800세대나 되는데, 중학교가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인근 유수지에 중학교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조 후보는 유수지에 어떻게 학교를 짓냐고 하지만, 땅이 거기뿐이고 요새는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잠실4동에는 조 후보와 박 후보가 모두 주목하고 있는 A아파트 외에 현재 1800세대 규모 아파트와 26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지어지고 있다. 잠실4동과 송파갑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송파갑 사전투표율 '33.47%', 전국평균 상회… 본투표는?
양쪽 후보는 공히 "투표하는 쪽이 이긴다"라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송파갑의 사전투표율(33.47%)은 전국 평균(31.28%)을 상회했다. 송파구의 선거인수는 56만 5072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다음은 최근 송파갑의 여론조사 결과다.
박정훈 38.6% - 조재희 32.2% /3월 22~27일 실시, 한국경제 의뢰, 피앰아이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모바일 웹 조사 방식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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