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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택시 타고, 또 다른 '통영'을 만나다

일상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여행

등록|2024.04.23 15:06 수정|2024.04.23 15:06
통영에 가면 하늘 위에도 길 위에도 바다가 있습니다. 온통 바다인 통영에 가면 갈매기도 노래합니다. 바다 품은 통영을 온전히 느끼기 그만인 것이 통영 관광 해상택시입니다.

도남관광단지 해양스포츠센터에서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고 달보드레 쉼터에서 해상택시에 올랐습니다. 해상택시는 승객 20명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해상택시에 오르자, 하늘과 바다는 쌍둥이처럼 푸른 빛으로 우리를 반깁니다.

천천히 항구를 빠져나가며 갈매기 날갯짓 형상의 통영국제음악당과 리조트 등을 스쳐 갑니다. 저만치 연필 등대가 보입니다. 짙푸른 바다를 헤쳐가자 하얀 물결이 택시를 따라옵니다. 바람마저 달곰합니다. 음악당 등을 뒤로 하고 한산도를 지나갑니다.
  

▲ 통영 해상택시를 타면 바다 품은 통영을 새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 김종신


마치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는 해상택시 덕분에 덩달아 몸과 마음도 푸른빛으로 가득 채우는 듯합니다. 한산도와 추봉도를 잇는 400m 추봉교 다리 아래를 지납니다. 저만치에 고기 잡는 즐거움을 위해 귀어한 분이 보트를 타고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 통영 해상택시에서 바라본 도남관광단지와 연필등대. ⓒ 김종신


추봉도에 이릅니다. 이곳에는 청소년 체험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순신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유적이 가득한 한산도를 중심으로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돌아보고(순신·巡新),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양 치유 자원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順身)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통영 추봉도 몽돌햐수욕장 ⓒ 김종신


먼저 통발 체험에 나섰습니다. 미리 놓았던 통발을 건져 올렸습니다. 제가 든 통발은 게 한 마리뿐이지만 일행 중에는 낙지를 잡은 이도 있습니다. 근처 몽돌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아직은 상설로 운영하는 식당이 아닙니다.

머리 허옇지만 건강한 지역 주민들이 차려주는 상차림은 상다리가 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해산물이 상에 올려져 차려지는 동안 입안에 행복한 침샘이 가득 고입니다. 두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곳 현지에서 기르고 잡은 것으로만 올라왔다니 더욱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숭늉처럼 맨 마지막 이곳 갯벌에서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국을 시원하게 들이킵니다. 해장하는 듯 몸 안의 찌꺼기가 물러나는 듯합니다.
  

▲ 통영시가 추천하는 걷기 좋은 길 18선 중 하나인 <추봉도 와다리길>. 봉암몽돌해수욕장에서 한산사를 거쳐 포로수용소 터를 지나 예곡마을에 이르는 3.5km입니다. 외다리 길은 섬의 와달봉 아래에 있는 조그만 외딴 마을이라 해서 일컬어졌다고 합니다. ⓒ 김종신


식후 커피 한 잔. 위로 올라가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청해 마십니다. 창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은 덤입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고 봉암 몽돌해수욕장을 걷습니다. 작지만 아담한 주위 바닷길 산책로를 걷습니다.

예열을 마치고 통영시가 추천하는 걷기 좋은 길 18선 중 하나인 '추봉도 와다리길'을 걸었습니다. 봉암몽돌해수욕장에서 한산사를 거쳐 포로수용소 터를 지나 예곡마을에 이르는 3.5km입니다. 외다리 길은 섬의 와달봉 아래에 있는 조그만 외딴 마을이라 해서 일컬어졌다고 합니다.

초입은 시멘트 임도입니다. 시멘트가 끝나면 산림이 빽빽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나무 틈새로 죽도, 용호도가 손짓합니다. 걷는 오른편으로 내내 섬들이 점점이 이어져 바다 풍경에 취하는 길입니다.

걷는 동안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까지 시원한 파노라마를 선물 받습니다. 기분 좋게 땀 흘릴 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포로수용소 터를 지나 예곡마을에 이릅니다. "왔노라! 보았노라!통했노라!"라는 탄성이 절로 입에서 터져 나옵니다.
   

▲ 통영해상택시에서 바라본 한산도 제승당 ⓒ 김종신


다시금 해상택시에 오릅니다. 이번에는 한산도 제승당으로 향했습니다. 일본 오사카를 응시하는 거북선을 형상화한 등대를 지나면 제승당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곳을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아늑합니다. 바다가 하늘과 이어져 병풍처럼 다가옵니다. 평화롭습니다.

제승당을 뒤로 하고 출발했던 해양스포츠센터 달보드레 쉼터로 돌아왔습니다. 초록이 손짓하는 바다와 하늘을 보면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일상 묵은 때를 씻었습니다. 초록빛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개운합니다.

▣ 통영 해양스포츠센터
위치 : 경남 통영시 도남로 269-20
영업시간 : 매일 10:00~20:30
이용요금 : 통영밤바다 야경투어 25,000원 /미리 배워보는 생존수영, 신나는 물의나라 20,000 원 / 한산대첩 승전항로 코스 25,000원 / 연대도 만지도 코스 38,000원 / 추봉도 몽돌해변 코스 38,000원
문의전화 : 055-644-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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