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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미지 완전 망했다" 성토 쏟아진 국힘 토론회

여의도연구원 주최 토론회, 김종혁·김재섭 등 쓴소리... 윤재옥 "잘 들었다"면서도 동의 안 해

등록|2024.04.25 16:20 수정|2024.04.25 16:20

▲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격노해야 될 게 대통령인가? 국민인가?" -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이 당을 직격하고 나섰다.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 현장이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당뿐만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쓴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한 국민의힘은 내부 성찰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를 연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목소리들이 실제 당의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앞서 김종혁 부총장은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의 일원으로 '당 혁신을 위한 요청문'을 전달했지만 사실상 묵살된 바 있다.

김종혁 "경제 어려운데 '죄송하다'는 경제 관료 한 명도 없다"

김 부총장은 "이번에 경험했던 역사적인 대패배에 대해서는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좌우하는 거는 무슨 콘텐츠가 아니라 스타일과 태도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라고 회고했다. 현장에서 "'나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싫다' '대통령의 태도가 싫다' '대통령 부부의 어떤 그런 모습이 싫다'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더라"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일각에서는 '5.4%p밖에 차이 안 난다' 이렇게 위안을 삼는다. 완전히 틀린 얘기"라며 "왜냐하면 서울에서 약 6%p 차이가 났다. 인천은 약 9%p 차이가 났다. 경기도는 12%p 차이가 났다"라고 꼬집었다. "영남 지역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전체 표수를 보면 5.4%p 정도로 우리가 진 거로 보지만 실제로 수도권에서 전멸한 것"이라며 박수영 의원이 본인의 SNS에 올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어 "이 추세대로 하자면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나 그다음에 대통령 선거나 또 그다음에 있을 총선에서 저희가 비전이 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거를 치르면서 명함을 돌리면서 상가들을 돌면서 느낀 현장의 분위기"라며 "추락하는 경제와 나몰라라 정치"를 지적하기도 했다. "현장에 가게들을 들어가 보면 행복한 소상공인들이 한 명도 못 봤다"라며 "그런데 우리는 무슨 '수출이 더 잘 되고 있다' 이런 얘기만 맨날 한다"라는 것.

그는 "누구라도 나와서 '여러분들의 고민에 대해서 저희 정말 공감합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얘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용산의 경제수석이 됐든, 아니면 우리 경제 관료들이 나와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얘기하는 거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이미지 완전 망했다... '격노' 흘리는 용산 사람들 누군가?"

이어서 그는 "이게 진짜 더 불편한 진실"이라며 "우리는 PI(Presidential Identity)가 완전히 망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이기 때문에 PI를 정말 열심히 해야 된다. 대통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라며 "그런데 지난 2년간 우리는 속된 말로 망했다. 하나도 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

김 부총장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미지 그 선거 치르면서 다 보셨잖느냐"라며 "'이재명·조국씨 잘못한 거 알지만 그 사람들보다 대통령이 더 싫어' 이런 얘기하는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른바 '대파 논란' 때도 "공세가 계속 펼쳐지고 있는데 아무런 방어를 못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언론에서 왜 그렇게 뻑 하면 '대통령이 격노한다'는 그런 표현이 나오느냐?"라며 "격노해야 될 건 국민인데, 맨날 방송의 자막은 '대통령의 격노'"라고 비판했다. "그런 단어 흘리는 용산의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겠다. 아니, '대통령이 격노한다'고 나가면 그걸 보는 국민들이 좋으냐? 행복한가?"라고 따져 물은 것.
 

▲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인(오른쪽부터), 김종혁 조직부총장 등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김 부총장은 대통령의 이미지가 이렇게 추락한 것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 탓이 아니라 "2년 내내 누적된 결과"라며 "대통령이 우리의 얼굴인데 그 이미지가 그렇게 추락돼 있어서 그걸 어떻게 해야 될지, 이 부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선거도 정말 힘들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재명 대표 지금 재판 받고 있잖아, 조국 대표는 부인이 구속도 됐었잖아, 그런데 대통령 부부는 뭐야?' 이런 얘기들 많이 하시더라"라고 선거 당시 분위기를 전하며 "전략적 오판이다. '이조 심판'은 하나도 안 먹혔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신들은 심판 안 받았잖아' 이런 분위기가 널리 팽배해 있어서, '이재명·조국 심판하자'가 정말 공허하더라"라는 이야기였다.

그의 발언은 "대단히 죄송하지만, '영남 자민련'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저희 당의 미래가 없을 것 같다"라며 "영남에 계신 우리 당선자들께서 일부러라도 자기 희생을 좀 해 주셔야 한다"라는 요구로 마무리됐다. "당의 얼굴도 그렇고, 모든 것들에서 좀 지금과 달라진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의 사랑을 다시 받기 어렵다"라는 제언이었다.

김재섭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

서울특별시 도봉구 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자는 "여의도연구원에서 개최하는 행사인 만큼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성토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라며 "선거 중에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단 하나도 내용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이 우리의 싱크탱크"라며 "선거를 지휘해야 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하는데, 언론기관에서 나오는 여론조사 내지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평가 말고는 제가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선거 기간에 여의도연구원은 무엇을 했는지 한번 여쭙고 싶다"라며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다 비슷한 생각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저희가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90석이 나오든, 100석이 나오든, 150석이 나오든 뭔가를 알아야 캠페인을 하는데 아무것도 주지 않은 상태"라며 "언론에서는 '서울은 분위기 좋다' '경기도는 안 좋다' '전반적으로 분위기 안 좋다' 그걸 가지고 어떻게 미시적인 전략들을 짜겠느냐?"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상황은 있었겠지만 저는 책임방기였다고 생각한다"라며 "90석이라는 내용이 나와서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면, 혼란스러운 대로 저희는 또 선거 준비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후보 개개인들이 이 센 (정권 심판) 바람을 연구하고 또 분석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역량도 부족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당선자는 선거 참패 이후 당의 안일한 인식을 꼬집은 뒤 "'강북에서 어떻게 당선됐냐?' '거기 험지인데 어떻게 당선됐냐?' 물어보셨을 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굉장히 현상적인 이야기만 드리면 우리 당이 하는 거 거의 반대로만 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이조 심판' 얘기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았다.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 4년 동안 한 번도 저 걸지 않았다"라며 "수도권 민심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중앙당으로부터 계속 내려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개개인의 후보들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좀 개편이 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 수도권에서 정치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된다"라며 "이분들이 내시는 목소리들을 조금 더 당에 직접적으로 가닿을 수 있도록 그 통로를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윤재옥 "잘 들었다"라면서도 '안일하다' 지적에 동의 안 해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토론회를 지켜 본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토론자들께서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하는 말을 잘 들었다"라며 "지적한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 당이 앞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데 좋은 약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거 패배 후에도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설이 흘러나오는 등 당이 '도로친윤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여러 경로로 나오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에 "여러분이 기대하고 말씀하시는 내용을 종합해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할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원내대표는 당선된 의원의 집단지성 통해 답 찾으면 된다"라는 정도로 답을 갈음했다.

원내대표 관련 질문이 재차 나왔으나, 그는 "출마를 누가 할 것인지 아직까지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공식적으로 후보 등록하고, 후보들 중에 과연 이 상황에서 누가 가장 원내대표로서 적임자인지는 당선된 의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선자들의 선택에 맡기며 구체적인 답을 피하는 모양새이다.

또한 패배 후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김재섭 당선자의 평가에 대해서도 "그거는 개인적인 입장"이라며 "생각이 다를 수 있다"라고 거리를 뒀다. "당이 선거에 지고 나서 정리하는 절차라든지, 시간이라든지, 종합해서 보면 더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라며 "이 시점에서 어떤 상황을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정리되고 어느 정도 가르마가 타지고 난 뒤에 평가해 주면 된다"라고도 부연했다. 사실상 김 당선자의 지적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토론회 개최 시점 자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점이 늦다, 빠르다'도 역시 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의도적으로 늦게 한 것도 아니고, 여러 일을 하다보면 선후가 있다"라고 말했다. "필요한 시점에 당의 공식 기구를 통해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렇게 이해해주면 고맙겠다"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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