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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탈당' 요구하는 한동훈 팬덤... 재등판설 '솔솔'

황우여 '전당대회 연기' 시사하자 한동훈 복귀설에 힘 실려... 당내 일각 불편한 시선도

등록|2024.05.08 15:06 수정|2024.05.08 15:06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당으로서는 특정인(한동훈)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할 수는 없다."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를 시사한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설과의 연계를 부정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물리적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당초 '6월 말, 7월 초'로 예상됐던 시점보다 전당대회가 늦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자 여권 일각에서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공정한 전당대회 관리를 내세우며 이같은 의혹에 재차 거리를 뒀다.

황우여 "한동훈과 전당대회 결부? 동등하게 대우해야"

황 비대위원장은 8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전당대회를 절대로 미루는 게 아니다. 빨리 아주 잘 마치고 (본업에) 복귀하는 것이 제가 원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려면 요건을 맞추는 필요 시간이 38일이다"라고 답했다.

특히 "만약에 이제 여러 가지 룰을 바꾼다 할 때는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되고, 토론해야 되고, 의견 수렴을 해야 되는데, 저로서는 이렇게 6월 말로 했다가는 약속을 못 지킬 수가 있다"라고도 이야기했다. 현행 '당심 100%'로 규정되어 있는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도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그는 "야당이 8월 전당대회를 하잖느냐.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8월 전에 하면 너무 늦는 건 아니다"라며 "절대로 그렇게 일부러 늦출 필요는 없다"라고 부연했다. "일을 하다 보면 늦어질 수가 있는데, '왜 지연했느냐' 또 '지연하는 의도가 뭐냐' 이런 물음이 계속 꼬리를 문다"라며 "실제로 하다 보면 7월 초가 될 수도 있고 7월 중순이 될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 여부와 관련해서도 "특정인 문제와 전당대회를 결부하는 거는 글쎄, 어느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당으로서는 그렇게 특정인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할 수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모든 후보나 나오려는 분들 또 나오겠다고 검토하시는 분들을 동등하게 대우를 하고 잘 예우를 해야 한다"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특혜를 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한 갈등 겪으며 지지층 분화... 물밑에서 움직이는 한동훈
 

▲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황 비대위원장의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설이 자꾸 제기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그의 '팬덤'이 그를 재소환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하는 영상의 실시간 댓글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데려오라' 류의 의견들이다.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내상을 입었지만, 잃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본인을 향한 지지층을 다수 확보했다. 이 지지자들 중 상당수는 기존의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의 팬덤과는 구분되는 이들이다. 소위 '윤한 갈등' 국면을 겪으면서, 지지층이 명료하게 분화된 것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민의힘 탈당을 보류하거나 새롭게 입당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곧 있을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준비 과정에서 '비선' 조직이 움직였다는 논란이 인 것도 한몫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측에 국무총리 인사 추천을 부탁했다거나,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적합성을 놓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는 <한국일보>의 보도가 여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 대통령을 '보수 궤멸자'라고 지칭하며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데, 이 역시 사실상 한동훈 팬덤이 주도하는 모양새이다.

이 팬덤의 규모와 응집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대권주자'로서의 지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진영과 성향을 막론하고 정치권과 여러 언론이 이번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보다 용산 대통령실을 꼽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 전 비대위원장 본인도 재등판을 위해 몸을 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직 비상대책위원들과의 만찬에 이어 당직자들과 저녁식사를 갖는가 하면, 수도권 낙선자를 중심으로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MBN 보도에 따르면, 이상민 의원과도 조만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이 직접 등판할 수도,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다른 '비윤' 당권주자와 연대할 수도 있지만, 어떤 형태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존재가 이번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불편한 시각 드러내는 당 일각
 

당선자총회 참석한 임종득임종득 국민의힘 당선인(두번째 줄 가운데)이 4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국가안보실 2차장 출신으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핵심 관계자이다. ⓒ 남소연


그러다 보니 전당대회 연기, 그리고 한동훈 등판설이 이와 연계되는 데 대해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대체로 잠재적 당권 혹은 대권주자이거나 '친윤계'의 반응이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선출되지 않고 임명직에 불과한 비대위원장이 당헌, 당규에 손대는 건 월권"이라며 "그냥 욕심 부리지 마시고 그건 선출된 당대표에게 맡기고 정해진 당헌, 당규대로 전당 대회 관리만 신속히 하시라"라고 지적했다.

다른 글에서도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대표나 된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 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 할려고 하니 참 가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등록하지 않은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이라며 "후보의 공천에서부터 시작해서 선거의 캠페인은 당이 주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훈 한 사람의 책임이라고 저는 주장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왜곡이 되고 국민들이 우리의 공천 모습을 바라보면서 '감동이 없다, 뭐하다'고 지적할 때 저는 그런 지적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회고했다.

특히 "당직선거에 나오는 것을 누가 나와라 나가지 말라 말할 수 있겠느냐? 그것은 오로지 나가는 그 당사자가 판단하고 할 문제"라면서도 "이번에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라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작지만 저도 10명 중에 한 사람인 공관위원으로서,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라고 적었다. "당을 위해서, 또 우리 국민을 위해서 조금 더 큰 정치적 기여를 하고 싶은 욕망을 접은 것, 이번에는 아니다라고 한 것은 바로 거기에 배경이 있었다"라는 이야기였다.

나경원 당선자는 전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연기와 관련해 "당선자 총회에서 토론한 이야기가 있으니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당시 당선자 총회는 조속한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 지도부를 출범시켜 당을 안정화하자는 쪽으로 중지가 모였다.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들과 충분히 논의해 잘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라고 했지만, "당선자 총회에서 황우여 비대위는 '관리형 비대위'로서 역할을 해달라, 한마디로 전당대회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던 점을 다시 상기시킨 것이다.

또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에 대해서는 "한동훈 위원장이 이번에 선거 때 수고 많이 했다"라며 "이런 부분은 본인의 판단이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예측하는 것조차도 적절하지 않지 않나, 아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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