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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팔레스타인, 정회원국 자격 충분히 갖춰"

안보리에 "정회원국 가입 긍정적 검토" 권고... 미국, 또 반대

등록|2024.05.11 11:20 수정|2024.05.11 11:20

▲ 유엔 총회의 팔레스타인 정회원국 가입 지지 결의안 가결을 보도하는 영국 BBC방송 ⓒ BBC


유엔 총회가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긍정적으로 재고할 것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 총회는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3표와 반대 9표, 기권 25표로 가결했다고 AP통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번 결의안은 팔레스타인이 유엔 헌장에 따라 정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췄으며, 안보리가 팔레스타인의 정회원국 가입을 긍정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이 오는 9월부터 유엔 총회 회의와 유엔 기구가 주최하는 여러 회의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외적인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총회 투표권은 여전히 주어지지 않는다. 정회원국은 아니지만 현재 옵서버 국가인 팔레스타인의 유엔 내 지위를 더 승격해 주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유엔 정회원국이 되려면 안보리와 총회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 먼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개 이사국이 찬성해야 하고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 안보리를 통과한 뒤에는 유엔 총회에서 전체 193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 "나치에 문 열어 주는 격"... 팔 "계속 노력"

앞서 안보리는 지난달 18일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 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표결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회원국이 되려면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 대사는 이날도 반대표를 던진 후 연설에서 "우리는 유엔의 정회원국이 되기 위한 절차가 있다는 것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라며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협상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이 외교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독립 국가로서의 물리적 국경 등 중요한 문제들을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라드 에라드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도 "악을 막기 위해 설립한 이 기구가 테러국가가 자신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라며 "유엔이 오늘날의 나치에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소형 파쇄기를 손에 들어 유엔 헌장을 파쇄하면서 "여러분이 유엔 헌장을 갈기갈기 찢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결의안을 지지한 회원국들에 감사하다"라며 "팔레스타인은 안보리의 동의를 얻어 유엔의 정회원국이 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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