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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어머니회' 사라지는데... 서울시의회는 활성화조례 추진?

서울초등학교 약 60%에서 '학부모 교통봉사' 사라져... 구청의 교통안전지도사 지원 확대 원인

등록|2024.05.14 17:53 수정|2024.05.14 18:54

▲ 서울 동작구에 있는 A초등학교가 최근 보낸 가정통신문. ⓒ 교육언론창


"2024년 3월부터 기존 학부모님들의 의무 순번 배정 교통봉사활동(녹색어머니회 교통봉사)을 종료합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2월 23일 서울 동작지역 A초등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이다. 이 학교는 통신문에서 "2024년에는 동작구청에서 운영하는 등굣길 안전지원단(교통안전지도사)으로 선발된 6분께서 녹색 교통봉사 활동을 하게 됨에 따라 기존 학부모님들의 교통봉사 활동을 대신하게 된다"고 녹색어머니회 폐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녹색 알바'도 사라지는 상황

14일 교육언론[창]이 확인한 결과 서울지역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동원 교통봉사활동 조직인 '녹색어머니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지역 상당수 구청에서 교통안전지도사 등을 초등학교에 보내는 제도를 진행함에 따라 서울지역 60% 가량의 초등학교가 녹색어머니회 학부모 교통 동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가 자기 주머니를 털어 녹색봉사인력을 사는 이른바 '녹색 알바'도 함께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사노조가 서울 25개 자치구 초등학생 등굣길 안전을 위한 정책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전체 자치구가 교통안전지도사를 채용해 학교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서울 중구, 동작구, 성동구가 교통안전지도사 배치율이 가장 높았다.

9개 초등학교가 있는 중구는 교통안전지도사를 모두 54명 지원해 학교별 평균 배치인원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동구와 동작구도 학교별 평균 배치인원은 각각 4.65명과 4.5명이었다.

서울교사노조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통안전지도사가 충분히 배치된 중구, 동작구, 성동구 지역 초등학교 49곳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녹색어머니회를 없앤 상태라고 한다.

반면, 교통안전지도사 배치율이 낮은 곳은 마포구(학교별 평균 지원 인력 0.05명), 은평구(0.4명), 중랑구(0.5명)였다.

이 세 지역 88개 초등학교 상당수는 여전히 학부모들을 동원하는 녹색어머니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울교사노조의 설명이다.

서울교사노조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는 2023년 녹색어머니연합회에 7587만1000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담인력 14명을 채용할 수 있는 예산"이라는 게 서울교사노조의 설명이다.

서초구 또한 올해 2520만원을 녹색어머니회 서초·방배 연합회에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해놓았다. "이는 전담인력 5명을 채용할 수 있는 예산"이라는 게 서울교사노조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회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강남, 서초구처럼 녹색 어머니회를 서울시 전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녹색어머니회 활성화(지원) 조례'를 주친하고 있다.

"녹색어머니회 활성화 조례? 시대 안 맞는 행동"

이에 대해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은 "많은 자치구에서 교통안전지도사를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상당수 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중단하고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녹색어머니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조례를 만든다는 것은 학부모 동원을 가속화시키는 시대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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