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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투척' 인천, 홈 5경기 응원석 폐쇄... 중징계 폭탄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서 인천 징계 확정... 상대 골키퍼 백종범 '벌금'

등록|2024.05.17 09:18 수정|2024.05.17 09:18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 선수들이 지난 11일 경기 도중 충돌하고 있다 ⓒ 프로축구연맹


그라운드 집단 물병 투척 사태가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중징계를 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은 16일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인천 구단에 홈 5경기 응원석 폐쇄와 제재금 2천만 원을 부과했다.

연맹은 "경기 규정 제20조 제6항에 따라 홈팀은 경기 중 또는 경기 전후 홈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있다"라며 "이번 건은 소수의 인원이 물병을 투척한 과거의 사례들과 달리 수십 명이 가담하여 선수들을 향해 집단적으로 투척을 했기 때문에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봤다"라고 밝혔다.

인천, 홈 5경기서 응원석 비워야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이 2-1로 승리하자 서울 골키퍼 백종범은 인천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를 했고, 이에 자극받은 인천 팬들이 집단으로 물병을 던졌다.

서울의 기성용은 팬들을 말리려고 다가갔다가 물병에 급소를 맞고 쓰러지면서 큰 부상을 당할뻔했다. 양 팀 선수들은 쓰러진 기성용을 보호하기 위해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온몸으로 물병을 막아내기도 했다.

인천은 13일 사과문을 올리고 홈 2경기에서 응원석을 폐쇄하기로 했으나, 연맹으로부터 더 큰 징계를 받게 됐다.

이로써 오는 25일 광주FC전, 29일 울산 HD전, 6월 23일 포항 스틸러스전, 6월 30일 강원FC전, 7월 5일 김천 상무전을 홈 응원석을 비우고 치르게 됐다. 이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전체 1만8159석 가운데 5천 석에 해당하는 규모다.

과거에도 프로축구에서 팬들의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 사건이 벌어진 바 있지만, 이번에 인천에 내린 징계와 제재금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울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관중 소요 사태로 간주돼야 한다"라며 "인천 서포터즈는 지난 수년간 서울 선수단을 향해 욕설과 비난 등 위협 행위를 저질러 왔고, 기성용과 김진야를 비롯한 서울 선수들은 인천 원정 경기와 관련해 장기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응원석과 골대 사이가 가깝고, 선수단 버스에 일반 팬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구조적으로 충돌 위험성이 있다"라며 "인천 서포터스의 돌발적인 폭력 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인천 팬들 자극한 백종범도 징계... 서울 팬들 '반발'
 

▲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 골키퍼 백종범 ⓒ 프로축구연맹


서울은 백종범의 행위에 대해서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승리 세리머니"라며 "기존에도 유사한 세리머니가 있었는데, 일관성과 형평성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변호했다.

그러나 연맹은 인천 팬들을 자극한 백종범에게도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제재금 700만 원을 부과했다.

백종범도 당시 물병 투척 사건이 벌어진 직후 "후반전 시작부터 (인천 팬들이) 내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욕을 하고, 계속 부모님 욕을 하기도 했다"라며 "흥분해서 그런 동작이 나온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반면에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성명을 통해 "백종범에 대한 징계를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지금까지 서울 팬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친 오현규(전 수원), 수원 팬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쳤던 나상호 등 어느 서포터즈도 세리머니를 했던 상대 선수에게 물병을 던지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연맹도 상대 팬들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줬던 선수들에게 그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라며 "연맹은 '도발 세리머니'를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경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던 '경기의 일부'로 인정해 왔다"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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