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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 붕괴-꼴찌 추락 위기, '5월 동주'가 돌아온다

23일 만의 1군 복귀전... 한화 문동주, 달라진 모습 보일까

등록|2024.05.21 13:22 수정|2024.05.21 13:22
꼴찌 추락의 위기에 몰린 독수리 군단을 구하기 위하여 문동주가 돌아온다. 5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한화는 문동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지난 4월 28일 두산전 이후 약 23일만의 1군 복귀전이다.

문동주와 한화 모두에게 더할나위없이 중요한 시점이다. 문동주는 2023시즌 지2023년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리그 신인왕을 거머쥐고 한화 마운드의 희망으로 찬란하게 떠올랐다. 한화 이글스 출신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지난 2006년 류현진 이후 무려 17년 만이었다.

또한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되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연이어 호투하며 한국 야구의 차기 에이스로 자리메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시즌들어 문동주는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2024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8.78이라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졌다.

피안타율이 무려 .380,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2.21까지 올랐고,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할만큼 세부 내용도 좋지 않았다. 특히 가장 직전 등판이었던 두산전에서는 3.1이닝 3홈런 10피안타로 난타당했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실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계속되는 부진에 한화는 결국 문동주를 퓨처스로 내려보내며 구위를 가다듬게 했다. 문동주가 올시즌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에이스급 성적을 기대했던 한화로서는 예상치못한 곤혹스러운 결과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대하여, 지난해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을 소화하며 KBO리그와 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많은 공을 던진 체력적 부담과, 그로 인하여 올시즌 준비가 다소 늦어진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문동주가 부상이나 몸상태에 다른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문동주는 올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은 150㎞대를 넘기는 것 몸상태는 정상이었다. 26.2이닝 동안 볼넷을 13개만 내주며 제구력에도 큰 이상은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의 퓨처스행을 결정하면서도 2군에 머무는 기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문동주는 퓨처스에서 실전 투구 대신 컨디션 관리에 초점을 두고, 구원으로만 1차례 등판하여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몸상태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동주가 빠져있는 동안 한화는 더욱 어려운 상황까지 몰렸다. 한화는 21일 현재 17승 1무 28패(승률. 378)로 리그 9위에 그치고 있다. 시즌 초반 한때 선두권까지 치고올라갔던 기세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꼴찌 롯데 자이언츠(15승 2무 27패)와는 불과 반게임차이다. 한 경기만 패해도 롯데와 순위가 뒤집혀 꼴찌로 추락할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당초 올시즌을 앞두고 탄탄한 선발진이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한화는, 문동주의 부진과 더불어 최근에는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와 펠릭스 페냐가 연이어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되면서 선발 마운드 공백이 극심해졌다. 5선발 자원이었던 김민우는 부상으로 이미 시즌아웃되었다. 현재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40까지 치솟았다. 한화는 현재 외국인 투수 교체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원조 에이스' 류현진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지난 주 우울하던 한화에 한줄기 희망을 남겼다. 류현진은 지난 주 2경기에 등판하여 14일 NC 다이노스전(5-5)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노디시전)를 기록했고, 19일 삼성 라이온즈전(12-2)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내며 팀의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그동안 부진과 호투가 반복되는 널뛰기 피칭을 거듭하던 류현진이 리그 2위와 3위팀을 상대로 모처럼 연달아 호투한 장면은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제는 '후계자' 문동주가 보여줘야 할 차례다. 한화는 이번주 공동 5위 LG-SSG와의 6연전을 치른다. 올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기대했던 한화는 현재 마지노선인 5강권과 7.5게임차이까지 벌어진 상태다.

여기서 선전하면 다시 5강싸움의 불씨를 되살릴수 있지만, 미끄러지면 꼴찌 밖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 6연전의 첫 경기 선발로 나서는 문동주가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한화의 팀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문동주의 복귀전 선발 상대는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0승 7패, 자책점 3.83, 한국시리즈 2경기 11.1이닝 1승 자책점 1.59로 선전하며 LG의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켈리지만, 올시즌에는 1승 5패 자책점 4.88로 저조하다.

LG가 올시즌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며 중위권에서 헤메고 있는 데는 디트릭 엔스(4승 2패, 자책점 5.37)과 켈리, 두 외국인 투수의 동반 부진이 적지않은 지분을 차지했다. 켈리는 그나마 지난 등판이었던 지난 14일 키움전에서는 비록 타선지원을 받지 못하여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6이닝 2실점으로 오랜만에 호투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남겼다.

LG 타선은 우승을 했던 지난 해만큼의 위용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대 투수들에게는 까다로운 팀으로 꼽힌다. LG는 팀타율 .282로 공동 2위(KT-두산)지만, 출루율(.371)과 도루(75개)에서는 모두 리그 1위다. 난이도가 높은 만큼 문동주의 현재 경쟁력을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하다.

현재로서 한화 선발진에서 류현진 다음으로 신뢰할수 있는 투수는 문동주가 되어줘야한다. 리그 3년차에 불과한 유망주에게 아직 무거운 부담일 수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에이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퓨처스에서 돌아온 문동주가 복귀전에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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