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손흥민, 완벽했던 첫 주장 '수행기'
[PL] 아시안컵 차출과 강행군에도 불구, 개인 통산 역대 3번째 10-10 달성
▲ 토트넘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완장을 차고 있는 동안, 저는 모든 것을 쏟을 것입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2023-24시즌 개막 전, 잉글랜드 전통 명가 토트넘 훗스퍼의 주장으로 임명됐던 손흥민의 당찬 다짐은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아쉽게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 자리를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아스톤 빌라에 헌납하며 좌절했으나 유로파 리그 진출을 자동으로 확정했다. 시즌 막판 4연패를 기록하며 동력을 잃었으나 검증되지 않았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지휘 아래 직전 시즌 8위에서 5위까지 순위 상승을 이뤄낸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만 플랜 A 전술에 대한 집착과 유동성이 시즌 막판까지 전혀 보이지 않는 부분은 다음 시즌 토트넘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는 가운데, 생애 첫 클럽 주장직을 완벽하게 수행한 손흥민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개인 통산 3호 10-10 달성, 클래스 입증한 '캡틴 손'
손흥민의 토트넘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권 획득에 실패한 데 이어, 핵심 자원이자 팀의 기둥이었던 해리 케인이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것. 팀 운영에 의문표가 따라붙은 상황 속,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의 선택을 받아 주장으로 임명됐다.
이런 상황 속, 아스널 레전드 폴 머슨은 "케인 없는 토트넘은 하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체질 개선에 나선 토트넘의 시즌을 비관했다. 우려 섞인 시선과 함께 시즌을 출발했던 토트넘과 손흥민은 반전을 이뤄냈다. 브렌트포드와 개막전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맨유-본머스를 차례로 잡아내며 2연승을 달렸다.
이어진 번리와의 경기에서 토트넘은 2-5 대승을 기록, 완벽한 상승 곡선을 그려내기 시작했고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해트트릭으로 완벽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후 손흥민은 아스널(무)-리버풀(승)과의 일전에서 3골을 폭발시키며 웃었고 9월 이달의 선수상을 기록, 커리어 사상 4번째 수상에 성공하며 웃었다.
이후 풀럼과의 경기에서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손흥민은 C.팰리스-맨시티-뉴캐슬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 리그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12월 한 달간, 리그 7경기 4골 4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1월 시작과 함께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아쉽게도 염원했던 아시안컵 트로피를 쟁취하지 못한 손흥민은 이강인(PSG)과의 불화설이 터지며 곤혹을 겪었으나, 소속팀 복귀 후 주장답게 흔들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팰리스전에서 유럽 통산 207호 골을 터뜨리며 아시아인 유럽 통산 득점 단독 1위에 등극했고 빌라-루턴 타운-아스널-리버풀을 상대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팀의 패배 횟수는 점차 잦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실패하며 시즌을 종료해야만 했다.
아쉬운 팀 성적에도 불구, 손흥민은 개인 통산 3번째 10골과 10도움을 기록하며 웃었고 개인 득점 8위(17골)에 오르며 웃었다.
개인 기록 경신과 함께 팀을 이끄는 능력도 환상적이었던 손흥민이었다. 팀 동료이자 스웨덴 대표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쿨루셉스키는 38라운드 번리전 종료 후 "매우 중요한 선수이자, 주장이다. 다른 모든 선수에게 모범이 된다. 우리는 그를 따르고, 최대한 그를 도우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손흥민의 주장 수행 능력에 찬사를 전했다.
이에 더해 측면과 중앙 수비를 겸하고 있는 에메르송 로얄은 "(손)흥민은 믿을 수 없이 쾌활한 선수다. 대한민국 출신이 아니라 브라질 선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라고 언급하며 토트넘 적응에 있어 손흥민의 지분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주장으로 임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38라운드 번리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우리 미래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이다! 맞다. 그는 우리 미래의 일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깊은 신뢰를 보냈다.
주장으로서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손흥민은 리그 종료에도 불구,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팀의 호주 투어에 참가한 것. 손흥민은 오는 22일(한국 시간) 오전 4시 55분 호주 멜버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후 6월 예정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싱가포르-중국) 일정을 소화하는 '지옥일정'을 앞두고 있다.
흔들리는 상황 속, 강행군으로 힘들 법했던 손흥민이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으며 주장으로서의 '리더십' 또한 훌륭했다. 2023-24시즌 역시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급의 실력을 선보이며 축구 팬들의 밤잠을 달아나게 한 훌륭한 축구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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