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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미생물, 온실가스 주범 메탄·아산화질소 동시 제거한다

[세상을 깨우는 발견] 충북대 연구팀, 유전체 분석으로 저산소 환경서 작동하는 매커니즘 규명

등록|2024.05.23 12:58 수정|2024.05.23 12:58

환경생태계에서의 단일 미생물에 의한 메탄산화 및 아산화질소환원혐기성 조건에서 생산된 메탄은 호기성 조건으로 확산되어 호기성 메탄산화미생물에 의해서 이산화탄소로 산화됨. 다양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는 혐기성 조건에서 환원되어 대기 질소로 방출됨.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함. 이번 연구를 통하여, 저산소 조건에서 단일 미생물에 의해 메탄산화와 아산화질소환원이 연동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함. ⓒ 충북대학교 이성근 교수


온실가스(Greenhouse gas: GHGs)의 증가로 인해 지구 평균 온도가 10년마다 0.2°C씩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를 동시에 분해하는 습지미생물이 발견됐다.

지구 역사상 현재 온난화 속도는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발견은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NRF, 이사장 이광복)은 23일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각각 25배와 298배 높은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라며 "이성근 충북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습지에서 서식하는 메탄산화미생물이 아산화질소 제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성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메탄(CH4)은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알케인 화합물로, 자연에서 혐기성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며 이산화탄소보다 약 25배 강력한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이다. 또 아산화질소(N2O)는 지구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약 298배 더 강력한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로, 자연에서 질산화 및 탈질 미생물 대사의 부산물로 생성된다고 한다.

통상 자연에서 호기성(공기 또는 산소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자라고 또는 살 수 있는 성질) 미생물이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산화하고, 혐기성(산소를 싫어하거나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성질) 미생물이 아산화질소를 대기 질소로 환원하면 온실효과가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에 의한 메탄의 산화는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아산화질소의 환원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것. 하지만 메탄산화균이 습지, 논, 산림 토양, 지열 서식지와 같은 저산소, 심지어 산소가 없는 혐기적 환경에서도 자주 관찰되어 연구자들에게 수수께끼로 여겨졌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이 교수 연구팀은 습지생태계 및 극한환경에서 서식하는 메탄산화미생물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아산화질소 환원효소를 가지고 있는 메탄산화미생물인 메틸로셀라 툰드라(Methylocella tundrae) T4 및 메틸아시디필룸 칼디폰티스(Methylacidiphilum caldifontis) IT6 유전자를 발견했다.

나아가 실험을 통해 메탄산화미생물이 혐기성 조건에서 산소 대신 아산화질소를 호흡(환원)에 이용해 성장할 수 있음을 입증해냈고, 이를 통해 낮은 산소 조건에서도 습지미생물에 의해 메탄의 산화와 아산화질소의 환원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이용해 생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 미생물에 의해 두 가지 핵심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가 동시에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 이성근 충북대학교 교수 ⓒ 한국연구재단 제공


이성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하면 자연·인공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메탄 및 아산화질소 감축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메탄산화균에 의한 아산화질소 제거 특성은 자연생태계 및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폐수 처리장, 농업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앞으로 산소 농도에 민감하지 않은 아산화질소 환원 균주를 개발하여, 호기적 조건에서 아산화질소 제거 활성을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추가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1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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