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FC서울 감독 김기동'으로 첫 방문하는 포항 스틸야드, 그의 모습은 어떨까?

[K리그 1] 오는 25일 포항과 서울, 리그 14라운드 맞대결

등록|2024.05.24 14:57 수정|2024.05.24 14:57

▲ 지난해까지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원할 것만 같았던 포항 스틸러스의 '전설' 김기동 감독이 적장이 되어 친정 '스틸야드'를 방문한다. 포항의 전성기와 부흥기를 이끌었던 그의 방문에 친정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주게 될까.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은 오는 25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4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홈 팀 포항은 7승 4무 2패 승점 25점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으며 원정팀 서울은 4승 3무 6패 승점 15점으로 리그 8위에 자리하고 있다. 포항을 방문하는 서울의 최근 상황은 다소 아쉽다. 직전 경기에서 대구에 패배한 서울은 홈 4연패라는 최악의 기록을 작성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홈팀 포항 역시 잠깐 흔들리고 있다. 포항은 직전 경기 김은중 감독의 수원FC에 0-1로 패배하며 11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아쉬운 패배 속, 2위 김천과 승점 동률과 함께 3위 울산에 승점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한 포항은 반드시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해야만 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워갈 수 있다.

서로 각기 다른 승리가 필요한 이유 속, 여기 포항 소속으로서 선수와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서 위대한 유산을 남겼던 한 남자가 이적 후 첫 친정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와 코치 그리고 감독까지, 포항 '그 자체'였던 김기동

바로 FC서울 김기동 감독이다. 포항 그 자체였던 그는 서울 이적 후 첫 스틸야드 방문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91년, 포항 선수로서 프로 생활의 시작을 알렸던 그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부천 SK(현 제주)로 떠났다. 포항에서 철저히 무명에 불과했던 김기동은 부천 이적 후 완벽하게 기량을 만개시키며 실력을 발휘했다.

부천에서 이을용, 남기일(허난) 감독과 함께 팀의 중원을 책임졌던 그는 K리그 통산 274경기에 출전, 17골 17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명품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부천에서 기량을 만개시켰던 김기동은 2003시즌을 앞두고 친정 포항의 부름을 받아 11년 만에 스틸야드로 복귀했다. 11년 전과는 완벽하게 달라져 있던 그의 위상과 실력은 포항의 전성 시대를 활짝 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김기동과 포항은 2007년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 FA 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달성했으며 이에 더해 2009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기록하며 웃었다. 완벽했던 복귀를 알렸던 그는 2011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를 선언, 정들었던 축구화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벗으며 완벽한 마무리를 알렸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2013년부터 16년까지 U-23 대표팀에서 코치 생활을 경험하며 기초를 갈고 닦았다.

이후 김기동은 2016년 9월, 최순호(수원FC 단장) 감독과 함께 코치 신분으로 강등 위기에 빠진 포항에 복귀했다. 그는 코치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이행, 팀의 강등을 막아내며 활약했다. 2019시즌 중반 성적 부진으로 최 감독이 떠난 가운데 소방수로 임명됐던 김기동은 코치 신분에서 벗어나 감독 신분으로 팀을 이끌며 포항의 부흥기를 함께 했다.
  

▲ 지난해 포항을 코리아컵 정상으로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9시즌 강등권에 추락했던 포항의 순위를 리그 4위까지 올려내며 실력을 입증했고 이듬해에도 리그 3위를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2021시즌, 리그 9위로 마무리하며 아쉬운 리그 성적을 기록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2022시즌 리그 3위와 함께 직전 시즌 리그 준우승과 10년 만에 코리아컵 우승을 일궈낸 김 감독은 줄어드는 지원과 재정 속, 변화무쌍한 대응책과 전술을 제시하며 포항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이제는 '적장' 김기동, 어떤 모습을 보일까

2024시즌을 앞두고 포항과 김 감독의 이별이 감지됐다. 사령탑 공백이 생긴 서울이 김 감독에 정식 제안을 건넨 것. 결국 포항은 선수와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 성공을 만들었던 김 감독과 이별했다.

포항은 김 감독의 빈자리를 구단의 또 다른 '레전드' 출신인 박태하 감독을 선임하며 공백에 대비했다. 포항은 우려와는 달리 박 감독과 함께 시즌 초반 연전연승을 기록하며 웃었고 리그 선두 자리를 사수하며 완벽한 리그 레이스를 보내고 있다. 반면 김 감독을 품었던 서울은 시즌 초반 흔들리며 리그 4승에 그쳤고 8위까지 추락하며 아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 지난달 13일, 서울 상암에서 첫 번째 대결을 펼쳤던 포항 박태하 감독과 서울 김기동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로의 운명이 엇갈린 상황 속, 포항과 서울은 시즌 두 번째 만남을 앞두고 있다. 서울 상암에서 열렸던 첫 만남에서 박 감독의 포항이 4-2의 완벽한 역전극을 일궈내며 웃은 가운데 두 번째 만남은 김 감독의 추억과 향수가 짙게 남아있는 포항 스틸야드에서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는 포항 감독이 아닌 '적장' 김기동으로 방문하는 스틸야드다. 김 감독은 포항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다가오는 25일, 포항과 서울의 맞대결을 관심 있게 지켜보자.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