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의사 오연상, 검사 최환, 부검의 황적준, 기자 신성호, 기자 윤상삼'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세상에 드러낸 주요 인물들의 직업과 이름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진실을 드러내는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인터뷰한 혹자는 그들이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정의감이 아니라 직업윤리와 상식에 따른 행동이었을 뿐이다" 의사는 본대로 이야기하고, 검사는 사건을 순리대로 처리하고, 부검의는 확인한대로 기록하고, 기자는 사실을 기사로 썼을 뿐이다.
이제 37년이 지난 또 다른 6월이 온다. 37년전 그들은 직업윤리와 상식을 지키기 위해 불안했던 시대에 자신의 직업, 신체적 안위, 가족들의 미래까지 걸었다. 오늘 우리는 직업윤리와 상식을 위해 무엇을 걸수 있는가. 가장 크게 걸수있는 것은 자신의 현재 직위일 뿐이다.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직업윤리와 상식을 쉽게 지킬수 있을까?
1987년 1월 17일 동아일보 김중배 논설위원은 '하늘이여, 땅이여, 사람들이여. 저 죽음을 응시해주기 바란다. 저 죽음을 끝내 지켜주기 바란다. 저 죽음을 다시 죽이지 말아주기 바란다'라고 사람들의 양심을 자극했다. 2024년 오늘 우리는 이 칼럼에 양심을 자극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오늘 하나의 작은 양심에라도 불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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