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카라' 동물학대 의혹에 후원중단 봇물... 폭로한 노조의 호소

[스팟인터뷰] 김나연 카라지회 회계감사 "남아서 같이 싸워달라"... 어제 하루만 170여명 탈퇴

등록|2024.05.28 18:22 수정|2024.09.26 14:04
동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가 구조동물을 상대로 폭행 등 학대를 해온 이아무개국장을 올 초 국장으로 승진시키고, 이러한 학대를 묵과하고 있다고 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아래 카라노조)가 지난 27일 폭로했다. 반면 카라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학대를 부정했다.

카라노조는 이아무개국장에게 피해를 입은 동물만 최소 40여 마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아무개국장은 이미 지난 2018년에도 동물 폭행 사안으로 카라 내부에서 징계를 받아 팀장 직위에서 해제됐으나 2019년 다시 팀장으로 불과 1년 만에 복귀했다. 2019년 당시 카라 대표는 영화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임순례 이사였다. 이아무개국장은 2019년 팀장으로 복귀한 뒤에 2024년 '동물복지그룹' 국장으로 승진했다. 카라노조는 카라의 모든 구조동물은 이아무개국장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라노조는 "(이아무개국장은) 구조동물이 자신을 향해 짖기만 해도 고함을 치며 동물을 벽이나 책상 아래로 몰아넣고 빗자루, 슬리퍼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폭행"했고, "이런 폭력 상황은 다른 동물들이 모두 지켜보는 데서 발생해 고함과 폭행을 간접 경험한 다른 동물들은 구석에 몸을 숨기고 온몸을 떨거나 제자리를 도는 등 폭행당한 동물 못지 않게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카라노조는 "'두루'라는 이름의 개는 짖는다는 이유로 구석에 몰아넣고 폭행을 당했으나 노조가 이런 상황을 폭로한 뒤부터는 맞지 않게 됐다"라면서 "단체 내 동물 폭행 사건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카라노조는 28일 연이어 카라 내 고양이 화장실에 모래를 너무 적게 붓는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또한 고발했다. 2017년부터 카라에서 일해온 김나연 카라지회 회계감사를 28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 지난 4일 촬영된 모래 양이 부족한 카라 내 고양이 화장실. 모래 양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가 되면 고양이 화장실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 카라노조 제공


- 카라 내부의 동물 폭행을 카라 노조에서 일반 대중에게 폭로했다.

"공개하는 데 정말 많이 고민했다. 대화나 교섭을 통해 해결하고 싶었음에도 불성실하게 응해 불가피하게 카라의 주인인 후원자들에게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공개했다. 카라의 다른 국장들에게 이아무개국장이 동물들을 때리고 있고 녹취도 있다고 말했는데 믿지 않았다.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자정이 어려워서 부득이하게 공론화하게 됐다. 이번 일로 실망하셨더라도 부디 후원을 끊지 말고 카라를 자정하기 위해 같이 해결해나가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 2015년부터 이아무개국장에게 폭행당한 동물이 최소 40여 마리라고 폭로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있나.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했을 때 직원이 보호받을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2023년 8월에는 노조를 만들다가 임원이던 지회장을 파주로 강제 발령을 보내기도 했으니. 카라에 남겨진 동물이 있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스스로 버틸 수가 없으니 공론화조차 하지 못하고 조용히 나가신 분들이 많다. 퇴사하면서 이야기를 한 활동가도 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취급됐다. 이번에 제보를 받으면서 10명 이상의 전·현직 직원들이 많이 연락을 주셨다. 특히 퇴사자 가운데 한 분은 과거에 사무실에서 이아무개국장에게 많이 맞았던 개를 입양하고 바로 퇴사하셨다고 전하면서, 정말 오랜 시간 기다려 왔고 기꺼이 제보자가 돼주겠다고 말씀을 전하기도 하셨다."

- 카라노조는 돌봄 담당 활동가가 그간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부분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과 이번 폭행 폭로가 연관성이 있는지.

"전진경 대표가 2021년 취임한 이래로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채용하는 비정규직이 늘었다. 이 채용에 권한을 가진 이들이 대표와 국장이고, 계약을 끝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활동가들이 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폭행 등의 상황에) 순응하거나 동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카라도 그간 동물학대 반대 활동을 해왔는데, 그때마다 '가해자의 사정은 궁금하지 않다'는 가치를 내세웠다. 동물이 당한 학대 상황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건데 정작 현재 내부에서는 그 가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 이 일로 실망해서 탈퇴하는 후원회원이 많이 늘고있다고 들었다.

"많은 후원회원들이 카라에 실망해서 탈퇴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어제 하루만 170명이 넘는 회원이 후원을 철회했다. 카라노조에서는 SNS 등으로 계속 후원자 분들에게 탈퇴하지 말고 카라를 바꾸기 위해 같이 싸워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있다. 사측에서는 이 일로 인해 탈퇴한 후원회원이 몇 명인지를 공지하면서 카라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사측은 동물을 때리는 일을 방치해서가 아니라, 카라노조가 폭로해서 후원회원이 탈퇴한다고 여긴다. 카라는 활동가의 것이 아닌 후원회원의 것이기에 같이 남아서 싸우고, 조직을 투명하게 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오후 동물권행동 카라는 자사 홈페이지에 "카라는 구조된 동물들을 학대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동물 사회화와 돌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카라는 지금과 같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