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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부대 대대장 돕자" 해병 동기들 나섰다

사고 당시 포7대대장 임관 동기 해병대 사관 89기 "동기회 차원에서 힘 실어주겠다"

등록|2024.05.30 16:52 수정|2024.05.30 17:51
 

▲ 지난 4월 22일 오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두한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 대대장과 김경호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지난해 예천군 수해로 순직한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 연합뉴스



지난해 7월 해병대원 순직 사건 당시 채 상병의 소속부대장(해병1사단 포병여단 포7대대장)이었던 이아무개 중령의 임관동기인 해병대 사관 89기들이 이 중령을 돕겠다고 나섰다.

이 중령은 지난해 8월부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왔고, 지난해 12월에는 대대장 보직에서 해임됐다. 사고 직후부터 우울증과 PTSD(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다 최근 정신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관련기사: 채 상병 직속상관 "정신병원 입원...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https://omn.kr/28uss).

정상훈 해병대 사관 89기 동기회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 중령이 사고 이후 많이 힘들어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어서 동기회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라면서 "의견이 수렴되면 앞으로 입장문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 중령을 "해병대 병으로 만기 전역 하고 나서 다시 간부로 입대할 정도로 해병대에 애착이 강하고, 또 군 생활도 열심히 해서 동기들 중 귀감이 되는 장교였다"라고 평가하면서 "그동안 보도를 지켜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 2023년 7월 18일 포7대대장과 포11대대장이 올린 카톡 내용 ⓒ 김경호 변호사 제공



이 중령은 지난해 7월 19일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 하루 전 집중호우로 불어난 하천 상황을 보고 선임대대장인 포11대대장에게 수변수색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포7대대장은 지난해 7월 18일 오전 6시 11분 "수변일대 수색이 겁납니다. 물이 아직 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11대대장에게 전송했고, 이에 11대대장도 "이거 정찰을 어떻게 할지... 도로 정찰해야 할지 완전 늪지대처럼이라 하루 1km도 힘들겠다"라고 했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찰에 이첩하려 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이 이첩 자료를 회수한 뒤 임 사단장 등을 제외한 대대장 2명에게만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이 중령은 전날(29일)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채 상병 장례 기간 중에도 '눈물 흘릴 자격도 없다' 등의 말을 듣고 하루도 눈물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라며 "저만 보면 수군대는 것 같아서 아는 사람을 볼 때면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라고 밝혔다.

이 중령은 또 "다시 한 번 채 해병 부모님께 사죄 말씀을 드린다"라며 "제가 조금만 더 확인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죄송하다, 지휘관으로서 제가 받아야 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중령은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채 상병 소속 대대장 "사고 전날 폭우... '수색 중단 건의' 묵살"(https://omn.kr/28f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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