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서울을 넘어 한국 대표하는 취타대 단원에 도전하세요

[인터뷰] 서울시 최초로 '서울어린이취타대'를 이끌 이상준 예술감독

등록|2024.05.31 14:51 수정|2024.05.31 14:51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키워낼 겁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결성하는 어린이 취타대를 이끌 이상준 예술감독(46·국립국악관현악단 피리 연주자)은 지난 27일 단원을 모집하는 공고에 앞서 이렇게 포부를 드러냈다. 전문 예술가들로 구성되어 문화예술 장르를 대표하는 공연단은 여럿 보았지만 전통예술에서 차세대 주자인 꿈나무를 대상으로 단체를 모집하는 사례는 흔지 않다.

'취타대'란 무엇인가
 

▲ 이상준 예술감독은 2019년 제102차 이태리 밀라노 국제 라이온스 예술행사에서 총감독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참가했다. ⓒ 이상준


국가 무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의 한 분야다. 취(吹)'는 부는 관악기를, '타(打)'는 때리는 타악기를 의미한다. 이렇듯 이름에 따라 관악기와 타악기의 합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전통 악대로, 무엇보다 우렁차고 박력 있는 소리가 매력적이다. 옛부터 국가의 주요 행사나 임금이 행차할 때 어가(임금이 탄 수레)의 앞뒤로 악대가 행렬하며 위엄을 더해준다.

여기에 행사를 할 때에는 예를 갖춘 군대의 행진으로 개선을 함으로써 연주로 부각을 시킨다. 과거에서도 그렇고 현재에도 이런 전통은 고스란히 이어왔다. 특히, 외국의 주요 정상들이 방한했을 때 취타대는 중요한 역할을 자청할 정도다. 또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개·폐막식에서 서막을 알릴 때에 취타대는 서문을 여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성인으로 구성된 취타대의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이번처럼 어린이들로만 참여하는 취타대를 만드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결성할 '서울어린이취타대'는 몇 가지 부분에서 큰 의미가 갖는다. 우선, 우리의 전통문화예술을 배우고 한국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기나긴 역사 속에서 선조들의 노력으로 잘 보존되고 계승되어 왔으며, 한국은 유네스코(UNESCO) 세계인류무형유산 세계2위 보유국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랑스런 무형유산이 많은 나라임에 자부심을 드러낸 이상준 예술감독은 이번 취타대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취타대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어려서부터 배운 아이들은 악기뿐 아니라 공연단이 품고 있는 한국의 얼과 혼을 배울 수 있어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느끼고, 바른 성품으로 자라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한국의 혼을 수놓은 국악 예술가
 

▲ '서울어린이취타대'의 예술감독을 맡은 이상준(국립국악관현악단 피리 연주자)씨 ⓒ 이상준


이번 '서울어린이취타대'의 예술감독으로 나서는 이상준씨는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취타대로 활동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2019년 제102차 이태리 밀라노 국제 라이온스 예술행사에서 총감독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을 준비하여 참가했다.

당시 국제 라이온스에서는 백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총재가 임명되었는데, 이태리 밀라노 두오모 광장 전후로 4키로미터의 거리에서 세계 125개국 1만명의 라이온스회원과 수만 명의 밀라노 시민들이 함께하는 국제 퍼레이드를 성공적으로 펼쳐 찬사를 받았다.

"우리는 우렁차고 박력있는 '취타대'를 선두로 풍물연희과 한국무용의 종합전통예술로 퍼레이드를 준비했어요. 4시간에 걸친 긴 퍼레이드에서 전 세계의 관객들은 격식과 의복을 갖춰 총재를 수호하는 기수대와 취타대, 흥겨운 가락과 아름다운 춤새에 굉장한 관심과 환호를 보냈던 것을 잊을 수 없었어요."

30년 넘게 전통예술인의 길을 걸어오며, 해외 공연 경험이 무수히 많았던 그도 그 날은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고백했다. '가슴속에 태극기를 품고 국위선양하는 민간외교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감정을 가슴 속 깊이 느꼈다고. 행사가 끝나도 그들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말을 걸고 싶어서 기다리는 인파들을 보며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 예술가로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개관에 맞춰 취타대 결성
 

▲ 제1기 서울어린이취타대 단원 모집 포스터 ⓒ 서울문화재단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하반기에 강북구 미아동에서 문을 여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강북구 솔샘로 48길14)을 기념하여 서울시를 대표하는 '서울어린이취타대'를 결성한다. 그런 의미에서 단체에서 활동할 40여 명의 어린이 단원을 내달 23일까지 공개 모집에 나섰다.

서울시 최초로 시도하는 '서울어린이취타대'는 초등학생 4~6학년으로 구성된 전통예술 기반의 융합예술교육 공연단이다. 이 취타대는 향후 강북센터의 개관에 앞서 단원선발과 취타대 교육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대대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취타대 수업은 7월 13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17주에 걸쳐 진행된다. 4개월이 넘는 기간에 40여 명의 아이들이 대취타 합주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취타 지도 역량이 우수한 국내 최고의 강사진들이 힘을 모았다.

취타대의 예술감독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단원인 이상준이 맡고, 국가유산진흥원 소속 취타대 김기재,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 임동원이 국악기 강사로 참여한다. 또한 취타대 의상 소품을 직접 제작하는 섬유공예 워크숍은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이현화 섬유예술가가, 국악 장단과 선율을 익히는 전통 움직임은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사물놀이 워크숍은 사물놀이 대표인 장현진씨가 지도한다.

"우리는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키워낼 것입니다. 선발된 단원들 모두 개개인마다 잘할 수 있는 재능을 부각시킬 겁니다. 전문강사들이 아이들의 역량을 고려하여 악기를 지정하고, 이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되 아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17주를 알차게 꾸몄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취타대가 왜 중요할까

취타대에는 관악기·타악기 등 악기의 연주뿐 아니라 행렬(마칭) 등 다양한 요소가 가미된 종합 예술이다. 이처럼 17주차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이상준 예술감독은 세부적인 구성을 이렇게 소개했다.

"취타대는 관악기인 태평소, 나발, 나각, 타악기인 용고, 자바라, 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주에는 전문가들의 악기 시연과 악기 배정할 거예요.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택할 수 있도록 대취타의 모든 악기를 접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후 파트별 연습과 합주, 행진연습을 진행합니다.

취타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열을 맞추며 걸어가며 연주하는 것이죠. 이 부분은 서로의 배려와 화합이 있어야 완성할 수 있기에 이를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고 화합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화합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격려하며 지도할 생각입니다." 


어린이 단원을 위한 다양한 예술교육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중간에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는 특별한 경험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에 문을 여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개막식에서 취타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어서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나 행사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서울어린이취타대'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 전역의 초등학생이 모인다는 점이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4~6학년을 대상인 취타대는 앞서 밝혔듯이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학생들이 서울어린이취타대 단원활동을 통해 전통예술과 관련하여 진로탐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서울을 대표하는 취타대의 예술감독으로 나서는 이상준씨도 현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30년 전에 전통예술에 첫 발을 내딘 계기를 이렇게 기억한다.

"저도 초등학교 6학년때 단소를 가르쳐주신 담임 선생님 덕분에 국악에 입문했어요. 단원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될 예술감독, 예술가들 모두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직접 만나서 배우고 공연 무대에 오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공연단 모집 공고에 맞춰 인터뷰에 나선 이상준 예술감독은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참여를 고민하는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준비로 이루어진 '서울어린이취타대'에 단원이 되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서울시의 여러 행사와 앞으로 해외공연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대 한류의 열풍으로 전 세계가 한국의 문화예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미래의 외교관이 될 우리 꿈나무들이 전통예술인 대취타로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 바르게 성장하는데 있어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옛 선조들이 성인(成仁)이 되기 위해 필수로 문무(文武)를 모두 겸비하였듯이, 예술교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우리의 꿈나무 아이들이 이번 '서울 어린이 취타대'를 통해 문무를 겸비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 빨리 서울시어린이 취타대에 도전하세요. 단원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상준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중앙대학교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는 국립국악관현악단 피리 단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 한음윈드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사회적협동조합 놀터 이사를 역임 중이다. 수상경력으로는 제28회 난계국악경연대회 대상, 제14회 동아콩쿨 일반부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2015, 2017년)등이 있으며, 2019년과 2022년 이태리 밀라노·로마 국제페스티벌 및 퍼레이드 한국 측 총감독을 맡았다. 
덧붙이는 글 취타대 공모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02-2105-2313)으로 하면 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