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현실 '고운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 전시 눈길
김주희 작가의 '기다리는 편지'전... 서울 북촌 '마롱 갤러리' 전시
▲ 전시작품김주희 작가의 전시작품 ⓒ 김철관
화창한 봄날을 기디리는 마음을 편지에 쓰듯 그림에 담은 전시가 눈길을 끈다.
김 작가의 이번 전시는 기다리는 편지, 고민하지 않다, 소박한 꿈, 나 하나 꽃피어, 다시 만난 날에 등 22점을 선보였다.
대표적 전시 작품인 '고민하지 않는다'에서 소재로 등장한 샌드위치는 사람이고, 샌드위치 안에 보여지는 것은 투영된 작가의 마음이다.
이 작품과 관련해 2일 김 작가는 "샌드위치에는 여러가지 마음이 중첩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 남편이 아프기 전에 만들어 줬던 샌드위치인데, 현재 아픈 남편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고, 현재는 아파 걱정이 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졌다"며 "하지만 명상을 하는 사람으로써 그런 고민들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 김주희 작가김주희 작가와 전시작품 '고민하지 않는다' ⓒ 김철관
이어 "최근에 친정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복잡한 일들이 많이 생기면 복잡한 마음이 들지만, 이 그림은 정말 시원시원하고 씩씩하게 그렸다"며 "삶에 대해서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지만, 고민하지 않겠다, 여러가지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지만 '고민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주제인 '기다리는 편지'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를 담았다.
그는 "어머님이 아프다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돌아가셨다, 아팠을 때 어머님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병이 좋아지지 않을까 등 투병생활을 하는 엄마에 대한 힘든 소식이 아니라 엄마가 아프지 않다는 좋은 소식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이런 마음들이 누구나 살면서 기다리고 바라는 소식들인데,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막연히 좋은 소식을 기다려 보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편지'에 그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특히 '기다리는 편지' 그림에서 컵 안에 존재하는 것은 사람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함께 살면서 소망하고 바라는 편지 같은 것들을, 밖의 세계를 아름답고 좋은 꽃으로 표현을 해, 고운 소식을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을 표현했다고나 할까.
▲ 전시작품김주희 작가의 기다리는 편지 ⓒ 김주희
"봄날처럼 엄마는 아이가 시무룩한 날이면 아이가 행복해지길 기다란다. 봄날의 꽃은 기다리지 않는다. 꽃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니까. 그런 엄마가 아팠다. 평생 엄마를 기다리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내 삶에 우선이었다. 엄마는 나의 행복을 기다린다. 영원히 아이의 행복을 기다린다."
또한 전시 작품인 우리는 사랑이었을까, 밤공기, 새벽녘 등에서도 공기처럼 맑고 행복한 세상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소소히 그려냈다.
그는 작업 노트를 통해 작품 전시의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봄꽃을 기다리듯이 삶은 누구가를 무엇인가를 소망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떤 기다림을 갖는가. 그마음이 진심이라면 용기가 나는 것 같다. 봄날에 그 기다리는 마음을 편지에 담듯 나는 그림에 담아본다."
▲ 전시작품김주희 작가의 전시작품이다. ⓒ 김철관
김주희 작가는 지난 2003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를 전공해 졸업했다. 현재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08년 '그를 만나다'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2년 '벗어남'전, 2014년 '꽃과 사람에게는 그리움이 있다'전, 2023년 '평온한 마음'전 등을 이어왔고, 이번 '기다리는 편지'전은 열 세 번째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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