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다이아몬드 깨트린 러시아산 '괴물 레슬러'

[UFC] 2일 UFC 302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3차 방어 성공한 이슬람 마카체프

등록|2024.06.03 09:22 수정|2024.06.03 09:22
러시아의 괴물 레슬러가 미국의 다이아몬드를 부수고 챔피언 자리를 사수했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는 2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02 메인이벤트 더스틴 포이리에(4위)와의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5라운드 2분42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승리했다. 1, 2차 방어전에서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연속으로 꺾었던 마카체프는 전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포이리에까지 제압하면서 P4P(체급제외순위) 1위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편 앞서 열린 코메인이벤트에서는 미들급 1위 션 스트릭랜드가 7위 파울로 코스타와 5라운드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2-1 스플릿 판정승을 따냈다. 지난 1월 드레커스 두 플래시스와의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접전 끝에 1-2 판정으로 패하며 타이틀을 따내는 데 실패했던 스트릭랜드는 미들급 타이틀전을 경험했던 코스타를 꺾으면서 미들급 타이틀 전선의 선봉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마카체프(왼쪽 위)는 3차 방어전에서 포이리에를 꺾고 라이트급 역대 최다방어 타이기록을 세웠다. ⓒ UFC


하빕과 함께 성장한 또 한 명의 괴물 레슬러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수많은 UFC 라이트급 파이터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며 통산 29전29승, UFC 13전13승이라는 완전무결한 전적을 남기고 옥타곤을 떠난 UFC 역사상 최강파이터 중 한 명의 이름이다. 그리고 하빕이 늑골부상으로 한 번도 상대하지 못한 라이벌 토니 퍼거슨과의 경기가 무산됐던 2015년에는 하빕과 고향이 같은 선수가 옥타곤에 입성했다. 훗날 하빕에 이어 UFC 라이트급을 평정하는 마카체프였다.

어린 시절부터 하빕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마카체프는 하빕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고 압둘마납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삼보와 레슬링을 배웠다. 2010년 파이터로 데뷔한 마카체프는 M-1 챌린지 등 중소단체에서 11연승을 기록한 후 UFC에 진출했다. UFC 데뷔전에서 레오 쿤츠를 서브미션으로 잡아낸 마카체프는 두 번째 경기에서 아드리아누 마르틴스를 상대해 1라운드1분46초 만에 카운터 펀치를 맞고 데뷔 후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UFC 192 대회에서 당했던 생애 첫 패배는 마카체프가 현재까지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당한 마지막 패배가 됐다. 첫 패 후 더욱 단단해진 마카체프는 크리스 웨이드와 닉 렌츠, 글레이슨 티바우, 카잔 존슨, 아르만 사르키안, 다비 하모스를 연파하며 6연승을 내달렸다. 하지만 2020년 7월 하빕과 마카체프의 스승 압둘마납이 코로나19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이에 충격을 받은 아들 하빕도 그 해 10월 3차 방어전을 끝내고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 하빕의 경우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에 라이트급의 강자들을 모두 정리하면서 목표의식이 사라질 법도 했지만 라이트급의 떠오르는 신성 마카체프는 사정이 달랐다. 결국 마카체프는 세상을 떠난 스승의 유지를 이어받아 UFC 라이트급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드류 도버와 티아고 모이세스, 댄 후커, 바비 그린을 차례로 꺾은 마카체프는 UFC 10연승을 내달리며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권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마카체프의 타이틀전 상대는 마카체프보다 1승이 더 많은 라이트급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던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였다. 하지만 마카체프는 압도적인 레슬링 실력과 2라운드에 터져 나온 강력한 오른손 펀치에 이은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올리베이라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마카체프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승리를 스승 압둘마납과 하빕에게 바친다며 하빕의 어깨에 챔피언 벨트를 걸어줬다.

포이리에 꺾고 라이트급 최다방어 타이기록

마카체프는 작년 2월 호주에서 열린 1차 방어전에서 페더급 타이틀을 4번이나 방어했던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상대했다. 격투팬들은 마카체프의 극강 레슬링과 볼카노프스키의 정교한 타격이 맞붙는 대결로 많은 기대를 했지만 마카체프는 의외로 타격에서도 볼카노프스키와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물론 경기 막판 볼카노프스키의 펀치에 다운을 당하며 위기가 오기도 했지만 마카체프는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1차 방어에 성공했다.

올리베이라의 부상으로 라이트급 타이틀전 리턴매치가 불발된 마카체프는 다시 한 번 볼카노프스키를 상대로 2차 방어전을 치렀다. 1차전 못지 않은 접전이 될 거란 예상과 달리 마카체프는 1라운드 2분여를 남기고 강력한 왼발 하이킥으로 볼카노프스키를 다운시킨 다음 파운딩을 퍼부으면서 KO승을 따냈다. 1차전의 고전으로 다소 흠집이 났던 명예를 회복한 마카체프는 존 존스를 제치고 P4P 랭킹 1위에 등극했다.

마카체프의 3차방어전 상대는 지난 2012년 정찬성과 맞대결을 벌였고 2021년에는 UFC 최고의 스타 코너 맥그리거를 두 차례나 꺾었던 '다이아몬드' 포이리에였다. 포이리에는 올리베이라와의 타이틀전 패배 후 작년 7월 저스틴 게이치에게도 KO로 패하면서 공식 랭킹이 4위까지 내려갔지만 언제나 라이트급 타이틀 전선에 변수를 가져올 수 있는 강자였다. 마카체프가 기준배당 -675의 절대적 우세에도 결코 방심할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마카체프는 경기 전부터 "포이리에는 훌륭한 선수지만 나는 다른 차원에 있는 선수"라며 승리를 자신했고 옥타곤 위에서 실력으로 이를 증명했다. 마카체프는 1라운드부터 바디 트라이앵글을 걸어 그라운드에서 장시간 포이리에를 압박했다. 마카체프는 2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케이지로 밀리지 않으려는 포이리에의 저항에 다소 고전하기도 했지만 5라운드 중반 다스초크를 걸어 포이리에의 항복을 받아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포이리에를 꺾고 옥타곤 14연승과 함께 라이트급 3차방어에 성공한 마카체프는 승리 후 인터뷰를 통해 웰터급 타이틀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 웰터급이 혼전인 만큼 라이트급 1위 아르만 사루키안과의 4차 방어전이 먼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카체프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라이트급 4차방어까지 성공한다면 마카체프는 4차 방어에 성공한 역대 최초의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