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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2건, '리베로-세터' 보강한 흥국생명

[여자배구] 3일 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과의 트레이드로 신연경-이고은 영입

등록|2024.06.04 08:53 수정|2024.06.04 08:53
흥국생명이 하루 동안 2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전력을 보강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구단은 3일 2017-2018 시즌 신인왕 출신 미들블로커 김채연을 IBK기업은행 알토스로 보내고 기업은행으로부터 신연경 리베로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흥국생명은 이어 이원정 세터와 2025-2026 시즌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에 내주고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이고은 세터와 2025-2026 시즌 2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019-2020 시즌 이후 4년 만에 흥국생명에 복귀하게 된 신연경은 "흥국생명에서 통합우승했던 추억을 항상 간직하고 살았다"며 "그때의 소중한 순간을 다시 한번 더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 데뷔 11시즌 만에 처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게 된 이고은 역시 "흥국생명에 잘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흥국생명을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적소감을 밝혔다.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신연경 리베로
 

▲ 2010년대 중·후반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했던 신연경은 4년 만에 전문 리베로로 흥국생명에 돌아왔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선명여고 출신으로 2012-201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기업은행에 입단한 신연경은 루키 시즌부터 기업은행의 첫 통합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그렇게 기업은행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한 신연경은 2014년 FA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사니 세터에 대한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신연경은 당시 흥국생명에 부임했던 박미희 감독(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해설위원 시절부터 칭찬했던 유망주였다.

신연경은 흥국생명 이적 후 무릎부상 악화로 공격력이 크게 약해졌지만 박미희 감독은 공격이 좋은 정시영(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이나 공윤희 대신 수비와 서브가 좋은 신연경을 주전으로 중용했다. 그렇게 2018-2019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우승 멤버로 활약한 신연경은 무릎상태가 나빠지면서 리베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하지만 2020년4월 이다영(볼레로 르 꺄네)의 보상선수로 현대건설로 이적했고 곧바로 트레이드를 통해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신연경은 기업은행에서 리베로로서 전성기를 열었다. 신연경은 임명옥(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과 김해란,오지영 등 쟁쟁한 선배 리베로들 사이에서 2020-2021 시즌 수비 3위(세트당 7.42개),2021-2022 시즌 수비 2위(7.19개),2022-2023 시즌 수비 3위(7.75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맹활약했다. 2021-2022 시즌 초반부터는 팀을 이탈한 조송화 세터 대신 주장을 맡아 동료들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신연경은 2023-2024 시즌 부상으로 25경기 출전에 그쳤고 신연경이 빠진 사이 주전으로 도약한 김채원 리베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기업은행은 신연경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기업은행은 최정민과 이주아로 이어지는 강력한 미들블로커 라인을 구축했지만 백업 미들블로커를 보강하기 위해 김채연을 영입했고 김해란 리베로가 은퇴한 흥국생명은 리베로로 많은 경험이 쌓인 신연경 리베로 영입을 통해 수비라인을 강화했다.

2023-2024 시즌 흥국생명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도수빈은 뛰어난 순발력을 앞세워 세트당 4.95개의 디그(2위)를 기록했지만 서브리시브에서는 34.28%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신연경 리베로는 2022-2023 시즌 리시브 효율 50%, 2023-2024 시즌 리시브 효율 41.55%를 기록했을 정도로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다. 신연경이 시즌 개막 전까지 건강을 회복한다면 흥국생명은 다음 시즌 더욱 안정된 수비를 뽐낼 수 있다는 뜻이다.

5번째 팀에서 '배구여제' 만난 이고은
 

▲ 프로 입단 후 4개 팀을 거쳤던 이고은 세터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커리어 5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흥국생명은 지난 2020년 4월 국가대표 주전세터 이다영을 영입하고 '배구여제' 김연경까지 복귀하면서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다영은 2021 년2월 쌍둥이언니 이재영과 학교폭력사태에 연루되면서 흥국생명에서 한 시즌도 뛰지 못하고 V리그에서 퇴출됐다. 흥국생명은 백업세터 김다솔 체제로 잔여시즌을 치렀지만 챔프전에서 GS칼텍스 KIXX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의 세터고민도 이 때부터 시작됐다.

흥국생명은 2021-2022 시즌 신예 박혜진과 김다솔을 번갈아 가면서 투입했지만 누구도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2022-2023 시즌엔 트레이드로 이원정 세터를 영입했지만 챔프전에서 도로공사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2023-2024 시즌에도 이원정 주전체제에 김다솔과 박혜진을 백업으로 활용했지만 챔프전에서 김다인이라는 국가대표 세터가 버틴 현대건설에게 3연패를 당하며 또 다시 우승문턱에서 좌절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3일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세터였던 이원정을 내주고 페퍼저축은행에서 입지가 작아진 이고은 세터를 영입했다. 도로공사와 기업은행, GS칼텍스, 도로공사를 거친 이고은 세터는 지난 2022년 3월 3년 9억9000만원이라는 좋은 대우를 받고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고은 세터가 입단한 후 지난 두 시즌 동안 페퍼저축은행이 거둔 성적은 10승62패 승점31점에 불과했다.

후반기에는 신예 박사랑 세터에게 주전세터 자리를 내주며 팀 내 입지가 좁아졌던 이고은 세터는 자신의 5번째 팀이 된 흥국생명에서 12번째 시즌을 맞는다. 이고은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또 다시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흥국생명에서 명예회복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고은이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바로 흥국생명을 챔프전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고은은 170cm로 세터라는 포지션을 고려하더라도 신장이 작은 편에 속한다. 전위에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상대 아웃사이드히터들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고은은 빠른 토스워크는 물론이고 끈질긴 수비를 겸비하고 있어 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세터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그리고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게 된 이고은 세터는 다가올 2024-2025 시즌 더욱 성숙한 기량으로 인천의 배구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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