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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재미 빠진 우리 부부, 동해안 달렸습니다

함께 달리니 부부 사이도 좋아지네요... 양양 휴휴암과 경포 구간 자전거길

등록|2024.06.07 17:25 수정|2024.06.07 17:26
자전거는 내 오래된 취미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른바 '자출족'이다. 신호를 기다릴 때 스탠딩을 연습해서 이제 제법 오래 서 있을 수 있다. 자전거점 사장님 권유로 자전거를 함께 타는 밴드에 가입은 했지만, 모임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비싼 자전거와 비교당할까도 걱정이고, 힘이 달려서 따라가지 못할까도 걱정이기 때문이

몇 해 전부터 아내도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특히 요즘 우리 부부는 함께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졌다. 주말마다 원주천을 따라 금대리부터 호저대교까지 40km쯤 탄다. 다리 힘을 길렀으니 이제 좀 멀리 진출하고 싶어졌다.

오늘 처음으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탔다. 국토 종주 자전거길 가운데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렸다. 약 240여 km, 해안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이다.
 

▲ 주문진해변 ⓒ 박영호



이 길이 좋다는 소문은 오래전에 들었으나 차창 밖에 보이는 자전거 탄 풍경을 부러워할 뿐이었다. 어제 퇴근하고 우리는 곧바로 자전거를 싣고 숙소가 있는 주문진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양양 휴휴암까지 갔다가 숙소에 들러 씻고 퇴실한 다음엔 경포호까지 갔다가 영진항까지 탔다. 휴휴암과 경포 사이를 왕복한 셈이다. 주문진 시내는 차가 많아 경력이 짧은 아내가 타기 쉽지 않을 듯해 차로 이동했다.

듣던 대로 길이 참 아름답다. 날씨까지 화창해서 더욱 좋았다. 백사장 바로 옆으로 난 길도 있고 항구를 가로지르는 길도 있다. 중간중간에 스탬프를 찍는 인증센터가 있다. 휴휴암은 쉴 휴가 둘이나 있는 암자다.
    

▲ 남애항 ⓒ 박영호

                 

▲ 휴휴암 ⓒ 박영호

   

▲ 휴휴암에서 ⓒ 박영호


아내와 자전거를 탈 때 남편인 내가 사진기를 메고 다니면 좋다. 아무래도 근력이 좋은 편인 내가 아내와 속도를 맞춰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사진기를 메고 타면 속도를 맞추기 쉽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동안 앞서간 아내를 전력을 다해 쫓아가면 제법 운동이 된다. 이제는 아내도 근력이 좋아져서 몇 해 전보다 찍는 사진 장수가 현저히 줄었다.
 

▲ 솔밭으로 난 길 ⓒ 박영호

  

▲ 특이하게 지은 건물 ⓒ 박영호


강릉은 커피로 이름난 도시다. 자전거길 옆에 널리 알려진 카페가 많이 있어, 자전거를 타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며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건물이 특이한 카페를 골랐는데 커피 맛은 좋은데 값이 비싼 편이었다).

다만, 경포에 가까워지면 자전거길을 가로질러 주차된 차들 때문에 내려서 끌고 가야 하는 곳이 많아서 매우 아쉬웠다. 다음엔 속초 쪽으로 타야겠다.

자전거를 함께 타니 부부 사이도 좋아진다. 결론은 '동해안 자전거길, 자전거로 달려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이다.
   

▲ 사근진해중공원 전망대 ⓒ 박영호

   

▲ 부러운 사람들 ⓒ 박영호

   

▲ 영진항 등대 ⓒ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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