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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보류'... "전체 역사 설명해야"

유네스코 자문기관 '보류' 권고... 일본 정부 "가치 인정 받았다"

등록|2024.06.07 08:54 수정|2024.06.07 09:12

▲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보류 결정을 보도하는 일본 공영방송 NHK ⓒ NHK


일본 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했던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문화청은 6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전문가 자문기구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refer)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 광산에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 정부의 요구대로 사도광산의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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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모스는 등재 심사 대상에 대해 서류 및 현장 심사를 거쳐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결정한다.

이 가운데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보류는 이코모스가 요구한 추가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이코모스는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 사도광산 중 에도시대 이후 유산이 대부분인 일부 지역은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에도시대 외에도 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전시하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니가타현에 있는 사도광산은 에도시대에는 금광으로 유명했다. 일본 정부는 전통적인 수공업 방식으로 17세기 세계 최대의 금 생산지였던 점을 내세워 사도광산의 세계유산문화 등재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때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조선인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다.

일본 정부가 유산의 대상 기간을 에도시기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한국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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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류 결정은 이코모스가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여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보여줘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코모스의 권고 내용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세계유산위원회의 21개 위원국이 유산 최종 등재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등재 결정은 위원국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최종 등재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등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해 이코모스에서 보류 권고를 받은 유산 6건이 모두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결의됐다"라고 전했다.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은 이코모스 결정에 관한 담화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것"이라며 "가치를 더 명확하게 하거나 보호 조치를 강화하라는 지적이 있어 보류 권고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코모스의 권고를 엄격하게 받아들여 올해 7월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을 목표로 신속하게 관계 부처, 니가타현, 사도시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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