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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투잡 뛰는 웹소설 작가, 이렇게 근무합니다

[웹소설 작가의 일상] N잡러의 알찬 저녁 시간 활용기

등록|2024.06.11 14:11 수정|2024.06.11 17:44
2022년 하반기, 드디어 취업에 성공하여 N잡러가 되었다.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이것저것 업무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입사 초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여전히 직장과 병행하여 웹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음과 같다. 보통 저녁에 퇴근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그래도 할 일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집과 근무지가 멀어 출퇴근 시간이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은 걸리는 탓에, 이 시간 중에 쓰는 글이 퇴근 뒤에 쓰는 글보다 분량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하루 중 주로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글을 쓰고, 전업 웹소설 작가의 삶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직장과 웹소설을 병행하는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 글쓰기(자료사진). ⓒ 언스플래쉬


보통 근무일 오전에는 전날 진행하던 업무를 이어서 하느라 정신이 없다. 업무 중 특이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이리저리 불러다니기도 해서, 글을 쓸 별도 시간은 거의 없다.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업무가 조금 여유로워진다. 필요한 회의는 다 끝냈고, 거기서 결론이 난 대로 각자 모니터만 보고 일하거나 조용히 쉬는 분위기이다. 특별히 바쁜 날이 아니라면, 일하다가 짬이 날 때 틈틈이 스마트폰의 한글, 메모장 어플로 아이디어 등 원고를 채워 나간다.

시간을 너무 촘촘하게 쓰는 것 같지만, 의외로 주의 환기가 되어 일상에도 활력을 준다. 직장이든 글이든 어느 한 가지에 온 정신을 집중하기보다는 웹소설과 같은 부업, 즉 소소한 취미를 즐기면서 쉬어가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버려지는 시간을 활용한다는 효능감은 덤이다.

심리적 안정감, 빨라진 글쓰기 속도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짧다면 짧은 6개월 동안 프리랜서로 지내면서 '나는 프리랜서 스타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노마드, 프리랜서 하면 생각나는 장점들을 겪어보고 만족스러워하던 것과는 별개였다(관련 기사: 시공간 자유롭게... 웹소설 작가의 하루, 이렇습니다 https://omn.kr/28xod ).

그렇다면 꽤 매력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프리랜서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변동이 심한 웹소설 업계의 특성상, 프리랜서로 지내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다는 게 가장 컸다.

게다가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지면서 글을 쓰는 속도가 전보다 느려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아마 위에서 서술하였던 고용 불안뿐만 아니라, 글에 집중하게 되었으니 이전보다 더 잘 써야 한다는 혼자만의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취업한 이후에는 뭐가 다르냐고? 일단 절대적인 집필 시간은 훨씬 줄어들었지만, 전체적인 집필 속도는 빨라졌다고 느낀다. 이 장면을 쓸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일단 다 쓰고 나서 수정하자'고 생각하게 된 덕분이었다. 그리고 지루한 대중교통에서도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작업이라, 더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집필하려는 면도 있다.

오늘도 틈틈이 완성한 초단편을 투고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는 시간을 알차게 활용해서 별도 수익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활동이, 내게는 비록 당장 큰 수익으로 돌아오지는 않더라도 오늘과 내일을 열심히 살아갈 힘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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