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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나면' 약속된 8회 종영... 시즌2 꼭 가야 하는 이유

[TV 리뷰] SBS <틈만나면> 황당하지만 예측 불허 승부... 화요일 심야시간 버틴 저력

등록|2024.06.12 10:29 수정|2024.06.12 10:29

▲ SBS '틈만나면' ⓒ SBS


SBS <틈만나면>이 예정된 8회차 분량을 마무리 지으며 시즌2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1일 방영된 <틈만나면>에선 MC 유재석과 각별한 사이에 있는 예능인 지석진-조혜련을 초대해 시민들의 틈 나는 시간을 유쾌하게 채워줬다.

​그동안 밤 11시를 중심으로 화요일 심야는 유명 출연진을 앞세운 예능, 특히 SBS 예능 프로그램에겐 사막과 다름 없는 시간대로 인식되어 왔었다. 강호동, 전현무, 이승기 등 쟁쟁한 인물을 앞세웠던 <강심장> 시리즈의 부활조차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만큼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난항을 거듭했다.

이렇다보니 국민 MC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운 <틈만나면>조차 전작들의 어려움을 똑같이 만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길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와 게임을 펼친다는 비교적 익숙한 형식의 내용 또한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하지만 총 8회차에 걸친 방송이 진행되면서 <틈만나면>은 OTT, 유튜브, 숏츠 영상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시청자들을 착실하게 끌어 모았다.

절친들과 꾸민 유쾌한 최종회 도전
 

▲ SBS '틈만나면' ⓒ SBS


시즌1 최종회의 초대손님은 너무나 친숙한 지석진, 조혜련이었다. 늘 만나면 티격태격 케미를 선사하는 이들답게 등장 이후부터 좀처럼 쉬지 않는 입담은 이들을 많이 겪어 보지 못했던 유연석에겐 독특한 체험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조혜련은 "이 방송이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 아닌가? 특히나 유연석 진정성 있다. 시청률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석진은 "시청률도 잘 나온다"라면서 잠시 조혜련의 어깨를 건드렸고 이에 조혜련은 "연예인을 왜 치나?"며 발끈하는 등 시작부터 웃음을 안겨줬다.

최종회에선 주민센터 강사, 기름집 사장님, 외환딜러 등 각양각색 업종에 종사하는 시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재미나면서도 황당한 게임을 진행해 상품 획득 도전에 임했다. 비록 2단계 실패도 맛봤지만 황당하면서도 예측 불허 승부를 펼치며 유쾌하고 훈훈하게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었다.

유연석의 재발견+초대손님들이 선사한 의외의 웃음
 

▲ SBS '틈만나면' ⓒ SBS


총 8회분이 진행되는 동안 <틈만나면>에선 MC 유재석-유연석과 각별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화제의 연예인 등이 찾아와 이들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마련해왔다. <런닝맨> 11년 호흡을 자랑하는 이광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웃음을 선사했고 '유재석 킬러'로 손꼽히는 차태현, 김연경 등은 유재석의 속 뒤집는 여러 행동으로 깨알 같은 재미를 만들어냈다.  ​

그런가하면 <선재 업고 튀어>로 화제의 중심에 등장한 배우 김혜윤은 아직 예능에 낯선 자세를 취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각종 게임에 임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줬다. '예능 대세'로 자리 잡은 아이브 안유진, 배우 조정석 등 다양한 초대손님들은 저마다의 장점을 살려 고정 MC 못잖은 입담과 재치를 발휘하는 등 <틈만나면>을 제법 믿고 볼 만한 예능으로 이끌어줬다.

이와 더불어 첫 예능 고정 MC에 도전한 유연석 또한 새로운 '쥐띠 콤비'로 유재석과 좋은 합을 이뤄냈다. 상당히 계산적인 듯하면서도 허술함을 겸비한 언행이 다양한 게임, 상황과 결합되면서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다줬다. 드라마 속 진지한 이미지와는 사뭇 대비되는 그의 활약은 <틈만나면>이 만든 의외의 수확 중 하나였다.

시즌2를 위한 기대, 보완 사항
 

▲ SBS '틈만나면' ⓒ SBS


<틈만나면>은 비록 폭발적인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본방 사수가 쉽지 않은 화요일 심야를 꿋꿋하게 버티면서 향후 시즌2 제작의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지만 하반기 복귀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틈만나면>으로선 시즌1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부족했던 부분의 보완이 병행될 필요성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회를 제외하면 딱 한 명의 게스트만을 섭외해 진행했던 점은 <틈만나면> 나름의 특징으로 살려 놓을 만하다. 3~4명 이상 다수의 인원이 등장하는 것보단 화면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 줄 수 있는데다 오롯이 초대손님 1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

시민과의 대화 부분은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사항 중 하나다. 한쪽에선 이들과의 이야기 시간을 늘려달라 vs. 또 다른 쪽에선 게임+초대손님 중심으로 해달라 등을 나눠지는 터라 녹화 현장 상황에 따른 제작진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예능 노출이 잦은 초대손님 vs. 화제성,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게스트 섭외 부분은 어느 정도 중용의 미덕이 필요해 보인다. 8회 방영분 중 제일 높은 시청률(3.7%,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한 초대손님이 가장 예능에 친숙한 차태현(6회)이었음을 감안하면 마냥 새 인물 등장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끔 만든다.  ​

일단 시즌1을 통해 <틈만나면>은 말 그대로 틈새 시간 예능의 가능성을 확보해 놓았다. 능력 있는 연출자(<런닝맨> 최보필 PD)와 진행자들이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둔 만큼 시즌2가 이뤄진다면 <틈만나면>으로선 트로트 프로그램 외엔 변변하게 기를 펴지 못했던 평일 심야 예능의 대반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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