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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에 영감받은 밴드를 아시나요?

양반들, 첫 정규 앨범 < Hymn from the Dragon Like > 발표

등록|2024.06.12 14:30 수정|2024.06.12 14:30

▲ 양반들의 첫 정규 앨범 <Hymn from the Dragon Like> ⓒ 풍류회


인디 밴드 양반들이 지난 6월 12일 오후 12시 정규 1집를 발표했다. 과거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주목받았던 밴드 '전범선과 양반들'이 '양반들'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출발한 지 7년 만에 발표되는 첫 정규 앨범이다. 양반들은 지난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싱글 '바다님'을 선공개했다. 색소폰과 퍼커션의 조화가 바다의 풍경을 소환하는 곡이었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장소도 독특한데, 경주 문무대왕릉 앞에서 원테이크로 촬영했다.

양반들은 이번 정규 앨범을 지난해 태국 코 사무이 섬에서 만들었다. '풍류를 찾아 떠난 양반들이 태평양 깊은 곳 용궁에서 용왕님을 만나고 돌아온다'라는 앨범의 콘셉트에 맞추고자 한 것. 밴드에게 영감을 준 근원지는 코 사무이 섬 뿐만이 아니다. 양반들의 프론트맨 전범선은 신보의 제목이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의 한글 가사집 '용담유사'에서 따온 것이라고 밝혔다.

전범선은 과거 동학 혁명을 이끈 녹두장군 전봉준을 오마주한 앨범 <혁명가>의 타이틀곡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상을 받았던 바 있다. 이 곡은 촛불문화제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도 울려퍼졌다. (앨범 재킷에서도 전봉준에 대한 오마주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 밴드 양반들 ⓒ 포크라노스


"바다님은 다 받아주신다 바다님은 다 받아주신다."
- '바다님(양반들)' 중


선공개곡과 타이틀곡 외에도 동학 교주 최제우의 한글 가사집 '몽중노소문답가'과 싸이키델릭 록의 조화를 이뤄낸 'The Old', 'The Young', 'Questions', 'Answers', 'In a Dream', '흥비가'에서 영감을 받은 '흥!' 등 총 11곡이 실렸다. 앨범 내내 록 음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양반들 특유의 한국적이고도 세련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로큰롤(Rock & Roll)도 리듬앤블루스(Rhythm & Blues)도 아닌 윈드앤플로(Wind & Flow), 풍류를 자처하는 양반들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음반이다.

양반들은 꾸준히 자연의 조화와 풍류를 내세우고 있는 밴드다. 2022년 첫 싱글 '두무개다리'를 발매한 이후 지리산으로 떠나 <바람과 흐름>을 발표했고, 해남에서 받은 영감으로 <에루화>(2023)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받은 영감으로 < New Moon >(2023)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시리즈를 '풍류 3부작'이라고 일컫는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 대만 가오슝 TTXC 믹스테이프, 시티스 파티집(CITY'S PARTY.zip) 등에 초대되었으며 국내에서는 2024 춘천 상상 실현 페스티벌, 인천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에 출연했다. 앨범 발매에 맞춰 타이틀곡 'Let It Flow'의 뮤직비디오 역시 발매되었다. 양반들은 6월 14일 금요일 해방촌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6월 30일 일요일에는 앨범 콘셉트에 맞게 강원도 고성군 천진해변 '글라스 하우스'에서 앨범을 연주할 예정이다. 양반들은 자신들이 보고 느낀 세계를 더 다양한 관객들에게 전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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