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431일 만의 승리투수... LG 불펜 '새 희망'
[프로야구] LG, 연장 혈투 끝에 롯데 9-8 제압
▲ 프로야구 LG 트윈스 김영준이 투구하고 있다 ⓒ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연장 혈투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5점 차로 뒤집고 9-8로 이겼다.
8회부터 5점 차 뒤집은 LG... 극적인 역전 드라마
롯데는 5회 지난 시즌까지 LG에 몸담았던 손호영이 친정을 상대로 스리런을 터뜨리며 4-1로 앞서나갔다.
LG는 6회 무사 1, 3루에서 구본혁의 내야 땅볼과 상대 실책으로 3-4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7회 실책 2개를 저지르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롯데 윤동희가 무사 1, 2루에서 번트를 대자 1루수 오스틴 딘이 타구가 파울 지역으로 굴러가는지 지켜보다가 뒤늦게 1루에 던졌다.
오스틴의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롯데는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빅터 레이예스가 적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8-3으로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LG가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8회 1사 후 박해민의 2루타를 시작으로 상대 폭투, 신민재의 내야 안타,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 등이 터지면서 3점을 뽑아내며 2점 차로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는 8회 1사 후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지며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LG는 9회 대타 안익훈의 우전 안타와 신민재의 2루타로 만든 2, 3루에서 홍창기의 땅볼로 1점 보탠 뒤 문성주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8-8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으나, 분위기는 LG로 넘어갔다. 10회 문보경의 2루타와 허도환의 몸에 맞는 공에 이어 상대 보크로 무사 만루를 잡은 LG는 신민재가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올리며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김영준, 이제라도 '1차 지명' 이름값 할까
▲ 프로야구 LG 트윈스 신민재와 김영준이 끝내기 안타를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LG는 선발 이상영이 3.2이닝을 던지고 내려간 뒤 5명의 구원 투수를 올렸다. 이 가운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린 것은 마지막에 나선 김영준이었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영준은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2023년 4월 12일 이후 43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만끽했다. 공교롭게도 이때 상대가 롯데였다.
김영준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가 1차 지명으로 뽑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유망주 투수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프로 무대는 혹독했다. 데뷔 첫 시즌 14경기에 나서 20.2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4.35에 그친 김영준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아졌다.
김영준은 기회가 오길 기다리며 꿋꿋이 버텼다. 마침 임찬규, 최원태 등 선발진이 잇달아 부상을 당하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LG는 김영준을 1군으로 불러올렸고, 이날 마침내 팀 승리를 이끄는 역투를 펼쳤다.
오랜만에 이름을 알린 김영준이 이날의 활약을 시작으로 LG 불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