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평일 근무시간에 부부 동반으로 골프대회에 참석해 물의를 일으킨 최재형 보은군수((국민의힘)의 연가사용 내역에 대해 보은군은 '개인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17일 보은군은 취재진이 군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한 내역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1일 본보 취재진은 지난달 29일 최재형 보은군수의 연가사용 내역을 공개해 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정보공개를 청구한 지난달 29일은 최재형 보은군수가 부인과 박덕흠 국회의원, 공무원 20명과 함께 관내 골프협회가 주관한 골프대회에 참가한 날이다.

평일 오후 근무 시간대에 군수가 공무원들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선 비판이 일었다. 이날 군수는 당초 오후 4시에 장애인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더 높아졌다.

그러자 보은군은 최재형 보은군수가 연가를 사용해 골프를 쳤고, 이에 따라 근무시간대에 친 것이 아닌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본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가를 사용한 것이 맞다. 연가 사용내역을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연가 내역 확인해 보라던 보은군, 정보공개 청구하자 '비공개'

최재형 군수가 연가를 사용한 것이 맞다며 내용을 확인해 보라던 보은군은 정작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다. 보은군은 결정통지서에서 비공개 이유로 '개인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들었다.

군은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며 "연가 신청 및 사용 내역 등은 개인정보로서 공개되는 경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비공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진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보호법에 해당하는 정보의 경우 '부분공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세부적으로 연가를 신청하는 방식, 연가 신청 접수 시각, 승인 일시 등 개인 정보와 상관없는 것들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보은군이 비공개 이유로 든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 할 우려가 있다는 정보"와는 별 관련이 없다.

골프 친 날 군수 의전차량 운행 거리, 군수 공개 일정보다 더 길어

보은군이 공개한 최재형 군수 의전 차량 운행일지에도 의문이 있다. 이날 보은군이 공개한 최재형 군수의 공개된 일정은 회인면에 소재한 대청댐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보은향교 기로연 행사와 골프대회가 전부다.

보은군이 공개한 군수 의전차량 운행일지에 따르면 오전 8시 운행을 시작해 오후 6시 30분까지 총 129km를 이동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공개된 최재형 군수의 이동동선에 따르면 이동 최단거리는 55.3km다. 차량일지와 무려 70km 이상 차이가 난다.

이날 본보가 확인한 군수의 이동동선은 군청에서 대청댐노인복지관까지 17.9km, 이곳에서 골프대회가 열린 클럽디속리산CC 까지 24km, 다시 골프대회 폐회식이 열린 그랜드컨벤션웨딩홀 까지 11.9km, 그리고 군청 까지 1.5km 등 55.3km다.

보은군의 설명대로 지난달 29일 최 군수가 연가를 사용했다면, 연가 시간에 보은군 의전차량 이용도 문제다.

보은군은 군수의 연가 사용에 대해 '사생활의 자유'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정보공개에 응하지 않았다. 연가 사용시간은 보은군의 말대로 사생활의 영역이 되는 셈인데 최 군수의 의전차량은 사생활의 영역인 연가 사용시간대를 지난 저녁 6시 30분까지 운행한 것으로 돼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골프를 친 것은 연가를 내고 한 것이지만, 골프대회 이동과 폐막식 행사는 군이 후원하는 공식행사여서 공무원이 의전을 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