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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악성 민원 대응의 하나로 누리집(홈페이지)에서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로 해 논란이다. 이에 대해 '불편함'과 '폐단'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공무원 조직 안에서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도 민원 처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있다.

지난 3월 경기도 김포시 9급 공무원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후 중앙부처와 지자체마다 누리집에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누리집에는 직위, 전화번호, 업무만 공개되어 있다.

경남에서는 경남도청과 창원‧진주‧김해‧밀양‧양산시와 함안‧창녕‧남해‧산청‧거창군이 누리집에서 직원 성명을 비공개로 바꾸었으며, 나머지 시군도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집의 공무원 이름 비공개에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직무대행 김용국)은 19일 낸 자료를 통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 문제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고 적극 환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이름 비공개가 악성 민원에 대한 단호한 대처라기보다 임시방편일 뿐이고 그 조차도 실질적인 대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공무원 이름 비공개로 인한 불편함과 폐단이 더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했다.

공무원 이름이 공개되어 있을 때도 정상적인 민원에 서로 책임 떠 넘기기 식의 행태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민원 관련하여 다시 전화을 했을 때, 해당 공무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느 공무원이 전화를 받았는지 모른다는 핑계로 민원 자체가 유야무야 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누리집에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해도 민원 접수 시에 민원인이 공무원 이름을 물어보면 대답을 해줄 수 밖에 없다"라며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일어나는 악성민원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악성 민원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경남도당은 "2번째까지 경고 및 계도 후 3번째에는 즉각 해당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 분리조치 후 심리지원", "악성 민원 이후 관할 기관 차원에서 즉각 경찰 의무 신고", "악성민원 피해 공무원 민·형사 법률지원 서비스", "악성민원에 대한 처벌 수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무원도 개인 신상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장은 "최근 나온 정부의 악성민원 종합대책에 보면 누리집에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로 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라며 "전자정부 관련 지침에도 성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누리집 뿐만 아니라 청사 내 문 앞 등에 직원배치도가 있고, 거기에 보면 직원 이름과 사진이 들어가 있다"라며 "일부 악성 민원인들은 그 배치도를 사진으로 찍어놓고 있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를 해서, 공무원들이 피해를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서 배치도에 이름과 사진을 빼야 하고, 시군청과 협의를 하고 있다"라며 "누리집과 배치도에 이름과 사진을 없앤다고 해서 민원 처리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수동 본부장은 "공무원도 개인의 신상을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라며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거기에는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데 정부 발표 내용에는 예산 관련 부분이 빠져 있다. 기관장은 악성민원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