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공백 끝내고 돌아온 케이윌, 그는 왜 윤상과 손잡았을까?
[인터뷰] 고민 끝에 완성한 미니 7집 'All The Way', 싱글 대신 이유 있는 음반 발표
▲ 신보 'All The Way'를 발표한 가수 케이윌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 2007년 데뷔한 케이윌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발라드계를 대표하는 남자 가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최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집계 누적 스트리밍 20억회를 기록할 만큼 케이윌은 꾸준히 음악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그런데 지난 2018년 10월 정규 4집 파트2 <상상 : 무드 인디고> 를 끝으로 신보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다양한 드라마 OST 및 각종 기획 싱글 발표를 비롯해서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단독 콘서트 등 여전히 쉼없는 활동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 음반 발표는 더디기만 했다.
"사실 모든 지점이 고민이었다. 음반을 만들면서 사실 가볍게 싱글을 내고 싶다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었다. 그게 아무래도 부담이 없고, 또 요새 트렌드도 그렇고... "
싱글 대신 음반... 고민을 거듭한 작업
▲ 케이윌 신보 'All The Way' 트랙 이미지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 과정에서 디지털 싱글이 아닌, 여러 곡이 수록된 미니 음반 제작을 제안한 건 다름아닌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였다고 한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가는 거니까... 팬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고...."
하지만 어떤 그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요즘 같은 시기이다보니 이러한 제안은 케이윌에겐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줬다. 수록곡 제작에 참여한 뮤지조차도 "6년 만에 나오는건데... 싱글 하지..."라고 말할 정도 였다.
"사람들이 듣기도 힘든데... 6곡? 요즘 같은 알고리즘의 시대에 앨범을 내도 제가 나온지 뭘 하는지도 모르는 시기니까...."
"나는 왜 새 음반을 내야 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고민으로 출발했던 이번 음반은 2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완성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케이윌이 선택한 방식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성과와 상관없이 음반을 만드는 게 맞다라고 답을 찾고 그러면 나는 어떤 음반을 만들지에 대한 다음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었다. 습작, 아이디어 준비했던 조각 모은 것이 2년 좀 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적었을때 비로소 어느 정도의 신작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윤상-선우정아-뮤지-헤이즈, 이유있는 그들과의 협업
▲ 케이윌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20일 발표하는 미니 7집 < All The Way >의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를 프로듀싱한 윤상을 비롯해서 상당수 수록곡은 기존 케이윌 음악에선 이름을 볼 수 없었던 의외의 음악인들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선우정아, 뮤지, 헤이즈 등 실력파 창작인들이지만 그동안 케이윌의 작품과는 특별한 접점이 없었던 인물들이기에 궁금증을 더했다.
"윤상 선배님과는 예전부터 같이 작업 한번 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다가 이번 음반 준비하면서 연락을 드렸다."
음악계 대선배와의 협업이 스스로에겐 무척 조심스런 일이었지만 그 과정은 비교적 편안하게 이뤄졌다. 한 세 곡 정도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는 김이나 작사가가 가사를 붙인 마이너 풍의 발라드로 기존 케이윌의 메이저 스케일 악곡과는 살짝 다른 결을 취한 음악이다.
선공개된 티저 영상 및 음원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이 전형적인 1990년대 풍 윤상 특유의 멜로디를 취한 데 반해 리듬 및 비트의 전개는 비교적 요즘 시대의 흐름을 가져온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는 윤상, 그리고 케이윌 모두에겐 모험이자 새로운 도전처럼 비쳐졌다.
"처음부터 (지금 형식의) 비트와 그루브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해서 시작을 했다. 가사의 경우 음반 흐름상 슬픈 상황을 (김 작사가에게) 던져주고 부탁했다."
이밖에 20여 년 넘게 알고 지냈던 선우정아를 비롯해서 시티팝 등 복고 사운드에 능한 뮤지, 다재다능한 후배 헤이즈 등과의 만남은 케이윌의 다른 모습을 작품 속에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황찬희 작곡가와는 1990년대 팝 스타일의 알앤비 사운드를 되살리는 시도를 병행했다.
'발라더-뮤지컬 배우'가 평가하는 가수 케이윌은?
▲ 신보 'All The Way'를 발표한 가수 케이윌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어떤 면에서 < All The Way >는 중견 발라더로서의 걱정, 고민이 모두 담긴 작품이다.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만큼 각별한 애정이 담긴 신작에 대한 그의 기대는 어땠을까?
"음반 좋다, 노래 좋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웃음) 그것보다는 일단 팬분들이 오랜만에 앨범을 내는 거라 기대를 많이 해주고 있고... 앞서 말했듯이 알고리즘의 시대에 저를 검색하는 분들에게 '오랜만에 나왔네, 반갑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으면 좋을 것 같다."
언론 인터뷰가 진행되었던 지난 6월 14일은 그가 출연중인 뮤지컬 <크레이트 코멧>의 마지막 공연이 있던 날이기도 했다. 최근 몇년 동안 케이윌은 가수보단 뮤지컬 배우로서 더 바쁘게 시간을 보내왔다. 그에게 뮤지컬은 어떤 의미였을까?
"뮤지컬을 하면서 소리가 무거워지고 있음을 경험했다. 저음이 좋다는 이야기도 들게 되었고... 그러면서 '아! 내가 갖고 있는 무기가 늘어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장르적인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줬다고 이야기한다.
때마침 케이윌은 신보 발표에 앞서 유재석이 진행하는 인기 유튜브 토크 예능 <핑계고>의 일명 '12부 리그' 편에서 다채로운 입담을 펼치기도 했다. 그에게 가수로서의 본인은 과연 몇 부 리그에 속할지 살짝 답하기 난감할 수 있는 질문을 건내봤다.
"너무 많은 선후배분들이 있으셔서 말하기 조심스럽고...(웃음) 1부 리그라면 강등권에 속하는... 2부 리그라면 다시 1부 리그에 진입할 수 있는... 요 정도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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