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염원하는 학교에 필요한 것
24년차 초등 교사가 <어쩌면 다정한 학교>를 쓰게 된 이유
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지난해 7월, 이런 교사 중 한 명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참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인의 49재를 앞둔 주말, 전국의 교사 30만 명이 여의도 국회 앞에 검은 옷을 입고 나와 '사건의 진상 규명'과 '공교육 정상화'를 목 놓아 외쳤습니다. 그동안 '나 혼자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각종 부당한 처사에도 참아온 교사들의 울분이 한꺼번에 터진 여름이었습니다.
▲ 어쩌면 다정한 학교 ⓒ 정혜영
얼마 전, 초등학생이 교감 선생님의 뺨을 때리고, 한 학부모가 단체 사진에 자신의 아이가 없다며 담임교사에게 협박 전화를 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강한 물음표가 생겼습니다. 왜 학교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일까요?
언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에서 사들고 간 저자의 책에 '알면 사랑한다'라고 써주신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맞습니다. 교육 현장이 이렇게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도 결국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들에게 얼마나 다정한가요? 그래서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24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켜온 평범한 교사의 진짜 학교 이야기를.
공교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권이 눈에 띄게 무너지면서 헌신적이고 유능한 주변 선생님들 중에서도 학교를 떠나려고 마음먹는 분들을 봅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 앞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고, 후배 교사들을 지키고 싶은 절박한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글을 썼습니다.
1장, '내 무대의 주인공들'에서는 학교의 주인이자 존재 이유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자라고 각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지 생생히 담았습니다. 때론 엉뚱하고 때론 어른보다 호기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교사와 부모가 아이들에게서 무엇을 지켜줘야 하는지 되새기게 될 것입니다.
2장, '학부모님, 당신이 필요합니다'에서는 교사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한 축인 '학부모'들과의 따뜻했던 혹은 안타까웠던 일화들을 실었습니다. 학부모가 '학교 안의 부모'인 교사와 함께 어떻게 협력하고 신뢰를 다져야 하는지,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속내를 조심스레 풀어놓았습니다.
3장, '상냥한 학교, 다정한 온도'에서는 건강한 학교, 배움이 넘쳐나는 교실에 대한 교사로서의 고민과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같은 목표를 가진 '내 집단'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올바르게 가르치고 아이들은 존중으로 배우며 학부모는 이를 응원함으로써 서로를 더 이해하고 상냥하게 대한다면 모두가 염원하는 꿈의 학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기대하고 교실을 지키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는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에서 소개글로 쓴 내용 일부를 전하며 마칩니다.
<어쩌면 다정한 학교>에서는 그렇기에 교사란 아이들이라는 많은 소우주를 품어야 하는 너른 은하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학부모는 성장하는 자녀의 희로애락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존재여야 한다. 그리고 이 응원은 비단 내 자녀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 및 교사에게도 향해야 한다.
그 누구든 학교 울타리 안을 침범하여 입맛대로 헤쳐 놓으면 아이들은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잃게 된다. 또 자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교사나 다른 아이들의 마음에 함부로 감정을 쏟아낸다면 과연 학교가 본래 의미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무너진 공교육을 세우기 위해 '다정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안전한 곳이어야 할 학교에서 학생은 물론 이들의 나침반이 되어주어야 할 교사 역시도 안심하며 스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에 함께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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