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이창호 승리, 베테랑 '강경호' 분루 삼켰다
'UFC 파이트 나이트: 휘태커 vs 알리스케로프' 대회, 코리안 파이터 희비 엇갈려
▲ 이창호(사진 왼쪽)가 샤오롱을 니킥으로 공략하고 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비정한 옥타곤, 남는 것은 승자! 아니면 패자'
2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덤 아레나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휘태커 vs 알리스케로프' 대회서 코리안 파이터간 희비가 엇갈렸다. UFC 무대 입성을 노리던 신예 '개미지옥' 이창호(30·익스트림 컴뱃)는 승리를 거뒀지만 베테랑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6)는 분루를 삼켰다.
ROAD TO UFC는 아시아 정상급 MMA 유망주들이 UFC 계약을 위해 경쟁하는 토너먼트다. 이창호는 시즌1의 플라이급(56.7kg) '피스 오브 마인드(마음의 평화)' 박현성(28), 페더급(65.8kg)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8)에 이은 세 번째 한국 우승자가 됐다. 시즌2에서 부진했던 코리안 파이터들의 아쉬움을 씻어낸 쾌거였다.
종료공이 울리기 전까지 누가 이길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의 연속이었다. 우슈 산타 타격가 샤오롱은 예상 외로 그래플러 이창호에게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이창호는 클린치 상황에서 복부에 니킥을 넣으며 반격했다. 샤오롱 또한 물러서지 않고 같이 니킥 공격을 구사하는 등 강하게 대응하며 소문난 터프가이의 면목을 드러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지속적인 니킥은 점점 효과를 발휘했고 3라운드에 들어서자 샤오롱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데미지도 적지않게 쌓인 듯 싶었다. 철벽같이 튼튼했던 샤오롱의 방어벽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빈틈이 드러났다. 그틈을 노려 드디어 이창호의 테이크다운이 성공하기 시작했다.
이창호가 상대 백포지션을 점유하며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가 싶더니 다시 또 뒤집혀 백포지션을 헌납했다. 이창호는 다시 일어나 복부에 니킥을 날렸고, 샤오롱은 펀치로 반격했다.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의 연속이었다. 두 선수가 치열할수록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혈전 끝에 판정단은 2 대 1로 이창호의 손을 들어줬다.
하얗게 불태운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둔 이창호는 "힘든 경기였다. 샤오롱이 생각보다 더 강했다. 앞으로 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양상에 대해서는 "확실히 체력에서는 내가 우세했다. 클린치 압박이 생각보다 강해서 같이 싸움을 하면 지칠까봐 니킥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패배의 쓴 잔 마신 강경호
▲ 강경호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정찬성을 넘어 한국 UFC 최고령 파이터(36년 9개월)가 됐지만 경기에서 아쉽게 패하며 빛이 바랬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승리를 환호를 터트린 이창호와 달리 제3경기에 출전한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6‧부산 팀매드)는 UFC 커리어 최초 2연패를 맛봤다. 무인 가푸로프(28‧타지키스탄)에게 모든 라운드를 내주며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30-27)했다. 그동안 아끼던 레슬링까지 동원하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컴뱃 삼보 세계 챔피언 가푸로프의 강력한 타격에 패배의 쓴잔을 피할 수 없었다.
강경호는 이번 경기로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넘어 한국 UFC 최고령 파이터(36년 9개월)가 됐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2007년 스프릿 MC를 통해 종합격투기 무대에 들어선 강경호는 통산 31경기를 소화하며 특유의 성실함을 뽐내왔다. 2013년 UFC에 입성했으며 옥타곤에서만 14전을 소화했다. 정찬성, 김동현에 이은 UFC 코리안 파이터 넘버3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커리어를 남기고 있는 중이다.
메인 이벤트에서는 전 UFC 미들급(83.9kg) 챔피언 '저승사자' 로버트 휘태커(33‧호주)가 신성 이크람 알리스케로프(31‧러시아)를 경기시작 1분 49초 만에 KO로 무너뜨렸다. 한때 체급 내에서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휘태커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너트릴 수 있는 카운터 펀치와 냉정한 경기 운영이 특기다.
러시아 복병을 상대로도 휘태커는 여전했다. 휘태커는 1라운드 초반부터 연달아 잽을 적중시키며 알라스케로프를 압박했다. 이어 상대가 로우킥을 시도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손 펀치를 적중시켰다. 알라스케로프는 충격을 받은 듯 흔들렸고 이어진 하이킥과 오른손 어퍼컷, 왼손 펀치 연타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휘태커는 2연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타이틀 도전자 라인에 합류했다. 오는 8월 18일 휘태커의 조국 호주에서 열리는 UFC 305에서 UFC 미들급 챔피언 드리퀴스 뒤 플레시(30‧남아공)와 도전자 이스라엘 아데산야(34‧뉴질랜드)의 타이틀전이 펼쳐진다. 특히 아데산야는 휘태커의 벨트를 빼앗아간 장본인이다.
휘태커로서는 아직 기량이 살아있을 때 리벤지 매치를 벌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것이 분명하다. 데이나 화이트(54‧미국) UFC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휘태커를 UFC 305 미들급 타이틀전의 "(대기 선수로) 쓰고 싶다"고 밝혔다. 대기 선수는 타이틀전에 나서는 두 선수 중 한 명이 문제가 생겨 빠지게 되면 대신 경기에 출전한다.
휘태커 개인에게 있어서는 대기선수로 타이틀전의 행운을 잡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1승 가량을 추가하거나 아니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도 한번 정도는 기회가 올것으로 보인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휘태커의 개인 커리어 역시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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