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광고 음악만 3천 곡 이상, CM송 대부가 전하는 진심

[인터뷰] 전국 콘서트 준비 마친 대중음악계 역사, 보컬리스트 김도향

등록|2024.06.24 14:35 수정|2024.06.24 14:35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도향. 가요, 태교음악, 영화OST는 물론 광고음악만 3000곡이 넘게 작곡한 그가 일구어 놓은 작품은 중요한 유산이자 기록물로 그 가치를 발하고 있다.

1945년 5월 3일 생인 그는 지난달 만 79세 생일을 보내며, 뜻깊은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데뷔 55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순회 콘서트다.

지난 달 인천에서 첫 무대를 가졌고 6월 말 서울에서 공연을 이어간 후, 속초·춘천·여주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콘서트장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계획 중이다. 내년 5월 에는 서울에서 대단원의 막을 장식하는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김도향이란 보컬리스트가 지닌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본연의 목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했다. 데뷔 55주년 투어 콘서트를 출발점으로 새로운 음악 여정을 시작했다는 거장의 상기된 음성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음악인 김도향과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그의 음악연습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100여 명 소극장 무대 준비, 따스함 전하고 싶어"
 

김도향데뷔 55준년 기념 공연하는 김도향 ⓒ 이종성


- 올해가 데뷔 55주년이 되는 해라고 들었다.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연예인으로 데뷔한 지 55년이 된 것이고, 내년이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지 55년이 되는 해다."

- 이를 기념하는 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인데.
"지난 5월 11일 인천에 있는 문학시어터에서 첫 번째 콘서트 무대를 치렀다. < The 55 >란 프로젝트로 내년 5월까지 전국 각지의 공연장에서 소극장 라이브를 펼칠 예정이다."

- 두 번째 공연은 언제 열리나?
"이번 달 2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익악기 엠팟홀에서 열린다. 이번 기념 투어 콘서트의 취지에 맞게 오로지 100명만 관람할 수 있는 소극장 공연이다."

- 소극장에서 투어 콘서트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좀 더 큰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객석을 채워 줄 100명 남짓한 분들과 정겨움과 따스함이 가득한 공간을 같이 나누고 싶다는 내 의지가 더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연장에 울려 퍼질 '내 움악의 원초적 소리'에 더 집중해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음악인으로서 살아온 지 55년이 흘렀지만, 새로운 음악 여정을 여는 시점에 와 있다. (웃음)"

- 이번 순회 공연을 언제 기획했나.
"지난 2022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경기도 여주에 있는 야외 특설무대에서 신광웅 재즈 밴드와 함께 라이브 공연을 가졌다. 비가 오고 있어서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거기 모인 관객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무대가 모두 끝나고 관객들의 열정적 기립박수를 받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고,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서울로 돌아오면서 매니저들에게 물어보니 생생하게 전달되는 나의 노래 소리가 객석을 채운 분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하더라. '음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라이브를 하더라도 에코(Eco)와 같은 기계음이 증폭돼 가수의 원초적 보컬을 느낄 수 없는 게 대중가요계 흐름이다. 이 보편화된 고정관념을 깨고 '진정한 음악의 소리'를 데뷔 55주년 콘서트에서 구현해보기로 했다."

"가수의 예의, 잘 지키며 노래하겠다"
  

김도향대중음악계 살아있는 전설 김도향 ⓒ 이종성


- 진정한 음악의 소리를 구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나? (웃음) 나라 우리 회사 식구들이 추구하고 바라는 소리를 찾는다는 것, 분명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하늘도 우리의 간절함을 알아챘는지 이번 서울 콘서트부터 김도향의 라이브 사운드를 완벽하게 펼쳐낼 음향 엔지니어와 한 팀을 이루게 돼 55주년 투어 일정이 설렘으로 다가선다."

- 이번 공연에서 어떤 곡들을 들을 수 있나.
"김도향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바보처럼 살았군요', '벽오동'은 물론이고 발표된 후 10년 넘게 실용음악과 보컬 지망생들의 입시 곡으로 유명했던 드라마 <불량주부> 주제가 '시간'도 부를 예정이다. 또 '서른 즈음에', '그대 그리고 나' 등 가요곡, 'Can't Help Falling In Love', 'Georgia On My Mind', 'My Way' 등 팝 명곡들도 즐길 수 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 열심히 연습 중이다. (웃음)"

-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매일 두 시간씩 기마자세를 연습한다. 체력 관리를 위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편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걷는 시간을 늘려나가려 한다."

-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점심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오셨으면 좋겠다. 점심이 '마음으로 점을 찍다'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아침과 저녁의 사이, 어느 누구에게나 소중한 시간이 바로 점심때다. 내 음악의 현재는 바로 저녁을 준비하기 위한 점심이고, 같이 그 점심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데뷔 60주년이 되는 미래를 미리 그려 본다면.
"음악인으로서 환갑이 되는 나이다. 실제로 80대 중반이 될 텐데, 건강한 목소리로 노래를 전하는 것이 가수의 당연한 본분이자, 음악 팬들을 위한 진정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몸 관리를 꾸준히 해나간다면 충분히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나 역시 기대가 된다. (웃음)"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