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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아동은 어디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경계선 지능 아동과 학부모들이 겪는 어려움

등록|2024.06.26 10:40 수정|2024.06.26 10:40
"우리 애는 말이에요, '도움반에서 공부 잘하는 애' 아니면 '교실에서 공부 못하는 애' 중에 하나가 되는 거예요."

오늘도 황예진씨(가명·49)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그녀는 경계선 지능 아동인 문재현(가명·14세)군을 슬하에 두고 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그녀의 아들은 다행히 학교에 잘 적응했다. 아들은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었다. 그때 당시의 충격으로, 아이는 실어증까지 왔었다.
다행히 이번 학교에서는 아이가 잘 적응하였지만, 황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선 지능'은 보통의 지능보다는 낮으며, 지적장애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71~84점의 지능점수를 의미한다. 지적장애에는 미치지 못하며 비장애인들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은 주로 '느린 학습자', '경계 지능인' 등의 다양한 호칭이 붙는다.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나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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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아래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명확한 실태조사나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동을 포함한 경계선 지능인들 조차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조사는 국내에서 시행되지 않았다. 어렴풋이 인구의 약 12~14%를 경계선 지능인으로 보고 있으며, 약 80만 명 정도로 예상할 뿐이다.

정확한 추정도 없는 경계선 지능 아동들은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가? 그 문제는 학교에서 잘 드러난다.

"아이 학교에는 도움반이 없어서 이거(경계선 지능 아동인 것)를 오픈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 도움반, 특수반 담당 선생님이 없고, 그 선생님들 하고 뭔가 교류가 없으면 전혀 모른다"고 황씨는 말한다.

이어 "결론은 아직 우리나라에 이런 아이들을 위한 교육체계가 갖춰져 있는 학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하며 학교 교육제도가 가진 문제를 손꼽았다.

다른 경계선 지능 장애 아동을 키우는 중인 김소현씨(가명·51)도 이 말에 적극 동의했다. "(수업을) 계속 똑같이 하는데 우리 아이 같은 경우는 학습도 거의 안 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며 "이런 아이들을 위한 무슨 교육이나 이런 게 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경계선 지능 아이들을 위한 특수학교는 없다고 한다.

김씨는 "일반 학교 가기에는 그렇고, 그렇다고 장애 학교 보내기에도 그렇고. 중간 학교가 아예 없으니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힘들다"라며 어려운 처지를 털어놓았다.

경계선 장애 아동은 특수교육을 받을 정도의 지능은 아니지만 스스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자각을 하기 힘들며, 남들과 같이 간단한 수학 연산이 가능하며 글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간단한 활동은 수월하게 해낼 수 있기에, 적절한 재활과 재생을 통한 비장애인들의 수준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러한 아이들을 위한 분리 교육은 없으며 특수교육을 위한 도움반조차도 의무화되지 못하는 실상이다.
 

 

특수학급의 수 또한 늘어나는 특수학생의 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추세이다.

대구대학교 이정윤 교수의 논문 '전국 특수학급 과밀 배치 현황 분석을 통한 한국 통합교육 정책과 특수교육법 개정 방안'에 따르면, 경기도, 대전, 부산과 강원은 특수학급이 과밀 상태이며, 심각한 특수학급의 과밀에도 대전, 제주, 부산의 특수학급 증가율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경기도에서는 과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수학급을 더 감축하는 일이 생겼다. 이는 특수학급 과밀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교육청의 충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

황씨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번듯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계선 아동을 위한 교육제도가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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