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레포츠밸리 녹조 때문에 잠정 운영 중단
최재훈 달성군수 "문제 해결될 때까지 중단"... 환경단체 "다른 지자체들도 행동 나서야"
▲ 지난해 태풍의 영향으로 불어난 강물에 파손된 채 방치돼 있는 낙동강레포츠밸리 수상 계류장.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이자 독수리식당을 운영하는 김장수씨가 폐쇄된 낙동강레포츠밸리를 가르키고 있다. 6월 26일 현재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서 가장 오래된 수상레저시설의 하나인 낙동강레포츠밸리가 결국 문 닫는다. 26일 달성군의회 군정 질의에서 양은숙 군의원의 거듭된 낙동강레포츠밸리 중단 요청 질의 답변에 나선 최재훈 달성군수는 본인도 "낙동강서 수상레저시설 이용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면서 "녹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낙동강레포츠밸리 운행을 잠정 중단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양은숙 의원의 "이용할수록 적자에다 군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수상레저시설인 낙동강레포츠밸리는 하루빨리 중단되는 것이 옳다"는 주장에 최재훈 달성군수가 동의를 표하면서 잠정 폐쇄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태풍 등의 영향으로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계류장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었던 낙동강레포츠밸리는 재정비하지 않은 채 역사속으로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최 군수는 대안으로 군내 달창저수지나 송해공원이 있는 용연지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낙동강레포츠밸리는 2015년경에 시작됐으니 거의 10년 가까이 달성군에 의해서 운행되었다. 그간 녹조 문제로 환경단체들로부터 거듭된 폐쇄요구가 있어 왔다.
낙동강 유역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해 에어로졸로 녹조 독이 공기중에 검출되는 것을 실측 데이터로 공개함으로써 녹조가 핀 낙동강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증명해내기도 했다.
▲ 지난해 이맘때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에서 모터보트를 타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졌다. 녹조 독은 에어로졸로 날려 공기중에서 녹조 독이 검출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녹조 창궐한 낙동강에서 펼쳐진 분노의 질주 혹은 광란의 질주6월 17일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했다. 그 위에서 아이들을 플라잉보트에 태운 채 모터보트가 질주하고 있다. 녹조 독이 비말 형태로 날리면 그대로 흡입할 수밖에 없어 위험하다. ⓒ 정수근
마침 지난해 녹조가 창궐한 강에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는 현장이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됨으로써 낙동강에서의 수상레저가 이용객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녹조 창궐 낙동강서 모터보트... 국민이 위험에 노출됐다)
그러나 아직 달성군은 화원유원지 유람선 운항은 계속하고 있어 이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이밖에도 부산과 창원, 상주 등지에서도 여전히 지자체가 혹은 지자체에서 허가한 업체들의 수상레저시설이 운행되고 있고,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일반인들이 모터보트를 불법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로 녹조 독이 에어로졸로 날려 공기중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수상레저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관할 지자체에서는 달성군처럼 수상레저시설을 잠정 중단하고 녹조 독 에어로졸의 위험성을 밝힌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널리 계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 녹조 에어로졸 실측 수치. 실제로 공기 중에서 녹조 독이 검출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2023년 11월 있었던 낙동강 녹조 에어로졸 폭로 기자회견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달성군의 결단을 칭찬하면서 다른 지자체들의 동반 행동을 촉구했다.
"낙동강은 8개 보가 들어선 전 구간이 여름만 되면 녹조가 창궐하고 있기에 여름철 한철만 이용하게 되는 수상레저시설은 녹조 때문에 사실상 허용되어선 안 되는 시설이 낙동강에 들어선 것이다. 이는 이용객인 시민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과 같다. 하루빨리 시정되었어야 할 일이다. 어쨌거나 낙동강레포츠밸리의 잠정 폐쇄를 결단해준 최재훈 달성군수를 치하하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하루빨리 이 위험한 시설들을 중단시켜 시민들을 녹조 독의 위험으로부터 구출해줄 것을 촉구한다."
녹조 문제,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백신은 '수문 개방'
▲ 낙동강 첫 녹조. 합천창녕보의 낙동강물을 끌어와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학동저수지에서 올해 첫 녹조가 목격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레포츠밸리 페쇄 소식이 들린 이날 낙동강에선 올여름 첫 녹조가 목격됐다. 낙동강 보가 준공된 2012년부터 연례행사로 되풀이되는 녹조라떼가 올해도 곧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녹조 문제는 보 수문을 열거나 낙동강 보를 철거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주지 않는 이상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을 들이는 축분을 방치하는 '축산농가 때려잡기'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보가 열려 있는 금강의 세종보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열려 있었던 금강의 세종보 일대에는 녹조의 '녹'자도 보이질 않는다. 그것은 보가 열려 있었던 지난 5년 동안 증명된 일이다. 흐르는 강에선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금강이 확실히 보여줬던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그간 세종보와 같이 열려 있었던 공주보 수문을 닫은 데 이어 마지막 세종보마저 수문을 닫으려 하고 있다. 녹조가 창궐하든 말든 보를 닫아 강물을 채워 막힌 강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낙동강에서 위험성이 증명돼 폐쇄된 수상레저시설을 다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 수문이 열려 힘차게 흐르고 있는 금강. 금강 세종보 구간엔 지난 5년 동안 녹조가 없었다. 흐르는 강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지난 두 달간 세종보 상류 300미터 지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의 박은영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윤석열 정부를 성토했다.
"한마디로 미친 짓거리가 행해지려 하고 있다. 강을 막는 것은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듯 강을 살해하는 행위다. 강과 그 강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는 짓을 윤석열 정부가 행하려 하고 있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지난 두 달간 현장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다. 또 27일 환경부 앞에서 4대강 유역의 활동가와 시민들 수백명이 모여 환경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윤석열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보를 열어 강에게 자유를 허해야 한다. 그것이 강도 살고 강에 깃든 수많은 생명도 살고 우리 인간도 사는 길이다. 강은 흘러야만 한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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