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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무장, 가능성 낮지만... 오는 11월이 변수"

충남교육청 '충남 민주시민학교 평화·통일 특강'

등록|2024.06.28 09:18 수정|2024.06.28 13:22

▲ 김지영 국립통일원 교수가 27일 충남교육청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김교수가 한반도 주변 열강의 한반도 분할 시도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 이재환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와 미사일 발사 시험 등 최근 남북 관계가 심상치가 않다. 일각에서는 우발적인 국지전과 전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서 한발더 나아가, 한국의 핵무장 담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수록 우리 국민들이 평화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지난 27일 내포신도시 충남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충남 민주시민학교 평화·통일 특강'이 진행됐다. 북한외교 전문가인 김지영 국립통일교육원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남북 분단 상황이 고착화될 가능성과 핵전쟁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했다. 하지만 우려에 대한 해법은 국민들의 전쟁 억제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 정부의 기조는 '힘을 통한 평화'이다. 과거 정부와는 달리 강경한 방식으로 대응 하고 있다"면서도 "물론 전쟁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떻게든 통제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현재 모두 경제적으로 어렵다. 물론 전쟁은 의도치 않게 벌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국민들이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해야 한다"라며 "현재 북에서 통일을 지우고 있다. 통일헌장기념탑을 무너뜨리고, 정부 문서에서도 통일을 빼고 있다. 우리의 분단상태도 파키스탄과 인도처럼 (고척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강연에서 청중들조차도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청중석에 앉았던 A씨는 "탈북 단체에서는 대북 전단지를 뿌리고, 북한에서는 이에 반발해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이러다가 전쟁이 일어날까봐 두렵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 관계가 전쟁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북한도 표면적으로는 미사일 위협을 가하고는 있지만, 현재 전쟁보다는 경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현재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까지 동아시아에 어떤 변고가 발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전쟁을 억제하고 있다.

북한도 최근 '20×10 정책'을 펴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10년 동안 20개 지역에 공장을 하나씩 짓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군인들이 투입되고 있다. 이 얘기는 군인들이 전쟁 훈련이 아닌 건축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전쟁이 발발하면 핵을 사용하겠다고 이야기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전쟁? 피폭된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도... 핵무장 담론 우려"

하지만 김 교수는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장 능력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핵공격을 막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북한의 최근 핵무기 기술은 막을 수 없을 만큼 고도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핵전쟁을 할 경우, 단순히 석기 시대가 아니라 핵으로 피폭된 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최근 한국의 핵 담론이 우려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미국이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 강연 중인 김지영 교수. ⓒ 이재환


김 교수는 "요즘 한국의 핵 보유 문제가 관심사다. 한국의 핵 보유는 미국의 동의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 미국의 관료들은 핵 보유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반도 주변의 역대 해양 세력들이 '한반도 분할 시도'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역사도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1593년 일본이 명나라에 한반도 분할을 제안했던 역사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1894년 청나라에 이어 1895년 러시아에 한반도 분할을 제안하기도했다. 이후, 1945년에는 미국과 소련이 38도선 분할에 합의한 사례가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도 한반도 유사시 북한 지역에 대한 분할 시나리오(지도)를 가지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한을 분할 점령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통일이 신기루처럼 보일 수도 있다. 분단으로 인해서 우리가 지출하는 막대한 비용과 한반도에서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북한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통일 밖에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국민들은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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