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외우면 마음 한구석이 밝아집니다
마음이 병든 데 이것만한 명약이 없다... 뭐냐면
"마당을 쓸었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 마음속에서 시 하나 싹텄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후략) " < 시 / 나태주 >
고령사회가 되면서 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시 낭송가와 시인 수가 늘고 시집이 잘 팔린단다. 나이 들수록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외로워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는 나에게 무엇인가?
마음이 병든 데는 시만큼 명약이 없다. 아니, '명침'이다. "시는 침술과 같다. 문제 되는 부위를 정확히 찔러 통증을 진정시키고 투약이나 수술 없이도, 약간의 아픔만으로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 이성복 시인은 시론 <무한화서>에서 시를 침술에 비유하기도 했다.
스스로 못 쓰면 남이 만든 '명침'을 찾아야 한다. 남이 쓴 시를 읽는 것이다.
외로울 때만이 아니다. 집 안을 청소하면서,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흙길을 산책하면서 시를 외우면 마음 한구석이 밝아진다.
시는 외우는 사람이 진짜 주인이다. 길도 만든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걷는 사람이 주인이다. 집 앞 흙길을 맨발로 걷는다. 짙푸른 느티나무 잎새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 이어령 >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것은 생존의 의미를 향해 흔드는 푸른 행커치프 / 태양과 구름과 소나기와 바람의 증인 // 잎이 흔들릴 때 / 이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 생의 욕망에 눈을 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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