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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랜드2' 종영, 주인공은 탄생했지만... 이게 아쉽다

[리뷰] 7년 짜리 정식 그룹 완성...낮은 화제성 극복의 과제

등록|2024.07.05 09:37 수정|2024.09.22 17:44
 

▲ 엠넷 '아이랜드2' ⓒ CJ ENM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아이랜드2>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방영된 <아이랜드2> 최종회에선 데뷔조 그룹 멤버를 결정 짓는 생방송 무대로 꾸며졌다. 기존 엠넷표 케이팝 그룹 결성 프로그램이 프로젝트 팀을 만드는데 주력한데 반해 이번 <아이랜드2>는 시즌 1(엔하이픈)과 마찬가지로 7년간 정식 팀으로 활동하게 될 걸그룹 결성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그 결과 이즈나(izna)로 팀 명이 확정되었고 글로벌 팬 투표로 5명, 빅뱅 태양을 비롯한 프로듀서들의 선택으로 2명 등 총 7인조 조합의 신인 걸그룹이 완성되었다. 최종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최정은 아이랜더(연습생)이었다. 방영 1회부터 1위에 오르면서 일찌감치 주목 받았던 최정은은 꾸준히 순위를 유지한 끝에 최종 데뷔의 꿈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뒤이어 2위 방지민, 3위 윤지윤, 4위 코코(일본), 5위 유사랑 등이 시청자 투표로 선발되었고 또 다른 일본인 연습생 마이가 프로듀서들의 선택으로 데뷔 그룹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송 종료 직전 프로듀서를 대표해 빅뱅 태양의 긴급 발언을 통해 추가 합격자로 정세비가 선정되어 당초 예정되었던 6인조 구성에서 7인조 조합으로 깜짝 변동이 이뤄졌다.

인기 만큼 탈도 많았던 엠넷표 오디션의 투트랙 전략
 

▲ 엠넷 '아이랜드2' ⓒ CJ ENM


그동안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은 여타 방송사들에서도 유사 프로그램을 뒤이어 만들 정도로 업계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6년 시작된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비롯해서 <걸스플래닛999>, <보이즈플래닛>, <아이랜드> 등 다양한 형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방영해 수많은 인기팀들을 배출했었다.

인기그룹을 탄생시키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겼지만 순위 조작 및 제작진 사법 처리 등 극심한 부작용도 야기한 바 있었다. 잠깐의 휴식기가 존재하긴 했지만 그 기간은 결코 길지 않았고 엠넷은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취하면서 아이돌 오디션이라는 알짜 아이템을 결코 손에서 놓지 않았다.

​<걸스플래닛>과 <보이즈 플래닛>처럼 수많은 기획사 소속 연습생과 데뷔 경력자들이 출전하는 프로젝트 그룹 만들기 오디션 예능은 그대로 유지시켰다. 동시에 <아이랜드>라는 시리즈를 통해선 빌리프랩(시즌1), 웨이크원(시즌2) 등 CJ ENM 계열 레이블 소속 7년 짜리 팀을 데뷔시키는 방식을 병향하면서 케이팝 시장을 겨냥한 그룹 만들기에 돌입했다.

프로듀서 선택의 추가 멤버 발탁
 

▲ 엠넷 '아이랜드2' ⓒ CJ ENM


지분 매각으로 인해 지금은 하이브 소속 그룹이 되었지만 <아이랜드> 시즌1으로 완성시킨 엔하이픈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한 엠넷은 이번엔 인기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의 협업 속에 웨이크원의 새 걸그룹 이즈나의 데뷔 멤버를 발탁하는데 <아이랜드2>를 적극 활용하기에 이른다.

​<아이랜드2>가 기본 형식은 여타 아이돌 오디션과 별다른 차이점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최종 멤버 발탁에 있어서 시청자 투표 외에 프로듀서 선택이란 방식을 취해 특정 기획사 데뷔 그룹 발탁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 방송사 플랫폼을 사용했던 JYP (식스틴), 하이브(알유넥스트) 등 유명 기획사들이 해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를 취한 것이었다.

당초 예정되었던 6인조 구성 대신 1명을 추가시킨 선택은 일종의 깜짝쇼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계산된 구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정도였다. 이러한 방식은 프로그램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기존 프로젝트 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면 결코 실행에 옮길 수도 없는 방식은 이 프로그램이 특정 기획사 소속 7년짜리 신인그룹을 위한 홍보의 장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줬다.

CJ표 신인그룹 이즈나의 미래는 어떨까?
 

▲ 엠넷 '아이랜드2' ⓒ CJ ENM


최근 방영된 각종 아이돌 오디션 예능이 시청률 측면에선 크게 인상적인 결과를 남기진 못하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원조 격인 엠넷의 프로그램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신 글로벌 시청자들을 겨냥한 화제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데뷔조 그룹의 향후 활동을 위한 바람몰이가 주된 이용되고 있다.

​다만 <아이랜드2>가 웨이크원 소속 연습생들로만 치르는 오디션으로 꾸며지다보니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48>, <걸스플래닛999> 등 기본 엠넷 걸그룹 오디션 방송에 비해선 이렇다한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은 향후 이즈나의 미래를 쉽사리 점칠 수 없게끔 만들고 있다.

중국, 혹은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던 과거 서바이벌에 비해 몇몇 일본인 연습생으로 한정된 해외 참가자 구성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예전만큼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요소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과거와 같은 노골적인 '악마의 편집'급 영상 연출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여전히 특정 참가자 중심으로 내용이 꾸며지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이번에도 확실하게 떨쳐내지 못한 편이었다.

​케플러를 데뷔시켰던 지난 2021년 <걸스플래닛 999>이 <프로듀스> 시리즈 대비 상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방영 초반부터 유튜브 조회수 1000만뷰급 각종 경연 동영상을 다수 생산했던데 비해 이번 <아이랜드2>에선 프로그램 단체곡 영상 외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물을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다.

​엠넷이라는 든든한 방송 미디어를 등에 업은 이 팀이 하이브, SM, JYP, YG등과 견줄만한 그룹으로 성장할지 여전히 물음표를 남기고 있지만 일단 확실한 실력과 매력을 겸비한 인재들을 발탁한 것 만큼은 분명해보인다.  테디라는 검증된 프로듀서와의 협업이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여부가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또 하나의 신인 유망주 걸그룹 한팀이 케이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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