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에어컨 없는 선수촌' 외친 파리올림픽, 결국 2500대 설치

"적절한 온도 제공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목표 사이에서 좋은 타협점 찾아"

등록|2024.07.05 15:59 수정|2024.07.05 16:01

▲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선수촌에 설치할 임시 에어컨 2500대를 주문했다 ⓒ AFP / 연합뉴스


'친환경 올림픽'을 강조하며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던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여러 참가국의 불만과 우려에 두 손을 들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참가국의 우려를 고려해 선수촌에 설치할 임시 에어컨 2500대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조직위 관계자는 "일생일대의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쾌적함과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올림픽' 내세운 파리... "인류 생존" 강조했지만 

앞서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대신 차가운 지하수를 끌어올려 순환시키고 청정 에너지로 작동하는 선풍기를 설치해 선수촌 내 기온을 외부보다 6도가량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리는 7월 하순 파리의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길 정도로 폭염이 예상되면서 '에어컨 없는 선수촌'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프랑스 기상청은 "올여름 프랑스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파리 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으로 기록된 2020년 도쿄 올림픽보다 더 더울 것이라며 "선수들이 경련, 피로, 열사병,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호주, 일본 등 부유한 나라들은 자국 선수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에어컨 설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에게 쿨링 조끼와 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더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유한 나라들, 에어컨 자체 설치... '냉방 빈부' 논란도
 

▲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선수촌 에어컨 주문을 보도하는 AFP 통신 ⓒ AFP


미국 선수단은 "파리 올림픽 조직위가 내세운 지속 가능한 친환경 목표에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은 올림픽에서의 활약과 성과에 있어 에어컨이 중요한 요소라고 여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호주 선수단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개념은 환영하지만, 올림픽은 최고의 기량을 다투는 대회"라면서 "우리는 소풍을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가난한 나라 선수단은 에어컨을 설치할 여유가 없어 선수들의 건강이나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냉방 빈부 격차'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선수들에게 적절한 온도를 제공하는 것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목표 사이에서 좋은 타협점을 찾았다고 본다"라며 "이는 파리 올림픽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