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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유가족 "사과 한마디 없는 몰염치에 분노 느낀다"

아리셀 참사 대책위, 다섯 번째 시민추모제를 열고 유가족-시민과 '진상규명' 다짐해

등록|2024.07.06 10:17 수정|2024.07.06 10:18

▲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5일 오후 화성시청 합동분향소 앞에서 시민추모제를 열었다. ⓒ 임석규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참사가 일어난 지 1주일 뒤에 시작된 추모제가 닷새째를 맞는 날에도 노동자·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화성 및 인근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5일 오후 7시 화성시청 합동분향소 앞에서 시민추모제를 이어 개최했다.

앞서 오후 2시 유가족·대책위 중심의 교섭단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 사측 관계자와의 1차 교섭에서 아무런 성과 없이 30분 만에 끝났으며, 이에 추모제의 분위기는 사측의 책임회피와 화성시청의 분향소 이전 시도를 규탄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 위험의 이주화 중단 ▲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 피해자(유가족) 보호의무 이행 ▲ 지자체의 조기장례 종용 중단 등 구호를 함께 외치며, 화성시청 현관 출입구 기둥에 추모의 글들을 남겼다.
 

▲ 유가족 발언에 나섰던 최병학 씨(고 최은미선 씨 유가족)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사측과 분향소를 옮기려하는 화성시청을 향해 분노감을 표했다. ⓒ 임석규


이날 유가족 발언에 나선 최병학씨(고 최은미선 씨 유가족)는 "(지난 4일 위패·영정 안치 도중) 폭발사고 현장에서 '뜨겁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파 말조차 하지 못하고 쓰러졌었다"고 통탄했다.

이어 "이런데도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 한마디도 없는 아리셀·에스코넥의 몰염치와 분향소를 유가족들의 반대에도 옮기려고 하는 화성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지자체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도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유생준 금속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안기희 정만천하 이주여성협회 공동대표는 "지난 화일약품 참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 채 다시 참사를 맞이한 현실에서 언론들은 희생자들을 내·외국인으로 갈라치고 있다"면서 "또한 우리의 이웃이었던 이주노동자들의 죽음 앞에 조화를 보낸 정치계도 기업들의 차별과 착취에 한 편이었다"고 규탄했다.

신현자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역시 화성시청을 향해 "'시민불편'을 운운하며 분향소를 옮기려 하는데, 이는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피해자들과 함께 공감하며 위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처럼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의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정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책위는 주말(6~7일)에는 시민추모제 대신 유가족들과 함께 소통·공유할 수 있는 내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시민추모제 이후 참석자들이 화성시청 현관 출입구 기둥에 추모와 진상규명 촉구의 글들을 남겼다. ⓒ 임석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시민추모제(5차)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화성 및 인근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5일 오후 7시 화성시청 합동분향소 앞에서 시민추모제를 이어 개최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위험의 이주화 중단,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피해자(유가족) 보호의무 이행, ▲지자체의 조기장례 종용 중단 등 구호를 함께 외치며, 화성시청 현관 출입구 기둥에 추모의 글들을 남겼습니다. ⓒ 임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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